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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

요즘 덕후의 덕질로 철학하기, 국카스텐 아시죠?

핫한 신간 소개입니다

덕질을 해 봤나요?

덕질을 왜 하나요?

덕질을 하면 나는 행복할까요?

내 경우는 본격적인 덕질은 30대부터였던 것 같습니다. 학창 시절에 했던 덕질은 잡지나 신문에 나오는 사진 오려서 스크랩하는 정도였고, 20대 덕질은 좋아하는 가수 공연 겨우 보러 가는 정도. 공연 보러 간다고 그게 모두 덕질인 것은 아니기는 하죠. 덕질이라 함은 오롯이 그 대상만 보이고, 모든 것이 그쪽으로만 연결되는, 소위 주변에서 보면 살짝 미친 사람 같기도 합니다. 저 덕질은 30대 부터 본격적인 시작이었습니다.

 

30대 되어 내돈내산으로 공연 가기, 덕질 시작

 

제가 어릴 때는 이용과 조용필이 쌍두마차로 팬심 대결을 할 때였고, 그때도 가끔은 지방에서 그 공연 보러 가겠다고 학교나 부모님 엄청나게 설득하던 친구들 있었지요. 그때는 정말 그거 이해 못 했어요. 그거 이해하기 시작한 것은 30대에 경제적 자립이 되면서 본격적으로 <내돈내산>으로 공연 다니면서 덕질은 시작되었지요. 뮤지션 공연을 가 보면 왜 덕질을 하는지, 아니 왜 덕질을 해야 하는지 바로 이해됩니다. 특히나 락밴드를 좋아하기 시작하면 그것은 거의 '늪'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드럼은 미친 듯이 심장을 두드리죠. 베이스 기타와 기타를 양쪽에 두고, 보컬의 함성은 터지죠. 보컬이 가끔 스피커를 찢어먹기도 합니다. 공연이 스탠딩이면 늪이 아니라 주검이지요. 뛰고, 뛰고, 소리 지르고. 에너지 발산, 스트레스 해소. 현장에 가 본 분들은 와우, 바로 공감이 될 것이고, 안 가 본 분들은 와, 이 사람이 제정신이 아니군, 하면서 혀를 끌끌 찰 것입니다.

 

 

락페스벌에서 내 덕주 본다고, 락페 자원봉사 나흘 실화?

 

저는 한 뮤지션 덕질을 심하게 한 탓에 어느 락페스티벌에 자원봉사로 신청한 적도 있습니다. 티켓 구매를 전쟁처럼 해도 앞자리를 보장할 수가 없어서 아예, 저는 자원봉사 나흘치를 신청했습니다. 소위 숙박을 하면서 봉사도 하고, 공연도 즐기는 것인데 그때 자원봉사자분들 대부분이 대학생들이었습니다. 저는 두둥 40대. 어느 대학교 기숙사를 자원봉사 숙소로 사용했는데 2층 침대에서 그당시 20대 청년들과 밤새 이야기 나누며 애써 나도 열정있음의 허세를 내세우기도 했지요. 왜 나흘을 다 했느냐, 자원봉사를 하루만 신청 할 수 없는 구조였어요. 그러니까 한 뮤지션의 공연을 보기 위하여 그 여름에 나흘 동안의 숙박 자원봉사를 신청한 셈이죠. 내가 애정하는 뮤지션의 공연날은 쉬는 시간으로 만들기 위하여 자원봉사 근무조에서 대부분 다 양보하며 오직 그날 하루, 그 시간만 봉사 안 하게 해 달라고 주최측에 완전 애걸 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애걸 복걸 마음을 궁휼히 여겨서 소위 주최측 찬스로 앞 자리 스탠딩 할 수 있었습니다. 단 봉사단 티셔츠 벗구요. 그런 열정을 만들고, 그 여름날 미친듯이 뛰어도 덥지 않는 그런 추억들이 요며칠 애써 소환되었습니다.

요즘 덕후의 덕질로 철학하기

천둥, 요즘 덕후의 덕질로 철학하기, 초록비책공방, 2020.8

초록비책공방 대표으로 부터 받았습니다. 제 평소 덕질을 알고는 친히 보내준 것입니다.

