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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Covid19 바이러스 시대, 약자와의 동행만이 인류가 나아갈 길이다

세상이 온통 치명적인 바이러스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2019년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코비드19 바이러스는 2020년을 거치고 2021년에 들어서도 진정될 기세가 없이 여전히 위세를 떨치고 있다. 세계의 선진 대국이라는 미국도 속수무책으로 당하면서 연일 최다 확진자를 배출해 왔으며 사망자 또한 타 국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였다. 그뿐인가. 세계 문명의 꽃을 피우고 근대사를 주도해 온 유럽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사회적 거리두기, 격리, 봉쇄 조치를 오가며 화려한 문명국의 이미지를 여지없이 훼손해 왔다. 하지만 지금도 역시 백신 효과에 기대를 걸고는 그저 버티고 있다. 이젠 세계 어느 국가도 예외 없이 코비드19 바이러스는 잔혹할 만큼 수많은 희생자를 배출했고 그 여파는 2년 째 지속되고 있다. 이를 종식시킬 방법은 과연 무엇인가?

 

코비드19로 인해 더욱 주목을 끄는 것은 세계 모든 국가들의 빈부격차의 심각성이다. 이른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인류에게 이대로는 안 된다는 경고를 날리고 있다. 일찍이 스위스의 사회학자인 장 지글러(Jean Ziegler, 1934~)는 이런 세상을 드러내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라는 책을 통해 그 심각성을 지적했다. 이미 하나의 촌락으로 형성된 지구는 베이징이나 아마존에서 한 마리 나비의 날갯짓이 곧바로 지구 맞은편에서는 폭풍이 되어 후유증을 유발하고 있다. 이를 나비효과(butterfly effect)라 하지 않는가. 기후변화의 심각성만큼이나 빈자의 고통과 참혹한 모습은 이제 인류의 공동 과제가 되어 구제의 손길이 절실하다. 온통 TV 광고를 도배하는 세계 빈민 구호 단체들의 애타는 구원의 메시지는 문명의 사각지대에서 살고 있는 사회적 약자, 가난한 자들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요청하고 있다. 인류가 공동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품고 말이다. 특히나 상세한 공개를 꺼리는 가난한 나라들은 코비드19 바이러스 치료제 및 예방 접종, 백신의 혜택은 가히 꿈조차 꾸지 못하는 상황이다. 세계의 선진국들이 선점하여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고 있다. 이러한 부국들의 독점으로 인한 불평등 문제는 현재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과거부터 이미 심각한 상황이었다.

 

세상은 오래전부터 집에 돌아왔을 때 꼬리를 흔들며 반겨주는 애완견에, 온 가족이 쓰다듬는 애완묘에, 도시를 떠도는 유기견에, 황야에 버려진 들개가 되어버린 불쌍한 개에 예방 접종으로 백신을 한 번도 맞혀주지 못하는 가난한 사람들과 가난한 나라들이 있다. 세상의 치명적 바이러스들은 그렇듯 열악하고 불결한 환경에 노출된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생겨나고 있다. 코비드19 바이러스 이전에도 사스와 메르스, 에볼라, 조류 독감 등 바이러스가 지구 어느 곳에서 생기든 순식간에 전 세계로 전파된다는 걸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특히나 세계 곳곳의 열악한 빈곤지역의 환경에서는 그 전파의 속도가 치명적이고 희생자는 날로 증가하고 있다. 이를 외면한 채 부국의 안전만을 도모하는 이기적 행태로는 풍선 효과만 유발할 뿐, 결국 위험을 피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나아가 인류 전체 문명의 붕괴와 인간성의 상실을 초래할 뿐이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이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단순 논리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과거 우리는 학교와 집에서 “공부해서 남 주랴?”라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당시는 몰랐지만 이제는 정말 공부해서 남을 줘야 할 시대다. 간단한 예로 지금 우리 사회의 청년들은 신체의 에너지와 활력, 역량에서 감히 따를 자 없지만 경제적으로는 한 없이 약자로 전락하고 말았다. 어렵게 공부한 것이 더 이상 힘을 쓸 수 없는 고용의 빈사 상태에서 헤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리 역사 이래 가장 막강한 스펙을 가지고도 빈둥빈둥 부모의 그늘 아래서 눈치보고 살아야 하는 현실이 바로 그것이다. 청년들이 더 힘든 것은 공부를 많이 한 사람들의 철학이 빈곤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자신이 한 공부를 나눌 줄 모르고 사회를 위해 쓸 줄 모르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소위 배웠다고 하는 사람들이 자기 주머니를 불리는 일에는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면서도 다른 사람들이 착취당하며 사회구조적으로 계속 가난할 수밖에 없는 시스템에는 무신경이다. 자신의 개인적인 욕망과 자기 가족을 위해서는 발 빠르게 움직이면서도 어려운 사람들의 신음소리는 모른 척하기 일쑤다. 결국 엄청난 시간과 열정을 들인 공부가 따뜻한 가슴이 없는 관계로 삶의 무기가 아니라 흉기가 되어버린 것이다. 코비드19 시대, 사회적 약자로 살아가는 청년들은 단지 하나의 예에 불과할 뿐이다. 제도적 뒷받침이 없고는 풀 수 없는 문제다,

