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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세종교육청 도서 ‘촛불혁명’ 배포 논란

현 정부 홍보책자…정치편향 우려

학교 의사 자율 무시한 일방 배포

 

‘광장을 지켜준 박원순 시장’ 
‘재벌 삼성과 정치 검찰’ 등 
정치적 편향 문구 다수 등장

 

국민희망교육연대 
“공문 철회, 즉각 보급 중단해야”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세종시교육청이 촛불집회 기록집인 ‘촛불혁명’이라는 책을 민주시민교육 자료로 활용하라며 관내 학교에 일방적으로 보급하기로 해 논란이다. 
 

시교육청은 지난달 23일, 이달 3월까지 교육청 1층 공문함에서 '촛불혁명' 책을 수령해 학교도서관에 비치하고 전 교원에게 민주시민교육을 위한 보급 목적과 활용방법을 안내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하달했다. 출판사 느린걸음에서 세종 관내 학교에 기증했으며 보급 대상은 관내 초·중·고 99개교다. 도서 내용은 45가지 테마로 이뤄진 2016~2017년 촛불집회 기록집이다. 해당 도서는 시인이자 노동·생태·평화운동가 박노해 씨가 감수했다.

 

문제는 해당 기록집이 역사적 사실을 조명하는 자료라고 하지만 내용의 상당 부분에서 정치적·정파적 편향성 또는 영향력을 줄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교육 현장에서는 “사회적으로 파장이나 논란이 있을 수 있는 도서를 학교 내 구성원 간의 협의와 정상적인 절차를 거치지 않고 교육청에서 일방적으로 배포하도록 강제하는 것은 잘못됐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실제 책을 살펴보면 “광장을 지켜준 박원순 서울시장…박원순 시장의 표현대로 ‘우렁각시 같은’ 서울시 직원들과 시장님께 감사를! 헌법이 보장한 집회 시위의 자유를 침해받지 않고 언제든 주권자의 저항을 행사할 수 있도록, 우리 앞으로도 서울시장만큼은 꼭 제대로 뽑자(204p.)”며 특정 정치인을 지칭하면서 선거를 당부하는 표현으로 학생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내용이 등장한다. 
 

또 “박근혜와 최순실 다음으로 전 국민적 공분을 산 두 세력이 있다. 박정희 시대부터 한 번도 권력의 중심에서 내려온 적 없고 그 많은 죄악을 저지르고도 한 번도 죗값을 받지 않고 오늘날 훨씬 더 강력해진 불패의 존재, 바로 재벌 삼성과 정치 검찰이다”(272p.)라는 표현에서는 문제나 의혹을 제기할 수는 있지만 반 기업, 반 검찰 정서를 학생들에게 일방적으로 주입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밖에도 “새정부 초기부터 보수 야당은 청문회 파행과 인사 비토, 국정감사 거부, 언론 공작 등 무늬만 ‘협치’이지 실상은 ‘협박’으로 개혁의 발목을 잡고 있지 않은가. 이에 맞서 국민들은 ‘이게 다 야당 때문이다!’라며 문재인 대통령에 압도적 지지로 힘을 실어주고 있다. 다시 없을 적폐청산과 개혁의 기회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297p.)”라는 설명이 등장한다. 보수 야당에 대한 일방적인 비난으로 학생들에게 정치적 편향성을 심어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이에 국민희망교육연대(상임대표 진만성·임헌조·김수진)는 28일 입장을 내고 “특정 정파와 이념적 시각이 담겨 있고, 현 정부 홍보물이라는 지적을 받으며 논란이 되는 도서를 어린 학생들에게 배포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럼에도 해당 도서를 일방적으로 배포하는 것은 학교를 정치화하려는 의도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며 “세종시교육청은 도서 배포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또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민주주의 원리, 촛불집회 의미를 그토록 강조하면서 정작 학교의 자율과 의사를 무시하는 것은 이율배반”이라며 “교육청은 ‘반민주’적 행정을 하면서 학교에는 ‘민주’교육을 하라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책의 내용이 이념적인지 편향적인지 여부보다 학교자치와 민주적 의사결정을 부정하면서 학교에 민주시민교육만 강요하는 교육청의 행태가 더 심각한 문제”라며 “학교에 필요한 도서는 구성원의 논의와 교육적 판단을 통해 자율적으로 결정할 일”이라고 분명히 했다.
 

연대는 “학교와 교실이 특정 이념과 정치에 오염되지 않기를 바라는 교육현장의 우려를 세종시교육청은 직시해야 한다”며 “즉시 공문을 철회하고 도서 보급을 중단하라”고 거듭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