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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하락하는 전세가, 대안은 ‘전세금 반환보증’

 

[신상희 한국금융투자자보호재단 책임연구원] “35년 평생 모아놓은 전재산인 전세금 1억3000만 원을 받지 못하게 돼 삶의 희망을 잃어버렸습니다.” 
 

최근 한 세입자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린 글이다. 집값과 전세값 하락이 심상치 않다. 1월 28일 기준 KB부동산에 따르면 서울의 경우 아파트 매매가와 전세가가 연초 이후 매주 하락세이다. 특히 전세가격은 전주 대비 -0.11% 하락했다. ‘깡통전세’ 사례도 심심찮게 들린다. 깡통전세란 전세보증금과 주택담보대출을 합친 금액이 주택 가격보다 높아 경매를 하더라도 전세자금을 돌려받기 어려운 주택을 말한다. 
 

전세금은 곧 내 집 마련을 위한 종자돈이고 그 규모도 억 소리가 나는 목돈이므로, 우리 같은 서민들에게는 절대 잃어서는 안 되는 피 같은 돈임이 분명하다. 깡통전세에 맞서 내 전세보증금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최근 전세 계약 종료 후 집주인이 전세보증금을 반환할 수 없을 경우, 보증기관이 대신 책임지고 전세보증금을 돌려주는 ‘전세자금 반환보증’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가입 조건 따져보고 정하자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상품으로는 주택도시보증공사(이하 HUG)에서 판매하는 ‘전세보증금반환보증’과 SGI서울보증(이하 SGI)에서 가입할 수 있는 ‘전세금반환신용보험’이 있다. 각 상품은 집주인이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할 경우 대신 준다는 핵심이 같지만 가입요건, 보증금액, 보증료 등 상품 특성은 상이하므로 잘 비교하고 선택할 필요가 있다.
 

먼저 주요 가입요건을 살피면 두 상품 모두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받은 1년 이상의 전세계약(임대차계약)을 대상으로 한다. 가입가능 주택의 폭은 대동소이하되 SGI상품이 좀 더 넓은 편이다. HUG는 아파트, 단독주택, 다가구주택, 다세대주택(연립주택), 주거용 오피스텔일 경우 가입 가능한데 SGI는 여기에 ‘주거용 오피스텔’까지도 허용되기 때문이다.
 

보장 대상인 전세보증금 요건은 어떨까. 이 역시 SGI가 보다 후한 편이다. HUG상품은 전세보증금이 수도권 7억 원 이하, 그 외 지역 5억 원 이하일 경우에만 가입이 가능하나 SGI상품은 주택유형이 아파트라면 제한이 없다. 그 외 주택일 경우라 할지라도 한도가 10억 원 이내라서, 고액 전세보증금인 세입자도 가입이 가능하다.
 

다만, 전세보증금 관련 보증보험인 만큼 선순위채권 이야기를 빼 놓을 수 없다. 선순위채권이란 전세보증금보다 우선변제권이 인정되는 담보부 채권, 즉 집주인이 내 전세보증금에 우선해 갚아야 할 의무가 있는 금액을 말한다. HUG상품은 선순위 채권금액이 주택가격의 60% 이하인 동시에, 선순위채권과 내 전세보증금을 합한 금액이 주택가격의 100%를 초과하지 않아야 한다. SGI상품은 조건이 보다 까다로운 편이라서 선순위 채권이 주택가격의 50%를 초과해서는 안 된다. 또한 HUG상품이든 SGI상품이든 다가구(단독) 주택일 경우에는 나보다 먼저 전입 신고한 세입자의 전세보증금까지 선순위 채권금액에 포함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SGI와 HUG 상품 모두 가입을 위해 집주인에게 허락을 구할 필요는 없다. 다만 HUG 상품의 경우, 세입자인 가입자가 ‘집주인에게 전세금을 돌려받을 권리’(전세금채권)를 HUG에게 넘겨준다는 ‘전세금반환 채권양도계약’을 추가로 체결한다. 이 계약은 집주인 세입자, HUG가 함께 체결하거나 세입자와 HUG가 따로 체결한 후, 집주인에게 내용증명으로 통지하는 방식도 가능한데, 후자의 방식으로 진행할 경우 집주인의 동의가 불필요하다. 과거에는 HUG가 내용증명 우편을 보낸 후 집주인이 해당 이를 수령했는지 유선 상 확인하고 가입을 최종적으로 승인했으나 현재는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만을 단독으로 이용할 경우 해당 절차를 진행하지 않는다. 그러니 반환보증 가입 신청 후 집주인 때문에 가입이 취소될까 염려는 하지 않아도 좋다.
 
연말정산 세액공제까지 가능

 

억대의 전세자금을 보증하는 보험이다 보니 ‘보험료가 너무 비싸지 않을까?’라는 우려가 들 수도 있다. 아파트의 경우 연 보증료율은 HUG상품이 0.128%였고, SGI상품이 0.192%였다.(2019년 2월 초 기준)
 

가입자가 납부해야 할 보증료는 ‘보증금액×보증료율×가입기간(연)’으로 산정된다. 전세보증금이 1억 원인 전세계약(2년)으로 HUG상품에 가입할 경우, 납부해야 하는 보험료는 총 25만 6000원이다.(=1억 원×0.128%×2년) 적은 금액은 아니지만, 고작 20여 만 원으로 2년 뒤 전세자금 1억 원이 날아갈 위험을 완벽히 대비할 수 있으니 합리적인 지출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HUG상품이든 SGI 상품이든 전세보증금과 선순위채권 합계금액에 따라 실제 보증료율이 할인 또는 할증될 수 있다. 또한 HUG 상품은 저소득층(연소득 4000만 원 이하), 다자녀(3인 이상), 신혼부부(연소득 6000만 원 이하, 혼인기간 5년 이내) 등 사회배려계층에 속할 경우 보증료 할인(40~50%)을 받을 수도 있다.
 

해당 보증료는 연말정산 시 특별세액공제 대상이기도 하다. 단, 보증대상 전세보증금이 3억 원을 넘지 않아야 하며 공제율은 보증료의 12%(지방소득세 포함 시 13.2%)이다. 즉, 상기 전세보증금 1억원(2년)에 대하여 보증료로 25만 6천원을 납부할 때, 연말정산 시 세액공제로 3만3792원을 돌려받을 수 있다. 해당 납입내역은 국세청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를 통해 자동적으로 확인 가능하므로 가입자가 별도의 증빙서류를 수집하거나 준비할 필요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