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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봄 이세돌과 인공지능 ‘알파고’ 사이에 벌어진 세기의 바둑 대결 이후 우리 교육계는 교육제도와 틀, 교육내용과 방법 등을 크게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에 휩싸여 있는 듯하다.

인공지능으로 대표되는 제4차 산업혁명은 기존 학교교육의 빠른 변화와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 그렇다고 외부에서 학교교육의 혁신을 강제하려고 들어서는 안 된다. 물론 학교가 외부의 변화에 대해 더디게 반응하는 측면이 있음은 분명하다. 학교 ‘밖’에서는 그것을 깨우치고픈 욕심과 조급증에서 교육의 변화와 혁신안을 만들고 학교에 강제하고픈 유혹에 빠질 수 있다. 그러나 그 유혹에 빠져서는 안 된다. 위기의식과 조급증은 학교구성원들을 개혁의 대상으로 삼고 그들을 교육개혁의 과정에서 소외시킬 수 있다. 그럴 경우에 학교개혁과 변화는 오히려 어려워지고 교육의 위기는 심화될 수 있다.

교육개혁을 주장하는 정치가나 기업가, 교육운동가들은 교육문제가 한꺼번에 해결될 수 있는 것처럼 얘기한다. 이번 대통령 선거에 나선 후보들도 예외가 아닌 듯하다. 그러나 교육문제는 결코 한꺼번에 해결되지 않는다. 우리가 기대하는 이상적인 교육은 쉽게 이뤄지지 않는다. 교육개혁에 대한 역사적 연구들은 교육의 혁신과 변화는 사회의 변화와 발전 속도에 비해 매우 더디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예컨대, 앨빈 토플러가 지적한 사회 각 부문 사이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 속도의 지체를 떠올리면 곧바로 이해할 수 있다. 앨빈 토플러는 기업의 변화 속도와 비교해 너무나 느린 교육의 변화 속도를 지적하면서 그것을 극복해야 할 문제로 얘기하고 있다. 하지만 사회의 다른 부문에 비해 상대적으로 느린 교육의 변화 속도는 교육의 본래적 속성을 상징적으로 나타낸 것이라고 생각한다. 교육의 개혁과 변화는 ‘이상향’을 향해 ‘땜질식’으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왜 이렇게 이상향을 향한 학교교육의 변화는 더디게 이뤄지는가? 한 세기의 미국 교육개혁에 대한 연구에 의하면, 두 가지 대답이 가능하다. 하나는 외부나 위에서 강제하는 교육개혁 추진과정은 교사들을 교육개혁의 대상으로 삼고 학교 교육개혁에서 소외시켰기 때문이다. 교육개혁을 외부에서 강제하는 사람들은 교육의 변화가 교실의 변화에서 이뤄지고, 그것은 이 일에 헌신하는 교사들의 열정과 경험 그리고 소망에 의해 가능하다는 점을 잊어버린다.

다른 하나는 교사들이 교육개혁을 대하는 태도 때문이다. 교사들은 교육위기의 해결책으로 제시되는 교육개혁 방안들이 학생들을 지적·도덕적으로 성숙한 사람들을 길러내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질 수 없을 경우 외부로부터 불어오는 개혁의 소용돌이에 대해 ‘이것도 곧 지나가리라’고 자위하면서 대응한다는 것이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이뤄진 교육개혁 연구들은 교육자들의 반성적인 노력이 학교교육의 혁신을 가능하게 했음을 증명하고 있다. 우리도 체험적으로 이를 확인하고 있다. 분명 학교장과 교사가 학교교육을 혁신하면서 교육의 위기에 대응하는 주체다.

교육위기에 대응하는 교육개혁은 학교에서 실천되고, 교육의 위기는 학교현장에서 극복된다. 그렇기 때문에, 교육개혁 운동가나 정치가들은 학교가 변화하고 혁신하는 데 있어서 속도가 더디더라도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학교 없는 교육개혁은 없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교육개혁과 혁신을 실천하는 주체는 학교장과 교사를 비롯한 교육자들이다. 교육자들이 자발적으로 학교혁신에 나서도록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 학교장과 교사가 없는 학교개혁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우리 교육의 위기를 극복하게 하는 것은 학부모와 학생, 정부로부터 지지를 받는 탁월한 역량을 가진 교원들의 존재와 열정임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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