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과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분노, 시기, 질투와 같은 부정적 감정은 상대의 특성이나 잘못에 기인하는 것으로 여길 때가 많지만 자신의 내부에 숨겨진 선망, 불만, 열등의식, 성격의 영향을 받는 경우도 적지 않다. 오히려 누군가를 증오할 때 그로부터 감지되는 자신의 단점이나 약점을 싫어하기 때문일 수 있다. 내 약점에서 시작되는 타인 부정 미모의 여성을 보고 지성이 부족하거나 팔자가 사나울 것으로 혹평한다면 외모에 대한 열등감을 반영하는 것일 수 있다. 자신의 성격에 불만이 큰 경우에 상대방으로부터 본인의 모습이 보이면 싫어하며 버럭 화를 내기도 한다. 가난한 생활에 힘들면 졸부의 사치와 허영을 경멸하고, 취업을 못하는 이유가 능력 부족보다는 부모 탓이라고 변명하기도 한다. 상대에 대한 부정적 감정이 반드시 상대방의 탓만은 아닌 것이다. 우리는 인간관계에서 소통하며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길 기대한다. 그러나 소통은 쉽지 않다. 자신의 마음을 잘 드러내 보이기 어렵고 상대의 말도 그대로 이해하기 어렵다. 우리 자신의 감정을 잘 표현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다. 상대방의 어투나 태도의 영향도 있지만, 각자의 성장 환경과 성격에 따른 습관이나 사고방식의 영향으로 보고
감정은 주의에 반응하기 때문에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려서 잠시 감정을 완화시키는 주의분산 방법이 효과적이라고 한다. 불쾌한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다른 일을 생각하거나 즐거운 장면을 떠올리는 것이다. 기분전환을 위해 영화 감상, 산책, 운동, 맛집 가기, 쇼핑하기, 춤추기를 하거나 세탁, 요리, 청소, 정리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방법들은 어디까지나 일시적인 효과에 그칠 뿐이다. 자신의 감정 이해하고 해소해야 타인의 지지나 위안을 얻어서 감정을 변화시키기도 한다. 누구나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해주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놓이고 편안해진다. 특히 무기력하거나 우울할 때 타인의 도움이나 조언을 구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혼자가 아니라는 유대감과 친밀감은 고통스러운 감정을 따뜻하게 녹여줄 만큼 큰 보상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가 사용하는 이런 방법들은 감정 조절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 일단 발생한 감정을 억압하지 않고 충분히 느끼며 잘 파악한 후에 안전한 상황에서 언어나 행동으로 표현해야 해소된다. 감정을 유발하는 대상을 직접 대면해서 해결을 도모할 수 있고, 공포나 불안의 감정이나 상황을 피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도 마음이 편안해진
작은 시련이나 실패에도 크게 좌절하거나 낙담해 자신을 비하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큰 시련에도 쓰러지거나 포기하지 않고 자신을 믿으며 일어서는 사람이 있다. 전자는 자신에 대해 부정적이지만, 후자는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생각을 지닌다. 자신에 대한 이와 같은 사고방식은 당연히 행동과 일에도 영향을 미친다. 머뭇거리는 삶에 굴복해선 안 돼 이 영향은 이미 미국 하버드 대학의 로젠탈(Robert Rosenthal) 교수에 의한 실험에서 ‘자기충족적 예언’(self-fulfilling prophecy)으로 입증됐다. 초등학교 한 반을 임의로 정해 담임교사에게 우수한 학생들이라고 소개하고 1년 후에 성적을 비교한 결과, 다른 반 학생들보다 성적이 크게 향상됐다. 교사의 긍정적 기대와 그에 따른 노력이 학생들의 태도에도 영향을 미쳐 성적 향상을 가져온 것이다. 이 현상은 로젠탈 효과(Rosenthal effect) 또는 피그말리온 효과(Pygmalion effect)라고 불리며 교육계에 널리 알려져 있다. 자녀에 대한 부모의 적절한 기대가 자신감 고취와 동기유발 과정을 거쳐 긍정적 결과를 가져오는 경우가 많은 것도 이와 같은 원리의 작용으로 볼 수 있다. 이와
사람들은 칭찬이 고래도 춤추게 할 정도로 효과적이라고 생각하며, 칭찬을 누구나 좋아할 것으로 믿는다. 그러나 칭찬도 상투적이거나 습관적으로 자주 들으면 식상하고 어떤 행동을 촉진하는 자극이 되지도 않는다. 심지어 싫은 사람의 칭찬은 반발을 일으켜 오히려 부정적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결과 중심적 칭찬역효과 불러 칭찬이 무색해지는 이유는 우선 상대적 평가에 대한 불안 때문이다. 남보다 나은 행동을 해야 칭찬이 수반되기 때문에 언제나 평가에 대한 불안을 의식해 수행 능력이 저하될 수 있다. 시험 불안처럼 불안이 너무 강하면 제대로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상대방의 기대를 충족시켜야 하는 심리적 압력으로 큰 부담을 안게 된다. 게다가 외모나 신체에 대한 칭찬은 아첨이나 판단을 하는 것처럼 보일 위험도 있고 성희롱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칭찬과 같이 행동을 유발하는 외부 요인은 즐거움, 호기심, 흥미와 같은 내적 동기를 약화시킨다. 칭찬받기 위한 행동은 칭찬이 없으면 추진력을 잃게 된다. 칭찬의 궁극적 목적은 자발적인 동기를 강화하는 데 있으나 지나치게 의존하면 그 동기를 잃게 만든다. 칭찬해주는 사람의 눈치를 보게 되면 자율성이 저하될 수밖에 없
