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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교육에 경험 녹였더니… 학생 작가 탄생하다

중학생 12명이 함께 쓴
판타지 소설 ‘아멜리아와…’
오는 25일 출간될 예정

 

배혜림 경남 창북중 교사

 

“한 권의 책 완성하는 과정

국어 교육 목표와 맞닿아있어

몰입의 즐거움도 알려주고파”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신간 보도자료가 배포됐다. 판타지 소설 <아멜리아와 네 개의 보석>이 공개된다는 내용이었다. 마법학교에서 일어난 한 친구의 죽음에 의문을 품은 아이들이 비밀을 파헤치는 과정을 담았다.

 

출판사 몽실북스는 “중학생 작가 12명이 한 편의 장편 소설을 완성한 점이 독특했다”며 “기성 작가에 뒤지지 않은 재미있는 원고, 상상의 날개를 제대로 펼친 작품이라 출판을 결심했다”고 소개했다.

 

이 소설을 완성한 작가는 경남 창북중 3학년 학생들(강민서·김다해·박소영·방이현·백승희·서경윤·서은서·서진영·성우석·송민준·유서현·이민하)과 배혜림 교사. 지난해 이들이 작업한 소설은 올해 크리스마스에 선물처럼 출간된다. 배 교사는 “아이들의 꿈을 응원해준 출판사에 감사하다”며 공을 돌렸다.

 

시작은 글쓰기 수업이었다. 평소 배 교사는 국어 수업 시간에 글쓰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학생들이 직접 써볼 수 있게 이끌고 있었다. 하지만 부족함을 느꼈다. 무엇보다 글쓰기 활동이 시험이나 평가로 끝나는 게 안타까웠다. 학생들이 직접 쓴 글을 보면서 보람을 느낄 방법을 고민하다 책 쓰기가 떠올랐다. 그는 <진짜 초등 국어 공부법>, <중학교 입학 가이드>를 쓴 작가이기도 하다.

 

배 교사는 “긴 분량의 글을 쓰고 다듬고 꼼꼼하게 피드백하고 책을 완성해 나가는 과정에 국어 교육과정에서 강조하는 요소가 모두 포함돼있다는 걸 알았다”면서 “수업 시간에 하던 글쓰기 활동을 업그레이드해 책 쓰기 동아리를 운영하기로 마음먹었다”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전교생을 대상으로 모집 공고를 냈고, 2학년 학생 12명이 신청했어요. 아이들에게 물었죠. 어떤 글을 쓰고 싶냐고요. 해리포터를 쓴 조앤 롤링이 멋있었다면서, 판타지 소설을 써보겠다더군요. ‘조앤 롤링을 이기자’ 구호도 만들고요.”

 

처음 한 달은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나 소설이 무엇인지, 어떻게 써야 하는지 공부했다. 이후 두 달은 시놉시스와 등장인물, 이야기의 흐름을 잡았다. 넉 달째부터는 각자 맡은 부분을 써서 온라인 단체대화방에 올리는 방식으로 활동을 이어갔다. 1학기에는 원고를 완성하고 2학기에는 다듬었다. 배 교사는 “학생들이 쓴 글을 하나로 모아 고쳐 쓰는 일이 가장 어려웠다”고 귀띔했다.

 

“아이마다 문체가 달랐어요. 전체적인 흐름을 고려해 글은 고치고 다듬을 수밖에 없었죠. 고민했습니다. 공들여 쓴 글을 다른 사람이 고쳐버리면 마음이 상하거나 글쓰기에 자신감을 잃을 수도 있었죠. ‘우리의 소설’을 잘 만들기 위함이라고 다독였습니다. 전체 원고를 읽어보고 나선 ‘내 글’을 고집하기보다 ‘책다운 글’을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하더군요.”

 

배 교사에게 글쓰기는 삶의 일부분이다. 누구나 표현하고 싶은 욕구를 가지는데, 표현 방식이 다를 뿐이라고 했다. 그는 “쓰는 과정에서 생각을 정리하고 글을 읽으면서 감정과 자신의 상태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며 “몰입의 즐거움, 결과물을 받아들었을 때의 보람 같은 것들을 학생들이 경험하게 해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이어 “일 년에 책 한 권 쓰기를 목표로 동아리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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