 

이런 상황은 바로 오늘날 세계의 경제대국이란 선진국들의 행태와 닮았다. 그들은 오직 자국의 이익과 생명보호에만 몰두한다. 그래서 코비드19 팬데믹 시대에 세계 보건기구인 WHO는 전 세계 모든 국가에 백신의 공평한 분배를 권고하고 있다. 이미 세계의 부국들은 자국민의 몇 배에 해당하는 백신 물량을 확보하여 접종을 실행해나가고 있다. 세계 경제 10위권의 대한민국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국민의 비난에 직면하여 정권의 생사 차원에서 그 실행 시기를 앞당기려 전력투구하고 있다. k-방역의 효과에 대한 안이한 대책이 화근이 되었다고 정부도 인정하고 있다. 문제는 백신 접종을 완료하여 집단면역이 형성되는 시기가 2021년 후반기쯤에 가능하다고 하니 앞으로도 기나긴 시간에 바이러스와의 사투는 어떤 양상을 띨지 가늠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문제는 빈자들의 소외로 인한 집단면역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그 효과는 없다는 사실이다. 다행히도 우리는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절차에 따라 시기를 달리하여 무료로 백신 접종을 한다고 한다. 그러나 전 지구적으로 볼 때 백신접종이 빈자를 고려하지는 않는다. 우선순위로 보아 타당한 사람들이 있겠지만 근본적으로는 빈자들에 대한 정책이 다시금 고려되어야 한다. 스스로를 방어할 수 없는 약자들이 우선 고려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세계는 1일 20만 건의 비행기가 뜨고 내린다고 한다. 다시 강조하기를 세계의 팬데믹은 어느 부자국가만의 백신 접종으로는 결코 해결할 수 없다. 인류 누구든 공부를 하면 포부가 한 차원 높은 가치를 추구하여 좀 더 크고 넓은 차원의 사람이 되어야 하듯이 비록 지금은 강대국이라 하여도 내 코가 석자라 빈국에 관심과 배려가 어렵다 해도 이는 ‘배워서 남 주는’ 그 고귀한 가치를 위해 노력하는 진정한 지성인의 역할을 하여야 한다. 이는 코비드19 시대, 모든 살만한 국가들이 짊어지고 가야 할 숙제이자 의무다. 공부를 많이 해도 지식인은 되어도 지성인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듯 선진국들이 행복하고자 한다면 빈국의 불행을 강 건너 불 보듯이 할 수 없다. 왜냐면 개인이든 국가든 행복은 타인과 함께 하는 것만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팬데믹은 약자와의 동행만이 인류가 나아갈 마지막 이정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