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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교장 공모제 이대로 둬야 하나

각 시·도교육청별로 9월 1일자 교장·교육전문직 인사가 단행됐다. 그런데 서울시교육청을 비롯한 대부분의 시·도에서 내부형 공모제에 의한 교장 임용자 대부분이 특정노조 경력자들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진보 교육감 전성시대를 맞아 이른바 무자격 교장 공모제가 특정노조 출신의 교장 진입로로 전락한 것이다.

 

특정노조의 출세 도구로 전락
현행 교장 공모제 인사 제도에는 초빙형, 개방형, 내부형 등 세 유형이 있다. 초빙형은 교장 자격 소지자가 대상이고, 개방형은 3년 이상 해당 관련 기관 종사자로 한정돼 있다. 흔히 무자격 교장 공모제라 일컫는 내부형은 15년 이상 교육경력만 있으면 응모할 수 있다.

 

내부형은 대부분 혁신학교, 자율학교 등을 대상으로 한다. 내부형 교장 공모제는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7년부터 시범 운영되다가 2012년 법제화된 후 줄곧 인사 비리 논란에 휘말려 왔다. 진보 교육감들이 선거 공신들에게 보은인사·코드인사를 남발하여 빈축을 사왔다.

 

현실이 이런데도 지난해 교육부는 내부형 교장 공모 학교 비율을 이전 15%에서 100%까지 확대하려다가 한국교총과 일선 교원들의 강력한 반대에 직면해 결국 현행 50%로 절충된 바 있다. 서울교육청이 이번 교장 인사에서 내부형 공모제를 통해 교장 7명을 선발했는데 그 중 6명이 특정노조 간부 출신이다. 초등 3명, 고교 2명 모두, 중학 2명 중 1명이 그들이다. 올 3월 서울의 내부형 공모 교장 8명 가운데 7명도 특정노조 출신이다. 올해 선발된 내부형 공모 교장의 87%(15명 중 13명)를 특정노조가 독식한 것이다.

 

이외에도 이번 인사에서 경기는 17명 중 5명(29%), 충북은 4명 중 4명, 충남은 5명 중 3명이 내부형 교장 공모로 특정노조 출신이 임용됐다. 타 시·도의 현황도 이와 대동소이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올 3월 내부형 교장 공모학교 44개교 중 28개교가 특정노조 출신 교사가 교장으로 임용됐다. 아예 광주, 강원, 충북, 충남, 전남은 특정노조 출신들이 싹쓸이했다. 내부형 교장 공모제가 법제화된 2012년 이후 6년간 전국의 공모 교장 73명 중 52명(71%)이 특정노조 출신이다.

 

현재 교육계에는 내부형 교장 공모제가 특정노조 간부들의 출세 코스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 비도덕적, 비윤리적으로 숭고한 학교의 교장직이 매도되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게다가 서울에서는 내부형 공모 교장을 임기 후 과장, 장학관, 교육연구관, 교육장 등으로 앉혔다. ‘평교사 출신의 교육전문직 5년 경력 시 일반 교장 임용 가능’ 조항을 악용해 일반 교장으로 발령내는 꼼수다.

 

충남에서는 지난 2014년 교육감 선거에 출마를 선언한 인사를 막판에 진보 교육감 후보 선거 참모로 영입한 후, 교육감직인수위원장을 시킨 후 이번에 교육연수원장을 개방형 직위로 바꿔 임용하기까지 했다. 김지철 교육감의 3선 포기 발언과 이 인사의 ‘특정노조 옹립 차기 교육감 출마 묵계설’이 그래서 파다한 것이다.

 

전면적인 제도 개혁의 필요성
모름지기 내부형 교장 공모제의 취지는 젊은 교원들을 임용해 학교를 혁신하고 교육에 새바람을 불어넣어 교육행정의 공정성, 투명성을 제고하는데 있다. 하지만 이러한 좋은 취지가 전혀 구실을 못하고 진보 교육감들의 ‘선거 빚 갚기’ 인사 전횡으로 전락했다.

 

‘인사는 만사’라고 했다. 신성한 교직에서 인사 비리가 남발되고 보은인사·코드인사가 횡행하는 현실에서 진보 교육감들의 자성과 제도 개혁이 절실하다. 내부형 교장 공모제가 진보 교육감들의 논공행상 도구로 전락한 현실에서 오히려 ‘내부형 교장 공모제 혁신’이 급선무 과제로 떠올랐다. 이러한 관점에서 내부형 교장 공모 비율 감축, 응모 자격 교감 이상이 골자인 자유한국당 염동열 의원이 발의해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교육공무원법 개정안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