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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칼럼] 코로나 시대에 교사로 살아남기

얼마 전, 어느 학부모가 쓴 국민 청원글을 읽어봤다. 갑작스레 시작된 온라인 등교, 원격수업 때문에 직장에 다니면서 육아까지 감당하느라 몇 갑절은 힘들었을 청원인의 고단함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무엇 하나 제대로 되는 게 없이 헝클어져 버린 자녀의 하루하루가 늘어날수록 이럴 수는 없다 싶어 화가 치미는 마음에도 같은 학부모로서 공감이 갔다. 하지만 원격 교육이 처음이라 당황하긴 매한가지인 교사들이 여차하면 무너질 것 같은 교육현장을 지키느라 밤낮없이 고생한 보람도 없이 “학교에서 교사들은 대체 뭐하냐고 묻고 싶다”는 가차 없는 말에 교사로서 아쉽고 억울한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안간힘 쓰는데도 집단 공격

 

교육이 백년지대계가 되기는커녕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이 어지러운 시국에 교사로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왜 교사는 온몸을 던지며 좌초 위기의 교육현장을 지키려 안간힘을 쓰고 있는데도 집단 공격의 대상이 돼야 하는 것일까? 
 

코로나 시국에 교육은 분명 위기이다. 그러나 여러 측면에서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교사 개개인이 가지고 있던 재능을, 교사 자신도 몰랐던 숨은 능력을 끄집어내며 새로운 시도로 교육의 질 향상을 꾀하는 교사도 많이 있다. 그러나 “튀지 마라”는 말 한마디로 학교 전체의 하향평준화를 유도한 교사도 있었고, 거의 모든 수업준비를 유튜브 링크로 일관하며 학생, 학부모와의 소통에 불성실했던 교사도 있었다. 그 일부 교사들에 대한 학부모의 원망이 곪다 곪다 터져 교사 전체를 공격하는 빌미가 된 것도 사실이다.
 

교단에 있는 동안 늘 해 왔지만 요즘 들어 더욱 자주 하게 되는 질문이 있다. “나는 어떤 교사인가, 어떤 교사가 될 것인가, 좋은 교사란 어떤 교사인가, 나는 스스로 부끄럽지 않은 교사인가.”  
 

어떤 교사가 될 것인가? 십수 년을 생각해 와도 나는 제일 먼저 ‘좋은 수업에 대해 고민하는 교사’가 되고 싶다. 한 차시 수업에 나의 교육철학과 가치를 담아 가장 적절한 방법으로 아이들에게 제공하고 싶다. 아이들이 그 수업에 즐거운 마음으로 참여하고 모두가 학습 목표를 달성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렇게 해야 교직이 전문직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게 나도 교육전문가의 길로 가고 있음을 스스로 납득 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무리 우수한 교육 콘텐츠가 제공돼도, 클릭 하나로 마음껏 퍼다 쓸 수 있는 유튜브 자료가 있다 해도 그걸 통째로 한 차시 수업으로 구성하지 않는 이유는 교사로서 나의 철학과 가치가 담긴 내 수업이 아니기 때문이다. 기능적으로 우수한 콘텐츠를 활용하되 내가 구성하는 수업의 일부로만 사용하며 전체적인 수업 구성의 주도권은 내가 갖고 있어야 내 수업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교사가 될 것인가’ 묻자

 

모두가 힘든 길을 가고 있다. 난세에 영웅이 있을 리 없고 있다 해도 영웅 한 사람의 힘으로 교육을 구원해낼 재간도 없다. 그러나 지금은 위기를 기회로 삼아 더 나은 교육으로 나아가는 발판을 만들어야 할 때이기도 하다. 각자가 가지고 있는 역량들을 모으고 집단지성을 발휘해 새로운 교육의 길을 개척해 나가야 한다. 난세에 교사 한 사람의 힘은 미약하지만 각자의 힘을 모아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면 우리 모두는 예상보다 빨리 선진교육의 문을 여는 작은 영웅이 될 것이다. 그 의미 있는 길에 우리는 대한민국 교사로서 동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