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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글로벌 인재 “한국서 세계를 배운다”

우리 정부 초청 104개국 430명 귀국환송식 열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한국어가 너무 어려워 졸업이 1년 늦어졌지만 그만큼 좋은 추억도 늘어났어요. 한국의 애니메이션은 세계 최고라는 걸 알게 돼, 졸업 후 한국의 관련업체에 취업하고 싶습니다.”

 

‘정부초청 외국인 장학사업(GKS, Global Korea Scholarship)’을 통해 성균관대 미디어학부를 이달 말 졸업하는 알렉산드라(멕시코)씨는 이렇게 소감을 남겼다. 어학연수를 정규과정(1년) 내에 통과하지 못한 것까지 추억으로 승화할 만큼 좋은 경험을 쌓았다는 그. 최근 다녀온 강릉의 바다가 매우 아름다웠다는 평과 함께 스마트폰 사진을 보여주며 환하게 웃었다.

 

 

14일 경기도 분당 소재 교육부 국립국제교육원(원장 송기동) 1층 다목적홀에서 이달 말 졸업을 앞둔 GKS 외국인 장학생들을 대상으로 귀국환송회가 열렸다. 이날 104개국 430명(학부 30명, 석사 352명, 박사 48명)이 참석해 그동안의 소회를 나눴다. 뷔페 오찬과 함께 진행된 이날 행사에서 러시아, 루마니아, 몽골, 보츠와나 등 피부색이 다른 졸업생들은 김치전, 잡채 등 한국음식을 접시에 담은 후 척척 입으로 가져갔다. 유창한 한국어로 “김치전 맛있어요”라며 엄지손가락을 드는 모습에서 ‘한국사랑’이 배어나왔다.

 

GKS는 교육교류 활성화, 개발도상국 등에 대한 교육부문 공적개발원조 차원에서 지난 1967년부터 시작했다. 어학연수 1년을 포함해 전문학사 3년, 학사 5년, 석사 3년, 박사 4년 등으로 구성됐다. 입·출국 항공료, 정착지원금, 생활비, 의료보험료, 어학연수비, 등록금, 연구비 등을 지원한다. 

 

지난해 8월 31일 기준으로 8119명이 초청됐으며, 졸업 후 4600여명의 GKS 동문들은 세계 각국에서 정·재계와 학계를 아울러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최근에는 다양한 분야의 산업이 발달한 우리나라에 아예 눌러 앉는 인원도 늘고 있다. 인기 방송프로그램 ‘비정상회담’의 일부 출연자들이 GKS 출신이다.

 

이동훈 교육부 국립국제교육원 정부초청장학팀장은 “비정상회담에 출연하는 샘 오취리(가나), 다니엘(독일) 등이 GKS 출신”이라며 “요즘 잘나간다고 얼굴보기 힘들다”고 농담을 곁들였다. 이 팀장은 “얼마 전 장관까지 배출했을 정도로 영향력 있는 인재를 배출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의 국제적인 지위, 경제 상황을 비춰봤을 때 연 1000명 정도로 늘어나야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이날 우리은행에 다니는 페루자(우즈베키스탄)씨, 구글코리아 취업에 성공한 코죠비(토고)씨 등이 선배 자격으로 참석해 한국에서 취업하는 비결과 회사문화 등을 안내했다.

 

최영한 교육부 국제협력관은 “졸업생들 모두 한국에서 경험한 것을 토대로 고국의 발전을 꾀하는 동시에 한국과의 우호·친선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GKS가 더욱 활성화 될 수 있도록 홍보사절 위촉, 해외 동문회 및 초청 연수개최 등 지원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 석․박사 마쳐 영광”
 獨 아그네스 씨 告別辭

 

“한국정부 덕분에 석사, 박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어서 고맙게 생각합니다. 한국에서 배우고 체험한 소중한 경험들을 평생 잊지 않고 양국 간 가교 역할을 할 것입니다.”

 

GKS로 우리나라에서 석·박사학위를 마친 아그네스(사진·독일·홍익대 판화 박사)씨는 귀국 환송회 졸업생 대표로 고별사를 낭독했다. 그의 표정에는 미소와 시무룩함이 교차됐다. 10년 가까이 경험했던 한국에서의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간 듯 했다.

 

아그네스 씨는 영국과 벨기에를 오가며 미술 공부를 하던 2009년 GKS를 신청해 우리나라에서 석·박사를 마쳤다. 석사학위를 받은 뒤 고국으로 돌아간 그는 박사학위까지 도전해야겠다는 생각에 2014년 한국행 비행기에 재차 몸을 실었다. 미술, 음악 등 예술계의 공부는 유럽이 더 나을 것이란 인식을 뒤집고 한국을 택한 것은 이채롭게 여겨진다.

 

이에 대해 아그네스 씨는 “많은 분들이 유럽이 한국보다 미술공부에 더 낫지 않느냐고 묻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한국 역시 유럽 못지않게 미술이 발달한데다 동양철학과 문화 등 서양에서 익힐 수 없는 부분이 존재해 오히려 더 나은 면이 있다”며 “요즘 유럽에서 K-POP, 김치 등 특유의 문화에 대한 호기심이 늘어난 부분도 한 몫 했다”고 설명했다.

 

동·서양을 아우르는 미술 실력을 갖춘 덕에 우리나라에서 다양한 ‘글로벌’ 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그는 2017년 KT 드림스쿨 글로벌 멘토링, 2016년 서울시 글로벌 인턴십에 참가했고, 2015년에는 통일부 주최 ‘통일공모전’에서 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졸업 후 일단 고국으로 돌아가 가족들과 많은 시간을 보낼 계획이다. 특히 최근 무릎을 수술한 어머니의 곁을 지키고 싶다. 그는 “부산에서 어학연수하며 즐겨 찾았던 광안리 해수욕장, 그리고 된장찌개 맛이 그리울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