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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

살아있음이 행복한 《내일로부터 80킬로미터》를 읽고

지구상에는 온갖 극한 오지가 존재한다. 그러나 그곳에도 사람의 숨결이 있고 또 그곳에서 인류가 긴 세월을 진화해 왔다. 인류학자에 따르면 20만 년 전에 인류가 이 지구상에 등장했고 7만 전부터는 지구 곳곳으로 이동을 하면서 생존을 위해 진화해왔다고 한다. 현생인류는 신체적으로 월등한 네안데르탈인이나 그 밖의 인류인 북경원인 등을 대상으로 적자생존에서 살아남음으로써 현재 이 지구 행성에는 호모사피엔스(Homo Sapience)라는 인류만이 존재한다. 인류는 이동과정에서 알래스카를 거치면서 그곳에 적응하여 살아왔고 1만 년 전부터는 현재의 터전에 주거를 정하고 문명을 이루어왔다. 1959년부터는 공식적으로 미국의 49번째 주(state)인 알래스카로 편입이 되어 지방 자치주를 이루며 산다. 미국 50개 주에서 가장 넓은 땅이지만 인구는 약 74만 명으로 가장 적다. 하지만 매우 광대한 지역인 관계로 이누피아트족이 사는 북쪽 지방은 그야말로 ‘살점이 떨어져 나갈 만큼 혹독한 추위’를 안고 사는 지역도 있다. 그곳은 9달의 겨울이 지속되고 한겨울에는 24시간 내내 밤만 계속되기도 한다.

 

《내일로부터 80킬로미터》의 저자 이레이그루크는 북극권에서 북쪽으로 46킬로미터, 날짜 변경선에서 동쪽으로 8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베링해의 바람과 파도에 의해서 형성된 코체부 해안에 사는 이누피아트족의 가정에서 태어났다. 그곳에서 어린 이레이그루크는 수천 년 동안 살아 온 조상들의 반유목민적인 생활방식에 따라 사는 법을 배웠다. 영하 40도까지 내려가는 추위 속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며 자연의 힘을 경외하고 낭비가 큰 적임을 배웠다. 또한 노력하는 것만이 필수적이며 오로지 더불어 일함으로써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그는 어른들과 함께 얼음덩어리 위에 서서 먼 지평선을 향해 외친다. “아아리가아 이누우르니! 나쿠우루크 마니!(살아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야! 여기는 좋은 곳이야!)

 

이 책 《내일로부터 80킬로미터》는 알래스카 원주민 소년이 살아가는 생생한 모습에 흠뻑 빠져들게 해준다. 매우 소중하고 드문 기회를 우리에게 제공해 주는 것이다. 과거 알래스카 원주민들을 다룬 책들은 모두가 외지인들, 곧 개척자들이 썼다. 그러나 이 책은 어린 소년 이레이구르크가 툰드라에서 생활한 일들을 직접 기록한 내용으로 우리에게 전혀 새로운 시각을 열어준다. 또한 이 책은 한 개인의 기록에만 그치지 않고 알래스카의 발랄하고 생동하는 힘을 매혹적으로 증언하고 있다. 한 명의 알래스카 원주민 소년의 감동적인 성장 일화이자 우리가 잃어버린, 하지만 아직 가슴 저편에 아리게 남아있는 순수한 삶을 다시금 깨우쳐준다. 이 책이 발간되자마자 <워싱턴포스트>는 “빛나는 책”이라는 찬사를 보냈고, <뉴욕타임스> <워싱턴타임스>등도 앞다퉈 이 책의 가치를 세상에 알렸다. 전미(全美) 학교도서관 저널은 청소년 추천 도서로 이 책을 선정하여 추천사를 썼다.

 

오늘날 우리가 사는 지구를 보자. 인간 스스로 만들어 낸 문명에 어떻게 삶의 가치를 부여해야 할지 암담하기만 하다. 항상 새로운 것만을 추구하는 현대인들, 주어진 것에 감사할 줄도, 만족할 줄도 모르면서 소모적이고 향락적인 우리 인간들! 단 하나뿐인 삶의 터전인 고마운 어머니 대지인 지구를 거대한 쓰레기장으로 만들고 있다. 이런 오늘의 문명에 우리는 무엇을 더 기대할 수 있을까? 코로나19로 사람들의 이동이 봉쇄되고 격리 생활을 하면서 지구는 아이러니하게 활기를 띠고 생명력이 왕성해졌다. 하늘은 푸른 모습을 되찾고 도심지엔 야생동물들이 활보한다. 이는 바로 그동안 우리가 지구에서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증거한다. 이젠 십대의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와 같이 기후재앙에 맞서 싸우는 전사의 모습이 필요하다. 우린 문명의 역습인 감염병과 사투를 벌이며 살아가는 인류가 되었다. 살아있음이 행복한 2020년! 이제야 비로소 익숙한 과거와 작별하고 삶의 뉴노멀을 창조하여 살아가야 할 진정코 21세기가 시작되는 원년을 맞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