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신문(충북 음성) 한병규 기자]
“몸 불편한 우릴 위해 먼 길 찾아와 무료안경까지 맞춰주셔서 고맙습니다.”
“아닙니다. 저희가 더 감동 받아서 더 고마움을 느낍니다.”
한국교총(회장 하윤수)과 다비치안경체인(회장 김인규)이 공동으로 진행하는 ‘희망사다리 캠페인’ 학생 장학안경 기증행사가 21일 충북 음성 꽃동네학교(교장 직무대리 김창희)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장은 학생과 봉사자가 서로 ‘내가 더 고맙다’는 말을 주고받는 훈훈한 장면을 연출했다.
꽃동네학교는 전교생 123명의 특수학교, 이 중 89명이 충북 음성에 자리 잡은 종합사회복지시설 ‘꽃동네’ 아이들이다. 대부분 저소득층 가정이거나 부모가 없는 가운데 장애를 안고 있어 이중고, 삼중고의 아픔을 겪고 있다.
그러나 아이들은 누구보다 환한 웃음으로 봉사자들을 맞았다. 물론 말을 잘 못하는 데다 ‘몸 언어’까지 힘든 아이들이 있어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교사들의 안내와 소통 지원이 큰 힘이 됐다
박내철 다비치안경 렌즈·양안시 연구팀장은 “특수학교 학생에 대한 선입견이 다소 있었는데, 예상과 달리 아이들의 표정이 매우 밝고 잘 따라줘 순조롭게 진행했다”고 밝혔다
학생들이 정서적으로 안정된 모습을 보인 비결은 어려운 아이들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돕고 품어준 특수교사들의 노고 덕분이었다.
김창희 교장 직무대리는 “대다수 선생님들은 주말도 반납한 채 교육을 위해 힘써주니 아이들이 학교에 와서 행복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티 없이 밝고 씩씩한 아이들의 모습에 봉사자들은 더 큰 감동, 더 큰 선물을 받았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안경이 꼭 필요한 아이들이다보니 보람도 그만큼 컸다.
신장투석을 위해 병원 입원을 앞둔 이경철(16) 군은 뜻하지 않은 ‘밝은 빛’ 선물에 기뻐했다. 김종서(17) 군은 수업시간마다 학습지에 정확한 표기가 어려울 정도로 시력이 안 좋았는데 이날 안경을 받아들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심선영 담임교사는 “종서가 이렇게 행복해 하는 모습은 처음”이라면서 “눈이 안 좋은 건지 인지적 문제인지 궁금했는데 오늘 계기로 시력 문제라는 걸 알게 돼 담임으로서 만족한다”고 말했다.
학교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 안경을 제작하러 가기 힘든 교직원 5명이 혜택을 보기도 했다.
양기수 교사는 “아이들을 위해 찾아와 맞춤형 지원을 해준 것은 학교가 생긴 이후 처음”이라며 “정말 좋은 일을 해줘 고맙다”고 말했다.
학생들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전공과 학생들은 따뜻한 커피를 내려주고 직접 구운 쿠키, 빵을 내왔다. 전문훈련을 받은 학생들의 솜씨에 좋은 재료를 엄선한 만큼 훌륭한 맛에 모두가 감탄했다. 아이들의 정성, 따뜻한 마음까지 전해져 더욱 행복하게 봉사에 임했다.
김 교장 직무대리는 “우리는 아이들에게 사회로부터 많은 혜택을 받은 만큼 반드시 기여하도록 가르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봉사자 일동은 “아이들이 잘 자립해 건강한 사회의 일원이 되길 바란다”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