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들에게 특정 정당 투표 권유 문자를 보낸 것에 억울하다며 기자회견을 한 교사가 총선 당일에는 해당 당사에서 축하 회식을 하고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전국학생수호연합은 9일 광주의 한 중학교 한문 교사로 재직 중인 백 모 교사가 지난해 4월 15일 총선 개표 당일 더불어시민당 당사에서 축하 회식에 참여하다 인터뷰를 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그는 영상을 통해 “(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이) 200을 못해서 너무 아쉽고 부아가 난다”면서 “빨간색만 보면 그냥 막 욕이 나오고 지금 어떻게 이런 무지한 인간들이 있을 수 있냐”고 한탄했다. 이어 “어쨌든 국민 수준이 이것밖에 안 되는 것”이라면서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하고 문재인 대통령님 도와서 잘들 해보시게요”라는 소감을 밝혔다.
광주지법은 이에 앞선 지난달 18일 제자들에게 특정 정당 투표를 권하는 메시지를 보낸 혐의로 백 교사에게 자격정지 1년에 징역 6개월의 선고 유예를 판결한 바 있다. 당시 그가 문자를 통해서 투표를 권유한 정당도 더불어시민당이었다.
이에 백 교사는 전교조 광주지부 등과 함께 지난달 23일 광주지법 앞에서 “자격정지는 가혹하다”며 “교사·공무원이 독재 정치에 동원되던 유신 시대에나 적용됐어야 할 기계적 중립을 강요하는 것”이라고 항변했다.
기자회견 중 이들은 “졸업생 제자 4명에게 선거 관련 메시지를 보냈을 뿐”이라고도 주장했지만, 이번 영상의 정황은 이들의 주장과 배치된다.
한편, 이 기자회견 도중에 참석자 중 한 중년 남성이 백 교사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학생단체 임원에게 욕설과 폭행을 가하는 사건이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