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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넷플릭스에서 만나는 아카데미 후보들

아카데미 주인공은 누구? In 넷플릭스

 

 

 

 

[김은아 공연칼럼니스트] 영화 <기생충>이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개 부문을 휩쓸며 영화계에 즐거운 충격을 일으킨지도 어느덧 1년이 됐다. 오는 4월 25일 개최를 앞두고 있는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이전까지 찾아볼 수 없었던 파격이 일어날 예정이다. 바로 그 주인공은 ‘넷플릭스’. 이전 아카데미와 달리 무려 16편이 후보작으로 노미네이트됐기 때문. 이전에도 <결혼 이야기> <아이리시맨> <로마> 등 넷플릭스 오리지널 작품이 후보에 오르거나 수상한 적은 있지만, 이렇게 많은 수의 작품이 아카데미에 진출한 것은 처음이다.

 

여기에는 코로나19의 영향이 있었다. 이전까지는 LA 지역에서 일주일 이상 극장 상영한 작품만이 후보작으로 출품할 수 있었으나 팬데믹으로 영화관이 모두 폐쇄되면서 규정을 준수할 수 없게 된 것이다. 한편으로는 팬데믹 상황을 차치하더라도 OTT 시장의 확장, 영화 시장의 시대적인 변화를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호에는 제93회 아카데미 후보작 중 넷플릭스 제작 작품을 모았다. 이번 주말에는 안방 극장에서 아래 영화를 감상하면서 수상작을 미리 점쳐보는 건 어떨까.

 

<맹크>

 

 

<시민 케인>은 ‘영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작품’으로 꼽히는 명작이다. <맹크>는 이 작품의 시나리오 작가인 허먼 J. 맹키위츠가 작품을 써내려가는 과정을 좇는다. 신랄하고 냉소적인 사회 비평가이자 알코올 중독자였던 그가 <시민 케인>을 집필하는 과정을 통해 1930년대 할리우드를 조명한다. <나를 찾아줘>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등을 연출한 ‘할리우드의 이야기꾼’ 데이비드 핀처가 메가폰을 잡았다는 사실만으로도 많은 기대를 모았던 작품. 그는 배우들이 연기에 몰입할 수 있도록 카메라에 잡히지 않는 책, 장식품, 신문 등 사소한 소품까지 디테일하게 준비했다는 후문. 맹크 역을 맡은 게리 올드먼은 7kg을 찌우며 모순투성이인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했다.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 
 

 

작품은 개봉 전부터 화려한 제작진으로 화제를 모았다. 영화 <소셜 네트워크>, 드라마 <웨스트 윙> <뉴스룸> 등의 각본과 연출을 맡은 애런 소킨이 연출을 맡고, 사샤 배런 코언, 에디 레드메인, 조셉 고든 래빗, 마이클 키튼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참여했기 때문. 영화는 1968년 시카고에서 열렸던 민주당 전당대회를 중심으로 일어났던 실화를 다루고 있다. 당시 평화롭게 시작했던 반전 시위가 경찰과 방위군이 대치하는 무력시위로 변하자 시위 주동자였던 7명이 기소된다. 영화는 ‘시카고7’이라고 불렸던 청년들이 재판 과정을 현장감 넘치게 담아낸다. 앞선 작품들에서 속도감 넘치는 ‘말의 맛’을 살려냈던 애런 소킨 감독의 특기가 빛나는 작품으로, 후반부의 마지막 재판장 신은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까지 진한 여운을 남긴다.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 
 

 

1세대 블루스 가수이자 전설적인 뮤지션인 마 레이니의 인생을 그린 영화. 1927년 시카고, 열정도 고집도 남다른 마 레이니가 그의 밴드와 레코딩을 위해 음악 스튜디오에 모인다. 그러나 인종 차별이 횡행하던 시절, 마 레이니 역시 아티스트임에도 흑인이라는 이유로 불합리한 상황을 피하지 못한다. 작품은 극작가 오거스트 윌슨의 연극을 스크린화한 작품으로, 영화 역시 한 편의 연극을 보는 듯한 시선이 인상적이다. 한 가지 주목할 점은 마 레이니 밴드의 트럼펫 연주자 ‘에비’ 역을 맡은 채드윅 보스먼. 마블의 히어로 영화 <블랙 팬서>에서 활약해온 그는 이번 영화에서도 열연을 펼치며 평단의 박수를 받았다. <마 레이니>는 안타깝게도 지난해 대장암으로 세상을 떠난 그의 마지막 연기 투혼을 볼 수 있는 작품이다.  

 

<힐빌리의 노래>
 

 

약물 중독에 걸린 엄마 밑에서 자란 소년 J.D. 가난하고 고통스러운 유년기이지만 강인하고 현명한 외할머니의 가르침 덕분에 해병대를 제대하고 예일대 법대에 진학한다. 그에게 그토록 원하던 직업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오지만, 다시 불거진 엄마의 약물 중독 문제로 고향으로 돌아가야만 한다. 이 소설 같은 이야기는 작가 J.D. 밴스의 실화다. 그는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 <힐빌리의 노래>를 펴냈고, <뷰티풀 마인드>로 제74회 아카데미에서 작품상, 감독상을 수상한 론 하워드 감독이 영화화했다. 영화는 여러 갈등과 고난을 겪으면서도 서로 보듬으며 살아가는 한 가족의 삶을 그려낸다. 글렌 클로즈와 에이미 아담스가 J.D의 외할머니와 엄마 역을 맡아 인상 깊은 연기를 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