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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진실과 정의를 교육하는 것은 불가능한가?

거짓말이 난무하는 세상이다. 무엇이 진실이고 거짓인지 구별하기 어렵다. 가짜뉴스가 버젓이 활개를 치며 세상의 인심을 지배하려 한다. 세상의 판단 기준은 이분법적으로 확연하게 나누어져 있다. 선과 악, 진보와 보수, 옳음과 틀림, 부와 빈곤, 미와 추함, 성공과 실패 등등 어느 한 쪽의 가치만이 진실인양 사람들의 의식을 점령하고 있다. 그 사이에 존재하는 가치는 아예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 세상은 갈수록 삶이 팍팍하고 힘들어진다.

 

인간의 삶이 불안하고 두려운 것은 미래의 모든 것이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거기에 현실을 살아가는 힘이 되어 줄 진실과 정의가 표류한다. ‘3인성호’라는 사자성어가 지금처럼 위력을 끼치는 시대는 없었다. 3명만 모이면 없는 호랑이도 만들어 낸다. 그만큼 여럿이서 한 명을 바보 만드는 것은 식은 죽 먹기다. 진실이 가려지고 정의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지금처럼 세상을 마주하고 그 속에서 각자도생하며 살아야 할 것인가? 자라나는 새싹, 청소년에게 이런 혼탁한 세상을 물려주고 말 것인가? 그들에게 진실과 정의를 판단할 수 있는 교육은 불가능한가?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인 것처럼 꾸며대는 것이 ‘거짓말’이다. 여기엔 처음부터 사실인 것처럼 꾸며야 하기에 ‘고의성’이 개입된다. 그런데 그 ‘고의성’이 선의에 의한 것인가에 따라 ‘거짓말’에 관하여 정당성을 부여하기도 한다. 해석은 사람의 몫이다. 근래에 ‘거짓말’의 옳고 그름을 분별하는 것이 ‘케바케'(case by case)라는 표현으로 인구에 회자되기도 한다.

 

우리는 왜 ‘거짓말’을 하는 것일까? 어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사람은 하루 약 200번의 거짓말을 한다고 한다. 여기엔 선의의 거짓말도 존재한다. 예컨대 껄끄러운 직장 동료와 식사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그 사람과 밥 먹기 싫다’라거나 신혼집 집들이에 가서 차려진 음식의 맛을 물어보는 새댁에게 ‘맛이 없다’라고 대답하는 것은 사회적인 양식과 도덕상 허용이 되지 않는다. 이처럼 우리는 사회에 속한 필연적 존재이기에 속고 속이는 인생사 안에서 ‘거짓말’과 친구 되어 살아가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이러한 거짓말은 웃고 넘길 가벼운 사례에 지나지 않는다. 최근에는 우리가 ‘거짓말’에 농락당하고 있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다. 바로 진실과 정의를 근간으로 해야 할 ‘검찰’과 ‘언론’의 작금의 상황을 본다면 말이다. 물론 피노키오처럼 코가 길어지기라도 한다면 상관없겠지만, 이 시대엔 우리에게 절체절명으로 필요한 것이 옳고 그름을 분간할 수 있는 ‘식별력’이 되었다. 이를 구분하지 못하는 청소년들에게 사실을 알아서 판단하라고 방치하는 것은 어른의 직무유기다. 특히나 진실과 정의를 교육해야 하는 학교는 더욱 그렇다.

 

요즘 우리 사회는 무엇이 진실이고 거짓인지 구별하기 너무 어렵게 혼탁하다. 정치적으로나 이념적으로 양극단을 향해가고 있고, 큰 어른들의 목소리가 사라져가는 시대이다. 진실을 묻는 것조차 삶의 사치처럼 느껴지는 암담한 상황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사회의 구성원이자 민주시민으로 우리와 후대를 위한 소명을 깨닫고, 진실과 정의에 목말라 해야 할 인간으로서 의무가 있다.

 

“여러분, 이거 다 거짓말인 거 아시죠?”라는 전직 대통령의 말이 기억난다. 결국에는 이것도 거짓말이었다. 이제 필요한 것은 거짓말을 규명하는 것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교육적으로 거짓을 식별할 수 있는 지혜와 끈기, 그리고 이를 기록하여 후대에 알리고 실천하는 일이다. 지금 우리 자신에게 진실하게 한 번 물어보자. 나는 과연 진실과 정의에 목말라 하고 있는지. 이 시대는 청소년에게 거짓과 진실을 지각할 수 있도록 교육만이라도 진실 되기를 요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