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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

강마을에서 책읽기 - 포노 사피엔스

스마트폰이 낳은 신인류

습관처럼 아침에 스마트 폰의 알람 소리에 눈을 뜨고 그것으로 시간을 확인하고 하루 일과를 시작합니다. 세수를 하고 아침을 먹으면서도 어젯밤에 못 본 SNS 내용을 찾아 댓글을 읽습니다. 공과금을 내러 들러야했던 은행 업무는 스마트폰으로 가뿐하게 몇 분 내 처리합니다. 수강신청과 과제확인, 출석확인도 모두 스마트폰으로 가능하다는 것을 대학원을 다니면서 알게 되어 신기하였는데 도서대출도 스마트폰으로 대출증 바코드를 찍었습니다. 제가 바코드로 바뀌는 것처럼 몹시 이상하였습니다. 지천명의 나이인 저도 이렇게 스마트(?)하게 살고 있는데 폰과 등뼈가 붙어있는 신인류인 우리의 아이들은 어떠한가를 다룬 책을 진지하게 읽었습니다.

 

2015년 영국의 대중매체 <이코노미스트>는 ‘포노 사피엔스’의 시대가 도래했다는 기사를 통해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시공간의 제약 없이 소통할 수 있고 정보 전달이 빨라져 정보 격차가 해소되는 등 편리한 생활을 하게 되면서, 스마트폰 없이 생활하는 것이 힘들어지는 사람이 늘어나며 등장한 용어이다.” 라고 하며 ‘호모 사피엔스’에 빗대어 지혜 있는 폰을 쓰는 인간 즉 ‘포노 사피엔스’라고 부른데 유래하였다고 합니다. 스마트 폰은 탄생한지 10년밖에 안 된 도구가 세계적으로 30억 명 이상의 사람이 즉, 인류의 40퍼센트가 자발적인 선택에 의해 배우고 쓰고 있는 이 놀라운 일에 대해 이러한 신인류가 갖는 여러 가지 현상에 대해 인문학적 시각으로 깊게 설명합니다.

 

스마트폰을 든 인류는 정보의 선택권이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알아버렸고 그에 따라 정보를 보는 방식이 진화합니다. 이 새로운 인류는 인류의 가장 오래된 소비재, 음악의 소비에서 자발적인 ‘팬덤 소비’가 얼마나 무서운 변화를 가져오는지를 보여줍니다. 온라인이 음악시장 자체를 장악하고 비즈니스 생태계를 바꾸어 버립니다. 이것을 ‘BTS’와 팬클럽 ‘ARMY’입니다.

 

이제 소비자는 촘촘히 연결되어 서로 소통하고 자기들끼리의 선택을 통해 소비방식을 결정합니다. 대기업의 오너가 힘없는 경비원을 폭행한 사실을 알려지면서 회사 매출이 대폭락하는 경험, 땅콩을 문제 삼아 갑질을 한 항공회사 오너의 딸은 신인류에 의해 그 민낯을 그대로 보이고 결국 사죄의 말을 하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이제 ‘포노 사피엔스’에 의해 문명이 바뀌고 상식이 바뀌고 표준이 바뀌는 시대인 것입니다.

 

『포노 사피엔스』 저자 최재봉은 포노 사피엔스 문명의 특징과 변화된 모습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이러한 시장변화와 소비 트렌드가 만들어낸 데이터는 지금이 ‘혁명의 시대’임을 보여준다고 합니다. 결국 새로운 시대를 사는 우리들이 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새로운 문명을 만들어내고 소비자 만들어 내는 데이터를 읽는 이런 일련의 과정과 노력이 필요하지만 궁극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라고 마무리합니다. 달라진 문명 속에서도 여전히 ‘사람’이 답이 되는 것이란 그의 말에 주목합니다. 사람은 곧 관계입니다. 우리들이 SNS에서 누군가 ‘좋아요’ 하나를 달아주면 기분이 좋은 것은 이러한 사람의 속성인 관계의 충족일 것입니다. 디지털과 사람이 함께 공존하기 위한 방법에 대해 깊은 사유가 필요해 보입니다.

 

며칠간 계속되었던 장마 탓에 눅눅한 바람이 창문을 타고 흐릅니다. 날벌레는 불빛을 따라 모여들고 그 벌레를 따라 우리집 고양이는 이리 저리 몸을 움직입니다. 저는 날벌레들이 추는 군무를 보며 며칠 전에 소포로 시집을 보내 준 시인께 엽서 한 장을 썼습니다. 문자로 인사를 할 수도 있지만 감사의 마음을 담아 또박또박 손글씨를 쓰고 마른 토끼풀꽃을 붙였습니다. 스마트폰의 문자 송신보다는 더디지만 우편배달부가 전해주는 엽서 한 장이 더 따뜻하리라 믿습니다. 신인류의 시대이지만 가끔은 이렇게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는 것도 이 새로운 시대를 살아가는 저만의 방법입니다.^^ 자꾸만 더워지는 계절입니다. 모두 건강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포노 사피엔스』, 최재봉 지음, 샘 앤 파커스,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