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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왜 교육감이 되고자 하는가?

선거의 계절이 다가오고 있다. 6월 13일 지방선거일이면 여지없이 교육감 선거도 치를 것이다. 교육감을 직선으로 뽑는 나라는 미국의 일부 주(州)와 한국이 있는데, 지도자를 직접선거로 뽑는 것만이 민주적이라는 착각에서 오는 현상일 지 모른다.



모든 권한을 교육감이 쥐고 있다

교육감은 정무직차관급으로 조선시대 도백(道伯) 또는 지방장관에 해당하는 지방교육행정의 총수라 할 수 있다.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에 보면 교육감은 ‘국가행정사무 중 시·도에 위임하여 시행하는 교육·학예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는 집행기관’이라고 적시하고 있다. 교육감의 관장사무는 조례안·예산안·결산서의 작성(또는 편성) 및 제출, 교육규칙의 제정, 학교와 교육기관의 설치·이전 및 폐지, 교육과정의 운영, 과학·기술교육·평생교육 등의 진흥, 학교체육·보건 및 학교환경정화, 학생통학구역, 교육·학예의 시설·설비 및 교구, 재산의 취 득·처분, 특별부과금·사용료·수수료·분담금 및 가입금, 기채·차입금 또는 예산 외의 의무부담, 기금의 설치·운용, 소속 국가공무원 및 지방공무원의 인사관리 등에 관한 사항이다.


교육감은 시·도에 위임된 교육·학예에 관한 행정권, 인사권, 재정운영권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일부 권한을 지역교육청이나 직속기관의 장에게 위임하고 있지만, 그들을 교육감이 임명하니 모든 권한을 교육감이 쥐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세간에서는 교육감을 ‘교육소통령’이라 칭하기도 한다. 주어진 권한과 관장하는 업무가 무거운 만큼 교육감의 일상은 과중한 업무 스케줄에 매여 있다. 아침 출근과 동시에 당일 주요 업무 스케줄을 확인하고, 부교육감·교육국장·행정국장·비서실장 등과 함께 조회를 열어 당면한 현안을 논의 한 다음, 각 부서에서 올라온 주요 사안에 대하여 결재를 한다. 또 민원인 접견이나 시(도)의회 본회의·국경일 기념식·범국가적 행사·교육행사·주요 지역행사 등의 참석, 일선학교·교육기관·교육시설 건설현장 방문, 교사 및 학부모 연수회 특강, 학교급식 현장 불시 점검, 본청 주요 간부·지역교육장·직속기관장이 참여하는 주간확대간부회의 등 매일 또는 수시로 주어지는 업무를 소화해야 한다. 연례 업무 또는 행사로는 연간 업무추진계획보고회, 시(도)의회 사무감사, 국정 감사, 전국체전, 소년체전,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 전국 시·도교육청평가, 수 능시험, 교직원 임용평가, 교원단체 및 교원노조·공무원노조·비정규직노조와의 단체교섭, 교원 및 일반직 정년퇴임식 등을 주관해야 한다. 이 밖에도 다 나열할 수 없는 일상적 또는 돌발적 업무와 행사가 수없이 많다.


교육감이 되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교육감직을 수행한다는 것은 과중한 업무 부담뿐만 아니라 수많은 고뇌와 아픔을 감내해야 하고, 고위공직자로서 언행을 절제해야 하며, 사생활의 많은 부 분을 포기하고 살아야 한다. 심지어 가벼운 치료를 위해 병원에 가는 것마저 조 심스럽다. 교직원 인사, 중요한 교육정책 결정, 교직원이나 학생 징계, 어려운 민원의 처리, 상부기관의 불합리한 지시나 요구 등에 대한 의사결정이 있을 때는 깊은 고뇌와 시름을 겪어야 한다. 학생이나 교직원에게 사고가 생기거나 대입 수능시험을 앞두고는 밤잠을 설치기도 한다.


나는 교육감직을 수행하면서 보람과 희열을 느낄 때도 많았다. 우선 대전시교육감을 내리 3선하면서 대전 시민들과 교육가족들에게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 2006년 8월 3일 취임 당시 모든 면에서 침체와 낙후의 늪에 빠져있던 대전교육 을 2년 만에 전국 최우수 교육자치단체로 탈바꿈시킨 덕분이 크다. 2008년 이후 대전시교육청은 줄곧 시·도교육청 평가,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 학교급식개선 종합평가, 특수교육정책 평가, 진로교육평가, 특성화고 취업률, 부패방지 시책평가, 전국청소년과학탐구대회, 학생창의력올림픽대회, 전국학생과학발명경 진대회 등 모든 분야에서 발군의 실력을 보이며 전국 최우수 교육청임을 증명해 보였다. 나의 경영철학과 리더십에 공감하고 대전교육 환골탈태를 위해 묵묵히 헌신해준 간부들과 교직원들 그리고 학부모님들에 대한 감사함이 지금도 가슴속에 가득하다. 공직자인 교육감이 섬겨야 할 시민으로부터 신뢰와 사랑을 받는 것보다 더 영예로운 보상이 어디 있겠는가. 모든 것이 감사할 뿐이다.


난 교육감이 되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당신은 왜 그 자리에 앉고 싶냐’고. 교육감을 하고 싶은 사람들은 이 물음에 양심으로 답해야 한다. 지위를 통해 대중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권력을 향유하며 재물을 축적하거나 가문의 영광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아예 교육감을 포기하라. 그런 사람들은 교육감으로서 성공하지도 못하고, 존경받지도 못하며, 국가와 사회에 해독만 끼치기 십상이다. 그동안 뇌물수수나 불법행위로 감옥에 가거나 불명예 하차한 교육감들이 어디 한둘인가.


