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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 투자할 때, 증권사가 알려주지 않는 것들

DLS(Derivatives Linked Securities)라는 펀드 들어보셨어요? 많게는 원금의 95% 이상 손실이 나고 있습니다. 그 상품 구조를 온전히 이해하는 것은 몹시 어렵습니다(사실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독일 국채의 금리에 연동된다는데, 그러니 투자자들이 진짜 제대로 알고 투자했는지 궁금합니다. 하나은행에서 판매한 DLS로 큰 손실을 본 저희 처이모님은 연세가 83세이십니다.

 

 

도박의 원칙과 크게 다르지 않은 ELS

기본적으로 펀드는 투자자가 낸 돈을 운용사가 굴려서 수익을 내는 구조입니다. 가장 흔한(?) ELS(주가연계증권)나 ELF(주가지수연계펀드)는 올 상반기에만 투자액이 70조 원을 넘습니다. 이렇게 인기가 좋은데 과연 제대로 이해하고 투자할까? 제가 실제 투자하러 증권사나 은행 창구에서 깊이 물어보면 판매 직원도 다 답을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ELS 구조는 ‘삼성전자 주가가 1년 동안 4~5만 원 안에서만 움직인다면 약정된 수익 4%를 지급하지만, 만기가 됐을 때 주가가 4만 원 밑으로 떨어지면 손실이 난다’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올해 롯데 자이언츠의 성적이 7~10위안에 든다면 약정한 수익률 5%를 지급하는 상품도 가능합니다(그러니 도박의 원칙과 크게 다르지 않다). 대표적인 기초자산(편입되는 상품)은 코스피지수나 홍콩H지수 같은 지수도 있고, 삼성전자 같은 특정 기업의 주가도 있습니다. 이들 지수가 하락해서 범위를 벗어나면 원금 손실이 크게 납니다.

 

물론 주가가 오를 경우에도 손실이 날 수 있습니다(기본적으로 비대칭 수익구조이기 때문이다). 좋은 상품은 주가가 내릴 때 위험은 제한돼 있는 반면, 주가가 오를 때 위험은 제한이 없는 상품입니다. 주가가 범위를 벗어나 하락할 때 큰 손실이 날 수 있다는 말을 증권사는 “하방위험으로 ‘KNOCK IN’ 구간을 벗어나면 하방손실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라고 어렵게 설명합니다.

 

그들만의 리그 … 사모펀드

사모펀드는 그야말로 사적인(Private) 펀드입니다. 보통 49명 이하가 투자하고, 최소 1억 원 이상 보통 수억 원, 수십억 원씩 투자합니다. 한해 사모펀드 투자액이 300조 원이 넘습니다. 홈플러스를 6조 원에 인수한 토종 펀드 MBK도 일종의 사모펀드입니다(놀라지 말자. 국내 은행에 10억 원 이상 예금만 600조 원에 달한다).

 

당연히 사모펀드는 공모펀드보다 더 위험합니다. 금융당국의 규제도 덜 받습니다. 그만큼 위험을 인지하고 스스로 책임지는 투자입니다. 당연히 상품이나 사모펀드 운영사의 능력도 큰 차이가 납니다. 그러니 자산시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뛰어들어야 합니다.

 

펀드 투자 7계명, 이것만 알고 투자하자

01 _ 원금 손실 가능성을 분명하게 확인해야 합니다.

창구 직원이 “설마 그렇게 되겠어요?”라고 답해도 분명하게 원금 손실이 가능한지 확답을 들어야 합니다(당신이 증권사 판매직원이라면 수익 위주로 설명하겠는가? 손실 위주로 설명하겠는가?).

 

02 _ 수수료를 확인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HSBC은행이 운용하는 ‘A펀드’를 우리은행에서 판매할 경우, 우리은행은 판매수수료를, HSBC은행은 운용수수료를 뗍니다. 보통 판매수수료는 한 번 떼지만, 운용수수료는 매년 떼는 경우도 있습니다. 좋은 상품에 가입해서 만약 수익률이 5%나 났어도 판매 수수료 1% + 운용수수료 2% + 그리고 수익에 15.4%를 세금으로 내고 나면…? 사실상 은행 예금이자 수익과 별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03 _ 가장 중요한 것은 시장움직임을 이해해야 합니다.

