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칼럼] 고교학점제의 민낯
“국어 쌤이 왜 우리 반 수업에 들어오셨어요? 선생님! 그럼 이번 시간도 자율학습인가요?” 학생이 무심코 내뱉은 한마디는 고교학점제를 적용하고 있는 고등학교에서 심심찮게 들을 수 있다. 대체 학교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가? 수업 시간 줄여 보충 이수시간 부여 교육부는 지난 2년간 ‘마이스터고’라 불리는 산업 수요 맞춤형 고등학교에 고교학점제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대상 학교를 순차적으로 늘리는데, 내년에 특성화 고등학교를 시작으로 2025년까지 전체 고등학교에 고교학점제를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서 말하는 고교학점제는 학생들이 본인의 희망에 따라 다양한 과목을 선택해 이수하고 일정 기준에 도달하면 졸업으로 인정받는 제도다. 대학교 교육과정처럼 본인의 관심과 흥미에 따라 교과목의 선택권을 보장해 진로를 스스로 설계한다는 좋은 취지로 탄생했다. 무엇보다 고등학교 학사 기준을 기존의 ‘단위’에서 ‘학점’으로 바꾸면서 졸업 이수 기준을 204단위에서 192학점으로 완화했다. 종전과 비교해 연간 수업 시간이 170시간 줄어드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학생의 최소 학업 성취율(40% 이상)을 보장한다는 명목으로 보충 이수 시간을 일주일간 부여했다. 문제
- 이정현 김제농생명마이스터고 교사·‘교사내전’ 저자
- 2021-08-26 1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