고위공직자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국민의 공복인 공직자는 그의 임기 동안 국민이 부여한 권위와 권력을 오로지 국가발전과 그의 주인인 국민의 행복을 위하여 사용해야 한다. 국가와 국민을 헌신과 희생으로 섬겨야 하며, 기대할 것이 있다면 국민이 보내는 사랑과 국가발전에 기여한 보람뿐이다. 공직자가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하다가 죽을 수 있다면 행복한 일이다. 자신의 건강부터 챙기고 일한다는 공직자는 진정한 국민의 공복이 아니다. 전쟁터에 나가는 장수가 자신의 목숨부터 생각한다면 그는 진정한 장수가 아닌 것과 다름 없다. 고위공직자는 자신이 맡고 있는 모든 업무와 그 결과에 대해 무한 책임을 져야 하며, 그 책임을 누구에게도 전가할 수 없다. 고위공직자가 보통사람과 다른 것은 사명감과 책임감 때문이다. 공직자는 내가 누구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 끝없이 자문하고 그 존재의 이유에 충실해야 한다.


지방 교육의 총수가 꼭 명심해야 할 몇 가지 조언

나는 대전교육을 경영하면서 몇 가지 리더십의 원칙을 견지했다.

우선 철저히 인재경영을 했다. 이 세상의 그 어떤 결과도 결국 사람이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다. 기대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사람을 바꾸든지 변화시키든지 해야 한다. 인재를 등용할 때는 그의 능력과 적성 그리고 가능성과 성품을 봐야 하는데, 가장 중요한 인재의 속성은 성실성과 노력하는 태도다.


둘째, 교육감의 리더십 발휘는 마치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처럼 했다. 각기 다른 소리를 내는 악기들이 모여 하모니를 이루고 아름다운 선율을 창조해내는 것처럼 각기 다른 적성과 전문성을 가진 인재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그들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협업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여 조직의 총체적 경쟁력을 이끌어내고자 했다. 중요한 사업을 계획하고 추진할 때는 관련 참모들을 모두 참여시켜 자유롭게 토론하고 합의점을 찾도록 했다. 그래야 교육감과 참모들이 그 사업에 대해 깊이 이해하고 책임의식을 가지며 공 동운명체적 헌신성을 가질 수 있다.


셋째, 간부들과 참모들에게 일을 맡길 때는 교육감이 목표와 방향을 분명히 제시하고 그들의 직무수행에 자율과 재량을 최대한 허용한 다음 그 결과에 대해서는 분명히 책임을 지도록 했다. 물론 성공적 결과에 대해서는 보상을 확실 히 했다. 그래야 창의성을 발휘하고 책임의식을 가지며 좋은 결과 도출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


넷째, 조직을 이끄는 데 머리나 권위로 다스리지 않았다. 가슴으로 설득하고 이해시키며 솔선수범하는 소통과 공감 그리고 솔선의 리더십을 실천하려 노력했다. 물리적 권위보다 도덕적 권위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자발적 참여와 노력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지방 교육의 총수가 될 교육감들에게 꼭 명심해야 할 몇 가지 조언을 드린다. 첫째, 교육의 본질과 핵심적 가치는 아이들이 타고난 소질과 적성을 계발하여 자아를 실현하도록 돕는 것이다. 또 민주시민으로서 기본적 삶을 영위하며 상위학습을 소화하기 위한 기초학력을 보장해주고, 지·덕·체가 균형있게 발달한 전인(全人)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도와주는 것이다. 교육은 결국 아이들 각자가 타고난 잠재능력을 긍정적 방향으로 최대한 발달시키는 것이며, 각기 다르게 발달한 사람들이 상호보완적으로 기능하며 협력 사회의 완성을 꾀하는 것이 궁극적 지향점이다.


둘째, 학교는 모름지기 학생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호기심과 동기를 부여하며, 소질과 적성을 계발하여 자아를 실현하는 미래지향적 인재를 길러내야 한다. 그리고 개인의 적성·관심·흥미·능력에 따라 개별화 맞춤식 교육을 전개하여 진로선택의 폭이 넓고 모두가 성공할 수 있는 교육 패러다임으로 혁신해야 한다.


셋째, 우리나라는 연방제 국가가 아닌 단일국가이고, 단일국가의 정부는 하나 뿐이다. 그래서 공교육 체제 하에서 교육정책을 포함한 모든 정책결정권은 정부가 중심을 잡아야 한다. 지방자치단체의 장인 교육감은 국가(정부)가 정한 교육 정책의 범위 내에서 법령이 허용한 집행권만을 수행하는 것이다.


넷째, 대한민국헌법, 교육기본법, 유아교육법, 유아교육법시행령, 유아교육법 시행규칙, 초·중등교육법, 초·중등교육법시행령, 학교급식법, 학교급식법시행령, 학교급식법 시행규칙, 교육공무원법, 교육공무원법시행령, 고등교육법, 고등교육법시행령, 평생교육법, 평생교육법시행령, 평생교육법 시행규칙, 지방교육 자치에 관한 법률 등 교육감직을 수행하는 데 필수적으로 조회해야 할 교육관련 법들을 자주 접하고 숙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