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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

<2020.자유인의 서재 16> 난독증의 재능

난독증 속에 보물을 숨겨둔 아이들

읽고 싶어도 못 읽는 아이들을 도와주세요

 

  말은 잘 하는데 읽지 못하는 아이, 책 때문에 힘들어 하는 아이, 6학년에 가서야 겨우 책을 읽게 된 아이, 문제를 듣고 답을 맞힐 수 있으나 읽고는 맞추지 못하는 아이, 공부 시간에 매우 성실한 아이, 공간지능이 발달한 아이, 그림을 잘 그리는 아이, 공부하기를 좋아하는 아이.

 

  위에 열거한 특징을 가진 아이들은 바로 난독증을 가진 학생들이 보여주는 모습입니다. 읽기에 어려움을 보이는 아이들입니다. 그러나 난독증은 학습부진이나 학습지진, 학습장애로 보아서는 안 된다는 게 이 책의 결론입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에서는 난독증에 관한 구체적인 개념과 특징을 열거하거나 대책을 내놓지 못했습니다.  일부 민간단체에서 읽기 장애를 가진 학생을 둔 학부모들과 함께 구제 운동을 펼치고 있었는데 이제야 겨우 학교현장에서 그 심각성을 이해하고 발걸음을 떼기 시작했지만 아직도 초보 수준을 면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난독증을 연구하거나 해외 문헌을 번역하여 들여온 사람들의 활동으로 민간단체가 형성되어 난독증을 지닌 자녀 때문에 고생하는 학부모 모임과 연결되어 활발히 활동하며 국가를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국가가 주도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주저하는 사이 난독증을 지닌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겪는 고통과 안타까움을 자발적으로, 자생적으로 살 길을 모색하며 목소리를 키워왔습니다.

 

  일선 학교 현장에서는 '읽기 더딤아'나 '느리게 배우는 학생'으로 지칭되며 보조 학습 프로그램이나 연수 프로그램이 간헐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나 체계적이거나 본격적인 프로그램으로 운영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제가 근무했던 학교는 그런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했습니다. 난독증에 관심이 많은 교장 선생님을 비롯하여 여러 선생님이 재미있는 그림동화나 창작 동화책을 직접 읽어주거나 짧은 문장을 같이 써 보며 자신감을 갖도록 애썼습니다. 공부에 대한 자신감으로 훨씬 밝아진 그 학생들을 보며 보람을 느끼며 한 아이도 포기하지 않으려는 노력을 다 하려고 특별 시간을 내서 운영했으니까요. 문해력 향상을 위해 특별연수도 하고 학생지도에 힘을 기울이던 시간 덕분에 유창하게 책 읽기 프로그램까지 진행했지요.

 

  이 책은 난독증을 장애가 아닌 재능으로 보아야 한다는 관점을 제시합니다. 인류 역사를 빛나게 한 자랑스러운 인물들의 대부분이 난독증을 지닌 사람들임을 증명하듯 그들의 탁월함은 난독증의 재능이었다고 말합니다. 다빈치가 그렇고 아인슈타인이 그렇습니다. 에디슨이나 톰 크루즈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책에는 난독증을 지닌 저자가 스스로 개발한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효과를 본 내용을 수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국내에서 난독증 학생을 위해 적용된 결과물로 출간된 책을 만나지 못했습니다. 이 책은 번역본이기 때문입니다.

 

  하루 빨리 난독증을 지닌 학생들을 다각적인 방법으로 찾아내어서 그들에게 알맞은 프로그램을 적용시킬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초등학교 입학 하기 전에 난독증이 있는 학생을 빨리 찾아내어 조기에 치료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초등학교에 입학한 뒤에는 이미 늦기 때문입니다. 특히 대학의 교사 양성 프로그램에서 난독증 학생을 이해하고 제대로 가르칠 수 있는 교육과정을 이수할 수 있도록 정책적 접근이 절실합니다.

 

 난독증 속에 숨겨진 보물 찾아주세요

 

  무엇보다도 우리 선생님들부터 글을 읽고 싶어도 읽지 못하는 학생들을 바라보는 시선을 바르게 가질 수 있도록 이 책의 일독을 권합니다. 그들은 학습부진도, 학습장애도 아닌 일종의 개성일 뿐이란 것을 먼저 인정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결코 공부를 하기 싫어하는 학생들이 아니라는 사실을! 이해해 주는 것만으로도 공부 상처를 덜 받게 될 것입니다.

 

시험 보는 시간 늘려주기, 스스로 읽고 답할 수 있는 공간 제공해주기와 같이 크게 힘들이지 않고도 도울 수 있는 방법들이 많습니다. 다만 느리게 읽을 뿐, 읽지 못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직관력이 발달한 그들은 활자보다는 이미지와 상상력이 중요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보물이 될 아이들입니다.

 

외국에서는 디자이너를 선발할 때 난독증이 있는 사람을 특별히 우대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공간지각력과 시각적인 이미지화 능력, 전체를 조망하는 능력이 탁월하기 때문이랍니다. 이제 난독증은 '문자보다 이미지에 강한' 개성이라는 열린 시각이 필요합니다.

 

코로나19로 세상의 변화가 급물살을 타는 중입니다. 불평이나 탄식보다는 발상의 전환점에 서 있습니다. 이제 세상은 온라인이 지배하는 최첨단 정보시대에 진입 중입니다. 코로나19는 그 세상을 앞당기는 기폭제가 되었으니, 온라인 세상에서는 문자보다 시각적 접근, 이미지 효과가 더 강렬합니다. 대표적인 난독인으로서 상상만으로 우주를 여행한 위대한 과학자 아인슈타인의 혜택을 톡톡히 보는 중입니다.

 

시시각각 알림문자로 들어오는 정보력의 힘은 아인슈타인과 같은 과학자의 노고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지금쯤 이 나라도 코로나19로 초토화 되었을 것입니다. 그 과학의 힘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는 이 나라가 얼마나 위대한 나라인지, 세계적인 선진국의 면모를 지녔는지 확인하며 어려움 속에서도 자부심으로 배가 부릅니다. 과학의 힘을 선하게 활용하는 리더십, 자제하고 배려할 줄 아는 위대한 시민정신으로 이 난국을 잘 극복하리라 확신합니다.

 

난독증을 지닌 아이는 지금과 같은 온라인 학습에 더 강할 수도 있습니다. 모니터 화면에 이미지가 등장하고 읽고 학습하는 것보다 듣고 학습하는 상황이 더 많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청각적이고 시각적이기 때문입니다. 학교현장에서 난독증을 지닌 아이를 찾아내는 위대한 선생님들이 많아지면 참 좋겠습니다. 난독증이라는 문제를 지닌 아이에게는 위대한 신의 선물이 꼭꼭 숨겨져 있으니! 난독증으로 흘린 눈물을 받아주는 열린 선생님, 그 눈물을 헛되이 버리지 않고 활용할 줄 아는 앞서가는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선도적 정책을 기대합니다.

 

온라인 개학이라는 초유의 사태는 교육의 패러다임 전환 속도를 앞당길 것이 분명합니다. 어려움도 많고 숙제도 많아진 현실이지만 위기를 기회로 삼을 수 있는 저력이 있음을 코로나19에 대처하는 모습으로 증명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수업이 힘든 학습부진 학생이나 다문화 가정 학생, 난독증 학생 등 불리한 여건 속에 온라인 수업에 임하는 그들을 위한 다양한 학습 프로그램을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