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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1학년 학부모님들이 많이들 걱정하시고, 입학전 부터 많이 들은 내용은 한글 부분이다. 초등학교 교육과정은 1학년 국어시간에 한글 자음 모음을 배우고 익혀야 하지만, 사실 많은 아이들이 배우고 온다. 문제는 모든 아이들이 다 그렇지 못하기에 배우지 못하거나 한글을 잘 쓰지 못하는 학부모님들의 걱정이 크다. 자녀에 대한 믿음이 낮기 보다는 아무래도 다른 아이들이 배우고 왔기 때문에 우리 아이가 늦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큰 것 같다.

" ㅇㅇ은 유치원 때 부터 배웠는데, 우리 ㅁㅁ가 잘 할지 걱정이에요"

" ㅁㅁ가 따로 한글을 배우지 않아서, 요새 1학년 아이들은 학교 입학 전부터 배우고 안다는데.."

학부모님들의 걱정은 모두 공감이 된다. 나 또한 마찬가지다.

 

"우리 아이가 또래 보다 뒤쳐지면 어쩌나..." / "친구 딸은 ㅇㅇ 이는 5살 때 ㅁㅁ을 했다는데 우리딸은..."

 

비교를 안해야지 하는데도 어쩔 수 없다. 아마, 부모라면 어찌 할 수 없는 부분인 것 같다. 그래도, 작년 1년을 경험하면서 깨달은 것은 아이들은 자란다는 것, 느려도 온전히 자란다는 것이다.

2019년 3월, 우리반에는 몇 몇의 한글을 온전히 배우지 못한 아이들이 있었다. 1학년 담임을 처음해본 나에게는 이러한 아이들이 제출기한이 얼마 안남은 숙제 같았다. 학부모님의 걱정과 나의 조급함이 합쳐져, 쉬는 시간, 점심시간을 이용하여 급하게 급하게 부족한 아이들 한글지도를 했었다. 이제 갓 학교에 온지 얼마 안된 아이들은 나머지 공부 시간은 정말 힘든 시간이었다. 친구들과 놀기 위해 도망치기 일쑤 였고, 난 늘 잡으러 다니는 경우가 많았다.

 

생각해 보면 참 어리석은 행동이 었다. 한글 교육도 중요하지만, 아이들에겐 학교 적응과 친구 관계가 더 큰 영향을 미친다. 생각해 봐도 단 한번도 아이들에게 "느려도 괜찮아, 조금씩 천천히 배우자"라는 말을 한적이 없었던 것 같다. 그 아이들이 한글 잘 배우기는 했지만, 과정중에 느꼈을 감정들을 생각하면 참 미안하다.

아이들은 온전하게 성장한다. 그게 다소 느리더라도 초조해 하지 않고, 아이들 각각의 개성을 존중하며 기다려주는게 중요한 것 같다.

느려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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