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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老子가 우리에게 이른다… ‘爲學日益 爲道日損'

‘노자의 도덕경’ 완역본 펴낸
김정봉 서울 마포평생학습관 행정지원과장

 

춘추시대 철학자 노자의 도덕경은 2500년 전에 쓰인 도가 경전이다. 동학철학의 매력에 빠진 전 세계 지성인들이 가장 즐겨 찾는 사상서다. 성경 다음으로 가장 많이 번역된 책이기도 하다. 도덕경에 대한 주해(註解)는 각양각색이다. 5000여 자에 불과하지만, 노자에 대해 알려진 게 적고 남긴 저서는 도덕경이 전부라 그의 사상과 뜻을 가늠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도덕경을 탐독하다 혼란스러워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김정봉 서울 마포평생학습관 행정지원과장도 다르지 않았다. 노자가 전하는 이야기를 책마다 다르게 해석하고, 한 권의 책 안에서도 해석이 일관되지 않아 안타까움을 느꼈다. 김 과장은 “한 시대를 대표하는 위대한 사상가의 본의(本意)를 찾아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했다”며 출간 이유를 설명했다. 
 

그가 최근 펴낸 ‘치자(治者)와 현대인을 위한 노자의 도덕경’은 도덕경 주해서 가운데 최고로 꼽히는 ‘하상공본’과 ‘왕필본’을 바탕으로 현대적인 해석을 더한 새로운 완역본이다. 전체 문장 하나하나를 짚어가면서 주석을 달고 일관성 있게 설명한 게 특징. 
 

김 과장은 “도덕경의 큰 흐름은 ‘다스리는 이(治者)의 도리’에 대한 내용”이라며 “오랜 공직생활 동안 형성된 공직자관이 도덕경을 완역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도덕경 구절 가운데 널리 알려진 게 제8장 ‘상선약수 수선리만물이부쟁(上善若水 水善利萬物而不爭)’이다. 글자 그대로 번역하면 ‘높이 있는 선은 물과 같다. 물과 선은 만물을 이롭게 하면서도다투지 아니한다’는 뜻이다. 
 

학자들은 ‘상선’의 의미를 최상의 선한 덕 또는 성인을 가리킨다고 해석한다. 하지만 김 과장은 ‘상선’의 ‘상’을 하늘이나 군주 등 높이 있는 존재로 봤다. 즉 ‘상선’은 높이 있는 존재가 베풀어야 할 ‘선’을 가리킨다는 것이다. 그는 “물의 특성을 통해 윗사람이 갖춰야 할 덕목을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했다. 
 

“물은 만물이 생존하는 데 꼭 필요한 것입니다. 물이 땅에 머물면 가장 낮은 곳부터 찾아가지요. 생존이 달린 물질은 권력이 높거나 귀한 신분을 가진 자가 먼저 취할 것이 아니라 대중에게 먼저 주어져야 한다는 겁니다. 그래야 백성들이 다툼 없이 평온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죠.”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학생들을 가르칠 때는 도덕경의 제48장 ‘위학일익 위도일손 손지우손 이지어무위 무위이무불위(爲學日益 爲道日損 損之又損 以至於無爲 無爲而無不爲)’와 같아야 한다고 했다. ‘학문을 하는 길은 날로 더해가는 것이나 도를 깨달아 가는 길은 날로 덜어내는 것이다. 덜어내고 또 덜어내면 무위에 이르니 무위하면 하지 못함이 없다’는 뜻이다. 
 

“학문은 지식을 익혀 지혜를 얻는 일이기에 훌륭한 지혜는 지식의 양과 질에 비례할 수밖에 없습니다. 도를 익히는 건 우주와 만물이 태어나고 소명하는 섭리를 깨닫는 것입니다. 근원에서 시작해 과거, 현재에 이르는 과정에서 이치를 찾고 이를 미래로 연결, 꿰뚫는 것을 말하죠. 그러자면 학문이 바탕을 이뤄야 합니다. 하나의 이치를 깨달을 때마다 이를 뒷받침 하는 지식은 쓰임을 다하고 덜어낼 수 있다는 뜻이에요. 앞으로 교육의 방향은 이 구절처럼 지식을 융합할 줄 아는, 통섭 능력을 가진 인재를 기르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할 것입니다.”
 

김 과장은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정치 지도자와 교육자들에게 도덕경을 권하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