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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인생 후반기, 포크댄스 강사로 다시 서다

매주 '포즐사' 동아리 운영, 공식 무대에도 출연

1975, 지금으로부터 42년 전 교육대학 1학년 체육시간에 무용 교수로부터 배운 포크댄스를 은퇴한 후 평생학습관에서 성인들을 대상으로 가르칠 줄 누가 알았으랴? 바로 나를 두고 하는 말이다. 작년 2, 교직에서 물러났으니 은퇴 2년차이다. 벌써 전직 중학교 교장, 장학관이라는 직위는 다 잊어버렸다. 회원들에게 포크댄스 강사, 선생님, 쌤으로 통한다.

 

수원시평생학습관에 포즐사라는 동아리가 있다. ‘포즐사포크댄스를 즐기는 사람들의 약칭인데 40대에서 60대 남녀가 매주 화요일 오후에 모여 세계의 포크댄스를 배우고 즐긴다. 포크댄스가 복고풍을 일으킨 것이다. ‘포즐사회원들을 보니 초등학교 때 포크댄스를 잠깐 맛 본 것이 전부라고 한다. 여성의 경우, 고교 체육시간에 배웠다고도 했다.

 

학창시절엔 포크댄스가 그렇게 재미있는 줄 몰랐다고 한다. 이들은 성인이 되어 댄스를 배우고 즐기니 아주 재미있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당연히 출석률도 높다. 얼마 전에는 알찬 프로그램의 송년회를 멋지게 마치고 신년회 일정까지 잡았다. 단체 카톡방과 밴드 움직임이 활발하다. 무엇이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까? ‘포즐사모임이 자기 시간을 기꺼이 투자하면서 즐길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 아닐까?

회원들이 말하는 포즐사의 매력을 단어로 나타냈다. 만남, 배움, 즐거움, 건강, 성취감, 무대에 서기, 환상적 등이 나왔다. 회원들은 만나서 포크댄스를 배우고 즐거움을 느낀다. 댄스 자체가 운동이 되니 건강해진다. 포크댄스 하나하나를 배울 때마다 성취감을 느낀다. 무대에서 복장을 갖추고 추는 춤은 가히 환상적이다. 평범한 사람들이 예술인이 되는 순간이다. 그 동안 공식 행사인 아름다운 동행’ ‘정조대왕 능행차 조선백성 환희마당’ ‘평생학습 축제에서 포크댄스를 선보였다.

 

사실 포크댄스의 매력은 여러 가지다. 우선 동작이 쉽고 간단하여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같은 동작이 반복되므로 누구나 따라서 할 수 있다. 몸치도 배우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더욱 매력적인 것은 남녀 파트너가 바뀐다는 것이다. 수원시주민참여예산제 워크숍에서 포크댄스의 위력을 확인했다. 초교 총동문회 등반대회 때 포크댄스를 즐긴 동문이 말한다. “내가 세상에 태어나서 53명의 남자 손을 잡아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라고.

 

포크댄스는 건전하다. 친교에 도움이 된다. 스텝이 어렵지 않고 남녀 간 접촉 부위도 손, 어깨 정도이다. 처음 배우는 사람은 포크댄스 이름과 용어를 배운다. 대형과 포지션. 스텝을 익히면 된다. 구분동작을 배우고 연결동작을 익히면 곧바로 음악과 맞춘다. 사용되는 음악은 100년도 더 된 음악인데 들어보면 우리 귀에 익숙하다. 포크댄스 나라 이름도 알고 댄스 제목도 익하면 더욱 새롭다.

포크댄스와 나와의 인연을 살펴본다. 초교 저학년 때 아무 것도 모르고 배웠다. 교육대학에 입학하여 무용시간에 처음으로 체계적으로 배웠다. 대학 축제에서는 맛보기 정도 했다. 초임지 초등학교에서 포크댄스 레코드판을 처음 접하고 음악을 테이프에 담았다. 80년대 수원 매원초교에서는 중간놀이 시간에 전교생이 운동장에서 즐겼다. 이 학교에서 4년간 근무하면서 총8회의 교직원 연수를 가졌으니 20여 가지 이상을 자신 있게 가르쳤다.

 

보이 스카우트 지도자 생활을 20년 이상 했다. 어머니 교실에서 학부모들 레크리에이션으로 포크댄스를 가르쳤다. 내가 맡은 대원들에게 포크댄스를 지도했다. 특히 야외 캠프파이어에서 추는 춤은 환상적이었다. 스카우트 지도자 훈련 강사로 참가하여 대장(隊長)이 되려는 일선교사들에게 포크댄스를 보급했다. 잼버리, 캠퍼리, 숲속생활학교 등 각종 행사에서 포크댄스는 인기가 좋았다.

 

야간대학 때 동료학우인 유치원 원장으로부터 다시 레코드판을 입수하여 다양한 포크댄스 음악을 소지하게 되었다. 서울 YMCA에서는 초등학교 교사를 위한 포크댄스 특별강습을 이수하였다. 대학에서 배우고 강습 받았다고 누구나 포크댄스 지도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나의 경우, 전문서적을 통한 자가연수 독학의 힘이 컸다. 책을 보고 동작을 익히고 음악에 맞추는 것이다. 이런 생활을 몇 년 간 한 것이 지도자 생활에 큰 도움이 되었다.

 

포크댄스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동호인 모으기다. 멋진 프로그램과 즐길 장소를 준비하지만 사람을 모으기가 어렵다. 머리를 짜 낸 것이 모인 곳을 찾아가 동의를 구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작년엔 수원예총이 주관하는 19기 예술학교에 입학하여 수강생들과 포크댄스를 즐겼다. 20기 후배 기수들에게도 강의 종료 후 포크댄스를 즐기고 점심을 함께 하면서 삶을 이야기하였다.

 

지난 5월 수원시평생학습관 인생수업 6기에서 처음 선을 보이고 동아리가 결성되어 오늘에 이르렀다. 지성이면 감천이라 했던가? 밝은 얼굴로 정성을 들여 열정적으로 꾸준히 가르치다 보니 고정 회원만도 20여 명이 되었다. 가을철에 매주 명품포도 한 박스씩 들고 오는 회원, 정성껏 간식을 챙겨오는 회원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포즐사의 꿈은 모임을 꾸준히 이어나가는 것, 그 다음은 지자체 축제출연. 인생후반기에 포크댄스 강사로의 출발, 참으로 의미가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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