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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그때 선생님 말씀은 잔소리로 들렸어요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인가? 그렇다. 이 질문과 답은 프랑스의 수학자요 사상가인 파스칼의 말이다. 그는 미미한 존재라는 비유로 ‘갈대’를 들었다. 갈대가 흔들리는 산길을 걸으면서 음미하기 좋은 문장이다. 우리는 삶의 여정에서 진학에서 취업, 결혼, 투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제에  직면하면서 망설인다. 이는 앞을 내다보면 어느 것이 최선인가를 생각하면서 수시로 생각을 바꾸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고개가 끄득여 진다. 요컨대 사람은 갈대처럼 ‘흔들리는’ 존재다. 특히 청소년기는 하루에도 수없이 생각이 요동을 친다. 많은 학생들의 성장을 지켜 보면서 흔들리고 흔들리며 중심을 잡아가는 모습을 발견하기에 절망하지 않는다.

 

조금 더 따져보면 우리의 생각 또는 결정은 온전히 우리만의 것일 수는 없다. 부모를 비롯한 누군가로부터 교육을 받고, 자신이 소속된 공동체가 갖는 역사, 관습은 물론이고 타인의 의견까지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가 의도하지 않았는데도 우리의 결정, 의견을 좌우하는 요소들이 넘쳐난다. 한마디로 정보의 홍수에 떠밀려가는 것은 아닌가 생각된다.

 

하루에도 우리는 수많은 이야기를 들으면서 사실 다 소화하지 못할 정보로 넘쳐난다. 특히 학교생활은 더욱 그런 상황이다. 그 많은 교과 선생님들이 쏟아내는 지식은 소화불량에 걸리기 딱 알맞다. 그래서 자신이 수용하지 못한 것은 잔소리로 버려진다. 하지만 선생님들은 이렇게 가르침이 잔소리로 버려진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당연히 학생들이 받아들여 줄 것으로 믿는다. 그러나 이것은 착각이다. 그렇지만 이 '잔소리'가 싹을 틔우는 경우도 있기에 포기하지 않는다.

 

한 졸업생이 잔소리로 여겼던 교장 선생님의 말씀을 이제야 알았다는 문자메시지를 한밤중에 보내왔다. 이 학생은 어찌보면 대단한 용기를 가진 학생이다. 무언가 자신의 생각이 새롭게 자극을 받았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이번 생각의 변화를 통해 과거의 자신과 다른 성숙에의 길로 가는 계기가 되길 기원해 본다.

 

 안녕하세요! 교장 선생님. 저를 기억하실진 모르겠지만 작년 순천동산여중 졸업생입니다. 고등학교에 입학한 지 1년이 다 되어가는 중에 오늘 우연히 선생님이 써 주신 편지를 발견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늦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문자를 드려요.


저는 지금 고등학교에 들어와 곧 1학년 마지막 시험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동안 공부도 소홀히 하고 놀기도 많이 놀았지만 이번 시험이라도 정신차려서 안하던 과목도 하고 열심히 공부하려고 합니다.

 

그러던 중 저는 학업 스트레스로 우울해져 있었는데요.  선생님께서 저에게 써 주신 편지를 엄마가 꺼내놓으셨어요.  그래서 이 편지를 다시 읽어 보고 느낀 바가 있어 이렇게 연락드립니다.


중학교 때 저는 조금 철이 없어서 선생님이 해주셨던 말씀이 다 잔소리로 들렸고, 귀담아 듣지 않았던 것 같아요. 늦게라도 감사 말씀 전하고 싶어요. 선생님 감사합니다. ㅎㅎ    oo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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