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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바이러스(Virus)보다 무서운 바이어스(Bias)를 퇴치하자

누군가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이 무엇일까?”라고 묻는다면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라고 힐난을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와 연계하면 일찍이 문화인류학자들은 “인류는 전염병에 의해 멸종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물론 사람마다 이 물음에 대한 답은 자신의 삶과 가치관에 따라 얼마든지 다를 수 있다. 필자는 이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우리 사회가 숙고해야 할 사항으로 바이러스보다 더 무서운 바이어스, 즉 편견이나 확증편향의 심각성을 지적하고자 한다.

 

요즘 우리는 일찍이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면서 봉쇄, 격리,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하느라 일상의 삶이 힘들고 고통스럽게 지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3달이 넘도록 하루도 예외 없이 보도되는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 수는 지구촌이 팬데믹(pandemic)의 대혼돈상태에 빠져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럴 때 소위 선진국이라는 국가들이 바이러스 대책에 우왕좌왕하는 모습에서 위정자들의 실력이 밝혀지고 있다. 그야말로 실력이 하수에 불과하지만 과장과 왜곡, 집단의 확증편향 사고에 의해서 선택을 받아 정치라는 옷을 입은 얼치기 위정자들의 민낯이 하나하나 드러나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바이러스가 빼앗아 가는 생명보다 위정자들이 초래하는 죽음의 정치에 더 분노한다. 다만 이 기회에 바이어스에 근거하여 위정자 선택이 초래하는 사회적 후유증을 돌아본다면 그것만으로도 역사는 나선형으로 진보하는 것이리라.

 

그렇다면 정작 바이어스가 지배하는 우리의 삶의 모습을 살펴보자. 첫째, 가장 한국적인 사례는 ‘아무개는 빨갱이다’라는 이념적으로 편향된 사고다. 진보성향의 정치인을 좌파 빨갱이로 매도하는 것이 어디 하루 이틀의 문제던가. 반세기가 훨씬 넘어서까지도 버젓이 활개를 치는 이 치명적인 바이어스는 언제쯤 수명을 다하고 도태될 것인가?

 

둘째, 대학을 가야만 사람 구실하고 성공할 수 있다는 뿌리 깊은 교육관이다. 고교 졸업자의 70%가 대학에 진학하는 나라는 세계에서 대한민국이 유일하다. 그런데 대졸자들이 학력과는 전혀 무관한 직업을 가지고 살아간다. 국력의 낭비는 차치하고 개인의 삶을 철저히 희생시키는 이 편견은 이젠 경종을 울려야 한다.

 

셋째, 재벌에 대한 불신과 혐오이다. 우리가 G20의 국가로 당당히 진입한 것은 대기업의 역할이 매우 크다. 하지만 그들이 오늘의 위치에 오르기까지 불법과 탈법으로 이룩한 성취는 불신과 증오를 부르기에 충분하다. 여기엔 정부의 특혜와 정경유착의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따라서 사람들의 마음속엔 부정적인 확증편향의 사고로 매듭지어져 있다.

 

넷째, 지식인에 대한 비하다. 최고의 지성인이라 불리는 사람들이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식의 행태와 이해득실에 따라 이리저리 옮겨 다니는 추태는 애꿎게도 철새에게 저질 동급의 오명을 씌우게 되었다. 다섯째, 환자만이 마스크를 쓴다는 잘못된 인식이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이젠 유럽이나 미국도 그 필요성을 인정하였다. 왜냐면 이는 자신을 보호하기도 하지만 타인에 배한 배려이고 공동체의식의 모범이기 때문이다. 이밖에 수많은 바이어스는 우리 삶을 지배하고 있다.

 

이제 머잖아 불청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도 백신에 의해 퇴치될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백신이 없는 바이어스다. 바이어스는 인간의 강고한 확증편향에 기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바이어스는 가짜뉴스로 둔갑하여 우리의 생각과 이성까지도 마비시키는 선동의 주범이다. 우리는 선진국이라는 이름이 부끄러운 유럽과 미국처럼 사재기가 없고 강제적 봉쇄 없이도 자발적 자가 격리, 사회적 거리 두기의 참여를 통해 코로나19에 맞서 싸우는 슬기로운 민족이다. 이 시기는 세계사에 미치는 위세로 인해서 BC(Before Corona)와 AD(After Disease)의 의미가 바뀌는 터닝 포인트가 될 것이다. 우리에겐 백신이 없는 바이어스가 바이러스보다 무섭다는 인식이 우선이다. 또한 바이어스가 인간을 숙주로 기생하지 못하도록 퇴치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