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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직생활 디자인] 공교육 정상화의 날을 보내며

‘등교한 아이들 전원 안전하게 하교하였습니다.’

 

나는 가슴을 쓸어내렸고

그들은 한나절 만에 만 보를 채우고 주저앉았다.

 

9월 4일 학교와 아이들을 지켜주셨던 모든 분 너무 고생 많으셨지요. 고맙습니다.

9월 4일 학교와 아이들을 생각하며 함께 아팠던 선생님들도 고맙습니다.

우리의 마음이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9월 4일. 공교육 정상화의 날, 병가를 제출한 선생님이 보내온 메시지입니다. 네, 저는 학교에 남은 교사입니다.

 

교사들 열망에 사회적 공감 얻어

 

9월 2일, 우리는 국회 앞을 가득 채웠습니다. 경찰 추산 20만 명, 주최 측 추산 30만 명이 모였습니다. 교사 집단의 응집력에 국민이 놀랐고, 집회 준비와 마무리까지 질서정연한 모습에 모두가 감탄했습니다. 저 역시 대한민국 교사인 것이 자랑스러웠습니다.

 

 

9월 4일. 우리는 서로 다른 선택을 했고, 그렇게 하루를 보냈습니다. 그날 학교는 마비 상태였습니다. 혹여 있을 불상사에 대비해 긴급회의를 진행했고, 학부모에게 안내장과 문자를 발송했습니다. 안전을 위해 출결 아동과 현장 체험학습 제출 아동, 그 외 결석 아동 수를 집계하며 등교한 아이들을 돌봤습니다.

 

교사 모두가 참여했다면, 공교육을 멈출 수 있었는데, 저 같은 사람 때문에 완전한 멈춤이 불가능했을까요? 당당하게 병가를 내지 않은 것이 비겁한 선택이었을까요? 연가, 병가를 승인하지 않은 관리자들은 공교육 정상화를 반대하는 걸까요?

 

지금까지 우리는 아무리 긴박한 상황에서 결정된 휴업일에도 긴급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준비해왔어요. 조리사들의 파업이 이어졌을 때도 대체식을 준비했습니다. 학교에 나올 수밖에 없는,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을 가정으로 돌려보낼 수는 없었으니까요.

 

공교육 정상화에 대한 교사들의 요구와 열망에 이제 우리 사회가 공감하고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이런 결과를 이끌어 낸 건, 9월 2일까지 7차에 걸친 집회에서 우리가 한목소리로 외쳤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9월 4일을 두고 갈라지기 시작했습니다. 관리자와 교사, 투쟁에 적극 참여한 자와 아닌 자, 동참했다고 판단한 단체와 그러지 않았다고 판단한 단체. 구분 짓고 가르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선택이든 모두 같은 마음

 

공교육 정상화의 움직임은 학교 밖에서 우리의 의사를 표현한 선생님들, 그리고 같은 마음으로 학교에 출근해 빈자리를 채운 모든 선생님이 함께 땀 흘린 덕분입니다. 어떤 선택을 했든 뜻이 다르지 않다는 것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습니다. 그날 등교한 학생들이 무사히 가정으로 돌아갔기에 지금까지 여론이 등을 돌리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긴 여정에 함께 할 동지들을 내치지 말아주세요. 이성적인 공감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오늘도 큰일 하셨어요. 부장님이 계셔서 든든합니다. 앞으로도 우리 후배들 잘 부탁드립니다.’

‘든든했습니다, 감사했습니다, 모두 함께여서 가능했습니다.’

‘왼손과 오른손처럼 역할만 달랐을 뿐, 하나의 공동체였고 함께 이뤄낸 역사로 감동적인 날이었습니다.’

 

제가 받은 메시지처럼, 학교 안과 밖에서 서로의 역할을 충실히 해낸 우리를 서로 격려했으면 합니다. 선생님이 어떤 선택을 했든 존중합니다. 우리 모두 같은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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