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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기록하고 스스로 평가하는 신문활용 공부

우리는 삶의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이는 인연이요, 섭리이기도 하다. 이 인연의 끈을 어떻게 엮어갈 것인가는 각자의 선택에 따라 달라진다. 어떤 학생들이 학교에서 학습에 뛰어난 성과를 거두고 마지막까지 경주하는가를 여러 해 동안 지켜봤다. 


집단적으로 성적향상을 위한 공부법 강의도 해보고 개별화 된 처방을 내린 경험도 많다. 이러한 여러 가지 지도과정에서 알게 된 것은 주어진 내용을 철저하게 분석하는 학습 습관을 갖는 게 중요하다는 점이다.


광양여중에 부임해 입학식 날 휠체어를 타고 학부모의 도움을 받아 등교하는 학생을 발견했다. 이때 머리에 스쳐간 것이 있었다. 80년대 초 무렵 장흥중학교에서 담임을 맡아 지체장애 학생을 담임하면서 겪은 일이다. 그때는 이같은 장애 학생에 대한 적절한 지도 방법을 몰라서 체육시간이 돼도 학생 자신이 원하는대로 그냥 허락하였다. 그러나 나중에 특수교육을 배우면서 그것은 나의 무지의 소치라는 것을 알게 됐다. 분명히 교사가 개입해 적절한 교육적 조치를 취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 여학생은 체육 분야보다는 아무래도 자신의 건강에 관한 관심이 높을 것 같아 구독한 일간신문의 건강관련 분야 내용을 스크랩하고 공부할 수 있도록 특수 선생님을 통해 전달했다. 이 학생에게 특별히 많은 지도를 하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내용을 꼼꼼하게 읽고 자신의 의견을 노트 가장 아랫부분에 정리하도록 했다. 시간이 갈수록 학생의 문장 분석 능력은 질이 높아져 갔다. 스스로 성숙된 독서를 하게 된 것이다. 이런 활동을 거의 1년간 지속적으로 했다.  학년이 올라가면서 글쓰기 능력은 놀라울 정도로 발전했다. 3학년 때는 각종 글쓰기 대회에서 수상하면서 자신감을 얻게 됐다.

 

이후 고등학교에 진학해서도 글 쓰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이러한 학습과정을 지켜보면서 자신의 관심이 높고 지도 교사의 격려가 뒤따르면 분명히 좋은 결과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 학생에게는 학급 친구들이 문학소녀에게 전하는 격려의 편지를 써 선물하도록 했다. 이 결과 고교 3년 과정을 순천에서 마치고 서울대학교 역사계열에 합격하는 영광을 안게 된 것이다.

 

성장해가는 아이들에게는 다양한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그리고, 자원이 필요하다. 이 학생은 신문제공을 통해 기회가 주어졌으며, 신문이라는 자원을 활용해 공부를 했다. 학생이 쓴 내용을 보고 누군가가 관심을 보이지 않으면 격려의 기회를 받지 못할 것이다. 이 학생은 격려를 통해 매일 매일 주어진 내용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자신의 의견을 만들어 갔다. 이렇게 자신의 생각을 더해가는 것은 위대한 창조 행위가 아닐 수 없다. 모든 아이에게 최고의 교육을 제공해야 하는 것은 맞다. 그러나 모든 아이가 고도의 성취를 하는 것은 아니다.스 학생 스스로, 그리고 지속적으로 자기 목표를 향하여 실행하는 것이 학업도, 인생도 성공으로 가는 길임을 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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