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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 교권사건, 도전해야 승리도 있다

‘세상만사(世上萬事) 복불복(福不福)’이라는 말이 있다. 뜻대로 되는 일도 없고 또 안 되는 일도 없으니, 그저 자신의 복대로 된다는 의미다. 30년 동안 소송을 담당한 나로서는 소송 또한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가끔은 비슷한 유형의 사건임에도 담당 재판부마다 사건을 대하는 관점과 방향이 달라, 서로 다른 결론의 판결을 선고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재판부마다 달라지는 관점 

 

작년에도 이런 경험을 한 적이 있다. 사립학교 남녀 선생님 두 분이 나를 찾아와 행정소송을 의뢰했다. 도교육청이 학교법인을 감사한 결과 교사 채용 절차에 하자가 있음을 발견하고 당시 임용된 교사 3명의 임용취소를 요구했다. 학교법인은 그 요구에 응했다.


3명의 선생님은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그 취소를 요구하는 소청심사를 청구했으나 모두 기각결정을 받아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것이었다. 다른 한 분의 여선생님은 국내 3대 로펌 중 하나인 대형 법무법인을 선임했다.

 

우선 임용취소처분이라는 똑같은 유형의 처분을 받은 두 분 선생님을 공동소송의 형태로 1건의 사건으로 묶어 소송을 제기할 것인지, 아니면 각자 따로 소송을 제기할 것인지 고민했다. 그러다가 두 분의 경력과 포상 등의 전력이 서로 다르고, 재판부마다 보는 관점이 서로 다를 수 있다는 생각에, 두 분에 대해 각자 따로 소송을 제기하기로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남녀 선생님은 서울행정법원의 A, B 재판부로 각각 배정됐다. 대형 법무법인을 선임한 여선생님도 A재판부에서 심리를 받게 됐다.

 

그런데 두 재판부의 사건을 대하는 시각과 태도는 확연히 달랐다. A재판부는 사립학교법인과 선생님들을 한통속으로 보고 도교육청은 그와 대립 관계에 있다는 시각으로 출발해 우리 측에게 각종 설명과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반면 B재판부는 도교육청과 그 요구를 그대로 수용한 학교법인을 같은 편으로, 여선생님을 그와 대립 되는 관계로 보고 사건을 진행했다. 재판 도중에 남선생님은 생계 문제로 새 사업을 시작하게 됐고, 재판부에서 요구하는 자료가 많아지다 보니 거듭된 스트레스로 인해 소송을 취하하고 말았다.

 

그 후 시일이 흘러 심리가 종결되고 내가 맡은 여선생님은 B재판부로부터 승소 판결을 선고받았지만, 대형 법무법인을 선임한 여선생님은 정반대로 A재판부에서 패소 판결을 선고받았다. 남선생님이 소송을 계속했다 하더라도 패소를 면치 못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미리 포기하면 기회도 없다 

 

제1심에서 패소판결을 받은 당사자들은 항소를 제기했으나 기각됐고, 다시 대법원에 상고를 제기했지만 상고 기각 판결을 선고받았다. 나를 소송대리인으로 선임한 여선생님은 현재 위 확정판결에 따라 학교로 복직해 성실히 근무하고 있다.

 

소송 또한 살아있는 생물과 같은 것이어서 끝나기 전까지는 그 결론을 아무도 알 수 없다. 재판 진행 도중에 새로운 법률적 쟁점이 생겨 판을 송두리째 바꾸는 변수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담당 재판부의 사건을 대하는 관점과 태도가 결론에 큰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그렇지만 억울한 일을 당했는데도 미리 포기하면 기회 자체가 오지를 않는다. 여러 변수가 있기는 하지만 도전하는 자만이 기회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