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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학대 받는 아이들 지원이 필요하다

최근 경북 칠곡과 울산의 의붓딸 학대 사망 사건이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경북 구미에서 친아버지가 생후 28개월 된 아들을 방치해 숨지게 한 사건이 일어나 충격을 주고 있다. 한마디로 인간의 존엄성이 파괴된 사건이라 할 수 있다. 이 아버지는 인터넷 게임에 빠져 숨진 아들을 35일간 집에 방치한 채 평소처럼 생활했고 범행을 숨기기 위해 아들의 시신을 쓰레기 봉투에 넣어 버리기까지 했다는 것이다.

경찰에 따르면 정 씨와 아내 김모 씨 부부는 3년 전인 고교 3학년 때 만나 동거를 시작해 2012년에야 혼인신고를 했다. 정 씨는 아르바이트로 생활하다 보니 형편이 어려웠고, 올해 2월부터 생활고 때문에 부부는 별거하기 시작했다. 아내는 최근 구미의 한 휴대전화 부품공장에 취직해 기숙사에 들어가며 정 씨에게 아들의 양육을 맡겼다. 아내는 경찰 조사에서 “남편이 시댁에 들어가서 살겠다고 해 믿었다”고 말했다.

이같은 현실에는 가난이 자리잡고 있다. 앞으로도 가난의 문제는 양극화 현상 속에서 무시하기 어려운 과제이다. 이러한 일들이 한국사회에서 계속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에 우리 모두가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이다. 이들의 삶을 추적하여 본다면 아마 십중 팔구는 가정이나 학교,사회에서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하고 방치된 삶을 살았을 가능성이 높다 하여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지금도 우리 주변에는 성장 과정에서 사랑을 충분히 받지 못하고 자라는 아이들이 수 없이 보인다. 그러나 이들을 접하는 세상은 차갑기 그지없어 안타까움을 느낀다.

그리고 게임 중독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사례는 이번만이 아니다. 2010년 2월에는 PC방에서 설 연휴를 포함해 닷새 동안 게임에 몰두하던 손모 씨가 사망했고 같은 해 3월에는 김모 씨 부부가 인터넷 게임에 빠져 갓난아이 딸을 굶겨 죽였다. 이 부부는 매일 12시간씩 게임을 즐기며 딸에겐 하루 한 번씩 분유만 주고 방치한 것이다.

성인의 게임 중독도 따지고 보면 청소년기에 시작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13년 조사에 따르면 게임 중독이 의심되는 청소년이 전체의 1.9%에 이른다. 청소년기에 게임 중독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어른의 통제를 벗어나는 시기가 됐을 때 폐해는 몇 배 커진다. 게임 중독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을 높이고 청소년 게임 중독에 대한 예방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

또한, 이들은 학교에서 공부가 무엇인가를 전혀 알지 못했고 세상이 얼마나 냉정한 세상인가를 전혀 감지하지 못하고 살았을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이들이 성장 과정에서 위험에 노출되기 전에 충분한 지원과 배려가 필요하다. 나아가 인간의 삶이 무엇인가를 더 깊이 느낄 수 있는 생각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교육과 직접적으로 물질적 지원을 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가 앞장서야 할 것 같다. 이런 뒷받침이 없이는 선진국 이야기도 허무맹랑한 것이 될 수 있다.

실제로 필자가 근무하는 학교에서도 아버지의 학대를 못 이겨 밖으로 돌고 있는 한 학생에게 교육적 지원을 하기 위하여 관련 기관 단체가 모여 해결 방안을 모색하였다. 하지만 학교가 병원비를 부담하지 않으면 안될 정도로 취약한 아이들에 대한 지원 체제가 매우 미약한 현실이다. 그리고 학교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중요한 일은 삶을 생각하는 교육이다. 이간의 존엄성을 중심으로 자신의 삶을 이끌어 갈 에너지를 어떻게 만들것인가 고민하는 일이며, 이제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는 경제적으로 지원 없이는 생존이 불가능한 아이들이 방치되는 사각지대를 없애는데도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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