그렇다고 책의 영접으로 이런 포스팅 하는 것 절대 아닙니다.

덕질의 끼가 넘쳐서 제가 신났습니다.

 

 

락음악은 밤새 이야기 해도 모잘라 

 

<요즘 덕후의 덕질로 철학하기> 라는 책 한 권이 내 손에 왔습니다. 소위 덕질 책이라 받는 순간 심장이 쿵하는 느낌을 받았는데 후루룩 열어보니, 세상에 '국카스텐' 덕질이었습니다. 국카스텐 하면 잘 모르는 분이 있을 수 있으나, '음악대장' 하면 거의 다 알겠지요. 음악대장 하현우가 보컬로 있는 밴드가 '국카스텐' 입니다. 인디 밴드로 오래 활동하다가 2012년 '나는 가수다'로 본격 사람들에게 알려진 그 밴드입니다. 나가수 시즌2에 나와서 이장희 선생님의 '한 잔의 추억'을 불러서 바로 1등 했던 그 전설의 밴드가 국카스텐입니다. 제가 국카스텐 좋아하기는 하나, 노래는 <거울>만 아는 곡입니다. 락음악은 묘한 노래의 힘이 있는데 사실 밤새 이야기 나누어도 시간이 모자랍니다. 좋아하는 사람들끼리는.

 

<나가수> 그 시절의 국카스텐을 동영상으로 소환합니다.

이미지 출처- 국카스텐 한 잔의 추억, 방송 캡쳐분

무려 국카스텐 덕질입니다

 

이 전설의 국카스텐을 50대의 한 여인이 덕질하기 시작하면서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사실은 덕질, 그게 낯설거든요. 저는 그래도 중학생 때 좋아하는 가수의 사진을 오려 붙이는 덕질 초보라도 해 보았으나, <요즘 덕후의 덕질로 철학하기>를 쓴 천둥 저자는 딱 봐도 국카스텐 덕질이 처음이더군요. 소위 덕통 사고를 30대, 40대에 당하지 않고 50대에 당한 것이죠. 사실 그 나이가 덕질하기 딱 좋은 나이라고도 해요. 시간도 좀 여유 있고, 내 덕주의 적극적 소비자 역할도 잘 할 수 있거든요. 적절한 총알이 있으니 원정 공연도 갈 수 있고, 적절하게 유통되는 굿즈도 구입할 수 있고, 다만 체력이 좀 달리기는 하지만 굳이 스탠딩 아니더라도 조용한 자리에서 즐겨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는 것이죠.

덕질의 올공은 문제해결 학습장 

 

<요즘 덕후의 덕질로 철학하기> 이 책은 덕질을 철학으로 승화해 두었어요. 사실 덕질이 철학 맞아요. 덕질은 온전히 나를 행복하게 하는 도구이고, 그 확산성은 며칠 아니 몇 달 가거든요. 제가 한참 공연 다닐 때, 저는 사실 올공(전국 여러 지역에서 하는 같은 공연, 일명 전국투어)까지 해 봤거든요. 한 뮤지션 따라 팔도를 따라가는 것, 그거 정말 환상입니다. 레퍼토리 소위 셋리*는 같고, 무대 의상도 거의 비슷하나 관객의 분위기에 따라서 노래 결이 달라집니다. 특히 지방은 그 특유의 색들이 달라서 박수 소리도 다르고, 리액션도 달라요. 그때마다 뮤지션들이 대처하는 현장 대응 능력, 그거 바로 실전에서 배우는 문제해결 능력입니다. 그게 얼마나 살아있는 산 교육장인지 저는 매번 느끼거든요. 그래서 올공이 주는 매력은 천 가지, 만 가지가 넘습니다. 다만 체력과 경제력이 내 안의 버거움으로 오기도 하지요. 그럼에도 올공은 무조건 행복입니다. 이게 바로 철학이지요.

