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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승역에 도착하고 전철문이 열리면 승객들의 발걸음은 빨라진다. 그러나 몇 걸음도 못가 계단 앞에서 주춤거린다. 손에 쥔 휴대폰과 계단을 주시하며 천천히 오르니 뒤따라오는 승객들은 당연히 늦을 수밖에 없다. 
 
언제부터인가 출근길 모습은 손에 휴대폰을 쥐고, 귀에 이어폰을 꽂고, 보조배터리를 가방 안에 넣고, 현관문을 나서는 것이 됐다. 보행자세도 정면응시가 아니라 고개 숙인 자세다. 훗날 아이들의 그림에는 고개 숙인 사람들의 걷는 모습뿐일 것 같다. 

인간관계 왜곡하는 사회적 패스트푸드
 
상대방과의 대화도, 대면도 부자연스럽고 부담스러워졌다. 오죽하면 TV개그 코너를 보면 선배를 쳐다보지도 않고 동영상으로 인사 모습을 저장한 후, 휴대폰화면을 보여주며 지나치는 장면이 나올 정도다. 

산해경(山海經)에 의하면 중국 사람들은 우리나라를 ‘해 뜨는 동방의 예의지국’ 또는 ‘군자국’으로 일컬었다. 일찍이 공자도 자기의 평생 소원이 뗏목이라도 타고 조선에 가서 예의를 배우는 것이라고 했다. 예부터 우리의 민족성을 가리켜 ‘어진 사람이니 사양하기를 좋아하여 다투지 아니한다’ 혹은 ‘서로 도둑질하지 않아 문을 잠그는 법이 없다’하여 칭찬해 마지않았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식탁에서는 한 손에 휴대폰을 들고 식사를 한다. 휴대폰에게 가족을 빼앗겨버렸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이어폰을 꽂고 길을 걸을 때도 오로지 휴대폰만 주시한다. 보행자와 부딪힘, 계단에서 낙상, 횡단보도에서 눈을 떼지 않으니 보행신호인지 정지신호인지 옆 사람 움직임을 감지하며 걷는다. 오죽했으면 광고 전단을 바닥에 부착하고 경고문 스티커를 보도블록에 붙였을까.
 
스마트폰 중독이 불행을 초래한다는 것은 사실 새로운 뉴스도 아니다. 스마트폰 블루라이트, 디지털 격리증후군, 팝콘브레인, 거북목 증후군, 손목터널 증후군, 스트레스증후군, 유아 스마트폰 증후군, 스몸비, 버스몸비…. 
 
모든 것이 이어진 초연결사회에서 캐나다 작가 마이클 해리스는 SNS는 영양가 없는 관계만 채워주는 사회적 패스트푸드라고 경고했다. 펩타이드 효소가 적게 나와 비만의 악순환이 이어지듯 스마트폰에 많이 노출될수록 면대면의 기회는 줄어들어 인간관계의 상실도 가져오게 된다. 
 
담배처럼 유해표시 명시할 필요

사회적 패스트푸드만 먹고 사회적 비만아가 되지 않으려면 손에서 스마트폰을 해방시켜야 한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층수 숫자만 보지 말고 이웃에게 먼저 인사하는 것부터 시작하자. 
 
아울러 스마트폰을 만든 대기업과 통신업체들은 스마트폰 중독에 대한 윤리적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 국민건강증진법 및 담배 유해성 관리에 관한 법률안에 의거 담뱃갑에 청소년 유해표시를 한 것처럼 폰을 켤 때 화려한 음악과 자사 로고가 나오는 대신 장시간 스마트폰 사용의 유해성을 명시할 필요가 있다. 적정 휴대폰 사용시간을 적극 안내할 필요도 있다.
 
또한 스마트폰 중독자들이 면대면 의사소통을 잘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오프라인 행사를 개최하고 정신건강 회복·치유를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진행하는 일에도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