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교육은 가고 신고만 남는 학교
학교는 교육을 목적으로 설립됐기 때문에 학교공동체 구성원들의 갈등을 일반 사회공동체처럼 사법행정제도로 해소하려고 한다면 교육을 본질로 하는 학교의 기능은 상실된다. 학교폭력예방법(학폭법)은 학생에 대한 폭행 등을 방지하고 학생을 보호하기 위해 제정됐지만 입법의 목적이나 법령의 규정이 일반사회 구성원의 갈등 해소를 위한 처벌 규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학교특성 고려 못한 학폭법 교육행정기관과 사법당국은 엄격한 법령적용으로 명백하고 공정하고 신속한 학교폭력 사안 처리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학교 현장의 교사는 점진적이고 지속적으로 학생의 태도와 품성까지도 교육하면서, 가해학생이라는 낙인을 사전에 예방하려는 의지 때문에 법령과 교육현장 사이에는 괴리가 발생하고 있다. 학폭법은 형법에 규정된 상해, 폭행, 감금, 협박 등 형법의 범죄 유형을 적용해 가해학생의 행위 유형으로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형법은 범죄와 형벌의 관계를 규정한 국가법규범이며 형법의 원칙 중 보충성의 원칙은 형법 이외의 다른 사회적 법적 통제수단에 의해 법익을 보호하는 것이 불가능한 경우 최후의 수단으로 적용될 것을 요구한다. 특히 학생 생활지도 현장에서 교육적 수단에 의한 법익 보호를
- 임종수 성균관대 법학연구원 선임연구원 / 전 의정부호동초 교장
- 2018-11-27 1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