덕질로 철학하기, 해 봅시다

 

이런 실전적 전설의 이야기가 <요즘 덕후의 덕질로 철학하기>에 실려 있어요. 천둥 저자는 저보다 휠씬 우아하여 실제 철학책으로 매칭 해 두었어요. <페터 비에리의 교양수업>을 적절하게 인용하여, 정말 덕질로 철학을 합니다. 덕질로 철학하기, 딱 맞습니다. 나는 왜 덕질을 하는가, 하는 답변을 <피터 비에리의 교양 수업>으로 인용해 두었습니다.

 

자기의 의견이나 원하는 것, 감정에 관한 것이라면

그냥 지나치지 않으며 스스로 돌보는 능력,

교양은 이러한 능력과 관련이 있습니다-29p

 

천둥, 요즘 덕후의 덕질로 철학하기, 초록비책공방, 37p 중에서

 

 

덕질을 20년 넘게 해 본 선배 입장으로선 천둥 저자님이 한편으로 귀엽기도 합니다(저자분에게는 죄송합니다).또 한편으로는 아직도 쑥스럽구나, 하는 마음도 있습니다. 물론 저의 쓸데없는 기우일 수도 있으나, 아직 세상은 연예인 덕질하는 것에 물음표를 다는 세상이기도 합니다. 팬덤이 언제나 넘친다고 생각하는 것이겠지요. 특히 50대 여인이 요즘 유행하는 트롯도 아니고 락밴드라니, 그거 좀 정신 산만하지 않아? 하기도 합니다. 또 때로는 덕질이라는 그것에 색안경을 끼기도 합니다. 그러나 저는 장담합니다. 덕질을 한다는 것은 내 안에 열정이 있는 것이고, 그 열정이 생산적인 에너지로 재생산된다는 것입니다. 저는 익히 겪어본 것들이고, 주변에서도 제가 일을 하다가 힘들어하면 공연을 못 보고 와서 기운이 없는 것이다,라고 합니다. 맞아요. 딱 맞습니다. 힘들 때, 의기소침할 때 락공연 하나 보고 그 자리에서 미친 듯이 뛰고, 뛰고, 소리 지르고 오면 그다음은 에너지 받아서 일 열심히 합니다. 딱 보약 한 첩 먹은 효과를 누리는 것이지요.

 

책 재미있습니다. 요즘 같은 코로나 블루가 스멀스멀 나올 때 이 재미있는 <요즘 덕후의 덕질로 철학하기>책을 일부러 구입하여 사 보기를 권합니다. 묘한 에너지가 생길 것입니다. 또 다른 세상을 새삼 보면서 와, 이렇게는 살아야 하는데, 하는 부러움도 생길 겁니다. 그래서 덕질이 때로는 보약이 되기도 합니다.

 

 

덕질 사전

이 책에 몇 가지 덕질 사전을 탑재해 두었는데 그걸 다 옮겨오기는 그렇고, 제가 쓴 글에서 언급 된 것 몇 가지만 '덕질 사전' 투척하겠습니다.

 

 

천둥, 요즘 덕후의 덕질로 철학하기, 초록비책공방, 73p 중에서

 

천둥, 요즘 덕후의 덕질로 철학하기, 초록비책공방, 81p 중에서

*덕주- 덕후의 주인을 줄인 말 

 

 

철학이 별거인가요?

덕질이 별거인가요?

 

덕질은 이렇게 익었습니다. 천둥 저자는 자신의 덕질로 코로나 블루를 비켜가고 있으리라 상상되어집니다. 덕질로 인생역전까지는 아니더라도 그 덕분에 책이 나왔음이 아주 행복하다고 책에서 감사함을 표했습니다. 언제나 주장하는 것은 덕질은 내가 행복하기 위해서 입니다. 음악이든 예술이든 사람이든 주변에 민폐만 끼치지 않는 덕질이라면 저는 당연히 응원합니다. 철학이 별거인가요? 내가 행복하면 철학이 되는 것이죠? 그 철학을 덕질로 누려보면 좋겠습니다. 덕질이 또 별거인가요? 내가 좋아하는 것에 집중하면 그것이 또 덕질인 것이겠지요. 가을은 덕질하기, 철학하기 딱 좋은 날입니다. 여러분의 덕질에 행운을 빕니다!!!

 

덧) 본 글은 글쓴이의 개인 블로그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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