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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학교 바꾼 기발한 코로나19 방역 아이디어

‘좀 더 안전하게’ 교사들의 사투
제자들 걱정이 발명으로 이어져

청각장애 위한 투명 ‘립뷰마스크’
손대지 않고 열 수 있는 문고리
비닐 배너, 발열 체크 시스템 등

 

 

[한국교육신문 김예람·한병규 기자]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개학을 맞은 학교현장의 모습도 많이 달라졌다. 온라인과 대면 수업은 물론 생활지도, 행정업무에 방역까지…. 교사들의 하루는 그야말로 몸이 열 개라도 모자라다. 그런데 이런 와중에도 ‘조금 더 안전하게’란 일념으로 시작된 교사들의 아이디어가 기발한 방역 아이템 발명으로 이어져 화제다. 청각장애 학생들을 위해 입 모양이 보이도록 제작한 ‘투명 마스크’부터 팔꿈치로 문을 열 수 있도록 한 특수 문고리, 이동식 비닐 배너까지 학교현장에서 톡톡한 효과를 내고 있다는 것. 코로나19를 막기 위한 교사들의 ‘사투’는 어느덧 지치고 힘든 교육 현장에 새로운 활기로 변모하고 있다.
 

청각장애 학생들은 선생님의 입 모양을 보는 ‘구화’가 매우 중요하다. 수화도 하고 보청기도 사용하지만 한계가 있어 선생님의 입 모양과 표정을 보는 것이 수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것이다. 그동안 코로나19로 선생님과 학생들은 수업에 큰 불편을 겪었다. 마스크 때문에 아무리 수화를 하고 목소리를 높여도 알아듣지 못하는 경우가 속출한 것. 이런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선생님들의 고민 끝에 탄생한 것이 바로 ‘립뷰(Lip view) 마스크’다. 일반 KF94 마스크의 가운데를 오려내고 식품용 위생마스크의 투명한 부분을 결합해 만든 것으로 가운데가 투명해 선생님의 입 모양과 표정이 훨씬 더 잘 보인다. 
 

‘립뷰 마스크’는 청각장애 학생들의 언어재활 치료를 돕는 ‘하늘샘치료교육센터’에서 개발하고 사회적기업인 대전 청각장애인지원센터에서 제작·생산을 맡았다. 학교수업의 어려움을 해결해 달라는 특수교사들의 부탁을 듣고 다 함께 머리를 맞대 탄생한 결과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이에 마스크 생산 기업 ‘위텍코퍼레이션’이 마스크 2만 장을 무상 지원했고, (사)사랑의달팽이에서 비용을 모금해 후원했으며 센터에서는 매일 자원봉사자들이 마스크를 제작하고 있다. 현재 립뷰 마스크는 서울과 광주, 세종을 비롯한 전국 26개 특수교육지원센터에 무료로 배포됐다. 립뷰 마스크의 사용방법과 제작방법, 도안 등은 청각장애인지원센터 홈페이지(lifeplanhd.kr)에서 누구나 볼 수 있다. 
 

조성연 청각장애인지원센터 대표는 “문자통역도 어려운 저학년은 선생님의 입 모양이 정말 중요한데, 립뷰 마스크를 통해 원활한 의사소통이 가능해졌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정말 뿌듯하다”며 “특수교육 대상 학생들이 이런 도움에 힘입어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말고 어엿한 사회 구성원으로 자라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로 떠오른 또 하나의 화두는 바로 ‘언택트(Untact)’다. ‘어떻게 하면 접촉을 좀 더 줄일 수 있을까….’ 하는 교사들의 고민은 다양한 방역 아이템으로 탄생하고 있다.
 

교실이나 화장실을 드나들기 위해서는 반드시 잡고 돌려야 하는 문고리. 아무리 마스크를 쓰고 소독을 한다지만 바이러스 전파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포항 한동글로벌학교 교사들은 문고리에 긴 막대 형태의 보조 장치를 설치해 팔꿈치 등 손을 대지 않고도 드나들 수 있는 ‘코로나 방지 문고리’를 제작했다. 오픈소스 디자인을 받아 학교에 있는 3D 프린터로 제작해 비용도 개당 500원꼴로 저렴하다.

 

박혜경 교장은 “등교 개학이 시작되면서 100% 바이러스를 막을 수는 없지만 최대한 확률을 낮추자며 선생님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많은 노력을 했다”며 “이밖에도 정수기에 펌프를 달아 컵을 대지 않고 직수로 물을 받을 수 있는 장치도 설치했다”고 귀띔했다.
 

 

포항 양포초는 아이들의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동식 비닐 엑스배너를 각 교실마다 비치했다. 교사가 수업할 때나 학생들이 발표할 때 배너를 앞에 두고 말을 하면서 2중 차단 효과를 가지도록 한 것이다. 양포초는 또 항균 필름으로 특수 제작한 부채를 전교생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수업 중 발표를 하거나 친구들과 대화를 할 때 입을 가려 차단 효과를 내기 위함이다. 김영식 교장은 “우리 학교는 전교생 36명의 작은 학교지만 3주째 모든 학생이 등교하고 있어 아무리 세심하게 준비해도 걱정이 됐다”면서 “학생 입장에서 심리적인 안정감을 줄 수 있고 바이러스 차단 효과도 줄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다가 만들었는데 실제 활용도가 좋아 기쁘다”고 밝혔다.
 

 

경북 장곡중은 교사와 학생들의 협업으로 ‘발열 검사 확인 시스템’을 개발했다. 열화상 카메라에서 발열 검사 후 학생증을 바코드 리더기에 읽히면 정보가 서버에 전송되는 방식이다. 개발을 주도한 강상희 교사는 “선생님들이 일일이 발열 검사 여부를 확인할 필요 없이 웹페이지에 접속해 모든 학생들의 체크 결과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며 “발열이 있는 학생도 따로 표시되고 조회 시간에 지각생들까지 파악할 수 있어 훨씬 편리해졌다”고 말했다.
 

서울 양정중은 지정 좌석제를 활용해 급식을 운영하고 있다. 반과 번호를 자리에 붙여 놓고 해당 학생이 이용하게 하는 방식이다. 정해진 자리에서 먹으니 급식 지도도 더욱 쉬워졌고 혹 감염자가 나왔을 경우 위험군 파악도 용이해 졌다. 교원들은 등교 개학 후 급식지도가 힘들다는 사실을 파악한 뒤 아이디어를 모아 이 같은 결과를 냈다. 이정훈 교사는 “극장 운영 시스템과 동일하게 지정 좌석제로 하니 학생들은 급식을 담은 후 지정 자리에서 먹고 퇴실한다”며 “1, 2학년 등교에도 이를 적극 활용하는 한편 관련 영상을 만들어 타 학교에 공유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