고슴도치는 겨울에 추위를 견디기 위해 몸을 밀착시키려 들지만 서로의 가시에 찔리지 않으려면 반드시 일정한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몇 번의 시도 후 그들은 서로의 체온을 느끼면서도 상처를 주지 않는 적당한 거리를 찾게 된다. 이것은 철학자 쇼펜하우어가 우연히 고슴도치의 행동을 관찰해 발견한 사실이라고 한다. 친한 사이도적정한 거리 찾아야 인간관계도 이와 마찬가지다. 친구 사이에도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면서 안전거리도 지켜야 한다. 지나치게 친밀하면 서로에게 상처를 주기 쉽다. 사이가 너무 가까우면 언행에서 적정선을 넘기 쉽다. 예를 들면 친하다고 반말을 하거나 별명을 부르고, 빈정거리거나 함부로 대하다가 관계가 틀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자신의 나쁜 기분을 상대에게 토로하며 정신적 부담을 주기도 한다. 친근감의 표시일지라도 상대는 싫어하거나 불쾌하게 여길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예의를 지켜야 한다. 자동차도 충돌사고를 방지하려면 안전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선을 넘지 않는 안전거리는 어떤 것인가? 사람 사이의 거리는 물리적 거리와 심리적 거리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아무리 친한 사이라 해도 종일 함께 있는 경우는 흔치 않지만 어떤 사람들은 무슨 일을
우리는 친구나 친한 사람들을 위해 쉽게 조언을 할 때가 있지만 늘 효과적인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로 인해 원망을 듣거나 입장이 난처해지는 경우도 많다. 조언은 그럴듯하게 들려도 상대방을 추궁, 비판, 훈계, 통제, 무시하는 태도를 암시할 수 있다. 상대방을 존중하거나 자신감을 북돋아 주기보다는 기분을 상하게 만들어 관계가 소원해지기도 한다. 사정을 잘 모르면서 단정하거나 함부로 재단하면 쓸데없이 참견한다고 느끼기도 한다. 게다가 도와주려는 마음속에는 상대가 나를 우러러보게 하거나 의지하게 만들려는 불순한 의도가 은연중에 내포될 수 있다. 상대방을 위한다는 인상을 주면서 내심 자기만족을 꾀하는 위선은 결국 인간관계를 망친다. 고민에 대한 경청이 우선 본디 조언은 도덕적인 성격을 지닌다. 예를 들면, 아이를 방임하지 말고 잘 돌봐야 한다는 충고는 상대방에게 의무를 강요하는 것이다. 충고를 따르지 않으면 실망하거나 불쾌하게 여길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워질 수 있고, 충고를 수긍하면 무언가 감사를 표시해야 한다는 책임도 느낄 수 있다. 조언은 상대방을 간섭하려는 의도가 숨어 있기도 하다. 간섭은 상대의 의지나 창의력과 자존감을 저하시킨다. 한동안 유행
우리는 자유와 권리, 성과를 중시하는 분위기 속에서 타인을 경쟁의 대상으로 여기며 개인 발전에만 관심을 기울이는 개인주의 사회에서 살고 있다. 그 과정에서는 다른 사람의 이익이나 복지보다는 오로지 자신의 이해관계만 우선하는 태도를 보인다. 능력주의 강조…유대감 시들 개인의 능력을 강조하며 타인과의 경쟁을 중시하면 상호 협조와 유대관계에는 무심할 수밖에 없다. 사람들은 만성적으로 외로움에 젖어 있으면서도 이웃과 진지한 대화를 나누는 경우는 별로 없고, 주변의 관여를 오히려 부담스러워하면서 혼자서 자유롭게 지내려고 한다. 그러나 혼자 살기 편한 생활구조와 1인 가구의 증가는 외로움을 유발하는 경향을 보인다. 2020년 한 기관 조사에 의하면 성인의 60%가 외로움을 느끼며, 특히 20~30대의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간의 외로움은 우리의 사회성을 차단하고 사회적 접촉을 점점 주저하게 만든다. 10여 년 전에 수행된 미국 브리검 영 대학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개인주의로 인한 지나친 외로움은 조기 사망률을 높이는 요인이 된다. 우리는 사생활 보호를 중시하며 철저히 구획화된 아파트에서 생활하면서 이웃에 누가 사는지 알지 못하고 알려고 하지 않는다.
자녀의 성적이 그다지 좋지 않으면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더 열심히 공부할 수 있을지 고심할 때가 많다. 또 업무 성과가 저조한 직원에게 어떤 피드백을 주어야 더 열심히 일할지, 가사에 동참하지 않는 남편에게는 어떻게 말해야 할지 등도 일상에서 흔히 겪는 고민이다. 칭찬은 정당할 때, 꾸중은 필요할 때 칭찬을 중시하는 입장에서는 성과가 낮더라도 칭찬을 해야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고 열심히 노력하게 할 수 있고, 질책은 사람을 정신적으로 힘들게 한다고 생각한다. 반면, 질책을 선호하는 입장에서는 부족한 점은 노력으로 만회할 수 있으므로 질책이 더 효과적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결과는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업무 실적이 낮은 직원을 격려하려고 칭찬하면 그 수준에 만족해 더이상 노력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잘하는 사람을 더 열심히 하라고 다그치고 질책하면 무력감을 느껴 포기하기 쉽다. 가사를 분담하는 남편의 부족한 점을 지적하면 분발하기보다는 포기하기 십상이다. 우리는 행복한 사회를 위해서는 칭찬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에 질책이나 꾸중을 주저한다. 그렇지만 칭찬은 할 만할 때 사실에 기초해서 해야 한다. 정확하고 현실적인 비판과 질책은 성취동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