흐름을 어느 정도는 짚고 있어야 합니다. 특히 ‘금리 움직임’이 중요합니다. 금리는 시장에 돈이 얼마나 풀리는지를 결정합니다. 시장에 풀린 돈의 양은 경기를 좌우하고, 자산의 가격을 결정합니다. 금리 움직임을 이해하지 못하고 펀드에 투자한다면, 이는 ‘해가 지는 시간도 모르고 산에 오르는 것’과 같습니다. 최소한 ‘경기 확장’ 국면인지, ‘경기가 하강하는 시점’인지는 알아야 합니다. 지금은 분명하게 후자입니다.

 

04 _ 인기 좋은 상품을 주의해야 합니다.

인기가 좋다는 말은 이미 그 상품에 투자자들이 계속 몰렸다는 뜻입니다. 또 그 상품이 손실 없이 수익이 꾸준히 났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는 그 상품에 편입된 지수나 기업의 주가가 꾸준히 올랐다는 뜻인데, 지수나 주가는 계속 오를 수는 없습니다. 또 계속 올랐다면 떨어지기 마련입니다. 특히 언론이 요란하게 기사화하는 상품에는 가급적 투자하지 마십시오. 금융사들이 집중적으로 보도자료를 뿌렸다는 뜻입니다.

 

05 _ 수익률이 아주 높은 상품은 그만큼 위험(RISK)하다는 것을 말합니다.

한때 유행했던 ‘브라질 국채투자’는 브라질 정부가 연 10%의 수익을 보장했습니다. 하지만 브라질 ‘헤알화’ 가치가 폭락하면서 실질 환급금은 마이너스가 난 적이 있습니다. 바꿔 생각해보면 쉽습니다. 브라질 정부 채권이 연 10%나 이자를 지급한다는 말은, 그만큼 브라질 정부의 재정을 믿지 못한다는 뜻입니다(지난해 아르헨티나의 은행 이자율은 연 56%, 터키는 19%, 이란은 18%나 됐다. 그만큼 그 나라 은행이 망하기 쉽다는 것을 의미한다. IMF 외환위기 때 우리 대우채를 1년 갖고 있으면 연 30%의 수익을 줬다. 대우는 곧 망했다).

 

06 _ 중간에 환매가 가능하지 않은 상품이 많습니다.

주식 직접투자는 주가가 떨어지면 바로 팔면 되지만, 환매되지 않는 금융상품은 고통스럽게 지켜봐야 합니다. 그러니 꼭 가입할 때 물어봐야 합니다. “중간에 환매해도 되나요?”

 

07 _ 마지막으로 잊지 말아야 할 것 하나!

은행이나 증권사(펀드판매사)는 우리에게 어떤 펀드를 권할까? 안전한 펀드? 수익률이 높은 펀드?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증권사 입장에서 가장 유리한 펀드를 권합니다. 수수료가 높거나 지점에서 집중적으로 팔아야 하는 펀드를 우선 권합니다(월요일 회의에서 지점장님이 강조한 바로 그 펀드!). 그러니 내가 어떤 업종이나 지수 또는 기업에 투자할지 분명하게 알고 상품을 고르는 게 좋습니다.

 

불완전판매(제대로 설명해 주지 않고 금융상품에 가입시키는 것)에 대한 금융당국의 처벌이 강화되면서, 금융사들이 가입 시 여러 장의 서류에 가입자가 실제 이해했는지 서명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열심히 설명하는 직원 앞에서 계속 “잘 모르겠다”고 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그러다 우물쭈물 서명하고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금융상품에 가입합니다(사실은 자신이 이해했는지조차 모르고 가입하는 때도 많다).

 

하지만 자신이 가입하는 상품을 이해하지 못하고 가입하는 것은, 체력이 좋다고 무작정 사막을 달리는 것과 같습니다. 당신이 찾는 목적지를 못 찾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러니 펀드 투자의 첫걸음은 그 펀드를 이해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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