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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의 권위는 전문성, “연수·연구활동 홀대 말라”

 

교원승진제도와 관련한 논의를 전개하는데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규정이 교육공무원승진규정이다. 이 승진규정은 1964년 7월 8일에 제정되었으며, 지금까지 30여 차례 이상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수정과 보안을 반복하고 있다.

 

교원승진제도는 조직구성원으로서의 교사와 조직 간의 관계와 관련되는 문제이다. 한 교사가 교직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조직의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보상받게 되는 대표적인 것이 바로 승진이다. 즉, 한 교사가 교직에 입문한 이후에 자신의 전문성이 축적됨에 따라 보다 많은 책임과 역할을 담당하고자 하는 개인적인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서 도입한 정책이다.

 

또 한편으로는 조직의 목표를 효율적으로 달성하기 위한 충원의 수단으로 도입한 정책이기도 하다. 물론 이러한 승진정책은 이를 바라보는 관점이 어디에 위치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게 된다.

 

우리의 경우, 교원승진이라 함은 교사에서 교감, 교감에서 교장으로 직위가 상승하는 것을 의미한다. 문제는 언제부턴가 터부시 되고 오히려 학교 교육력을 떨어뜨리는 것처럼 매도되기도 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부자가 되고 싶다는 욕망과 조직에서 승진하고 싶다는 바람이 비판의 대상이 될수 있을까?

 

물론 지금의 교원승진제도가 교직사회의 전문성 향상과 건강한 경쟁을 강조하는 시대적 변화에 부응하는 데는 한계점이 있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교원승진제도는 시대적 흐름에 부합될 수 있도록 긍정적 변혁이 필요한 시점을 맞고 있다.

 

올 초부터 교육부와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가 교원승진제도 개선에 나서고 있다. 승진규정 개정부터 인사제도 전반에 걸쳐 개혁안을 마련 중이다. 이번 호는 교원승진제도가 최근 들어 어떤 과정을 거쳐서 진행되고 있으며, 주요 쟁점은 무엇이고, 앞으로 어떠한 모습으로 전개될 것인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우리나라 교육은 2020년 IMD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학업성취도와 교육경쟁력 강화분야의 순위가 3단계 상승하였다(각각 9위에서 6위, 47위에서 44위로). 이는 그동안 꾸준한 교육 및 학교혁신의 노력과 함께 코로나19로 인한 세계적인 팬데믹상황에서도 온라인개학 등으로 신속하게 대응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 우리가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어려운 교육환경에서도 묵묵히 교단을 지키며 열심히 교육활동을 전개한 선생님들의 전문성과 노력이 큰 토대가 되었다는 점이다.

 

인공지능,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등 4차 산업혁명과 포스트 코로나로 대표되는 미래의 교육환경 변화에 교사들의 전문성을 어떻게 증진시킬 수 있는가가 앞으로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이다.

 

교육부는 2011년 교원연수 선진화 방안 발표 이래로 매년 교원연수 중점추진 방향을 제시해왔다. 최근 수년간 연수 수요자인 교원의 요구와 생애주기를 고려하여 교원의 전문성 신장을 지원하는 것이 가장 큰 핵심이다. 이는 교직의 생애 단계별로 교원에게 실질적인 전문성 향상을 지원하겠다는 의미이다. 본고에서는 교원의 생애주기 연수에 대한 문제점과 그 대안 그리고 교사 전문성 향상을 지원하기 위한 제도적 차원의 몇 가지 방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교사 전문성 발달단계를 고려한 연수체제 마련

평생학습시대, 평생직장이 아닌 평생직업의 시대, 그리고 고령화 사회로 변화하면서 계속교육의 필요성이 증대되고 생애주기에 따른 맞춤형 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교사연수에서도 생애주기 맞춤형 연수가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생애주기는 경력발달단계를 의미하는데 교사의 생애주기 즉, 경력발달단계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부재한 상황이다. 흔히 경력발달단계를 5년 또는 10년 단위의 교사경력으로 구분하며, 입직기·성장기·발전기·심화기 등의 선형적인 발달단계의 모습을 그린다.

 

교사 개개인마다 교직경험과 그 경험에 따른 의미해석이 다르기 때문에 교사경력만으로 경력발달단계를 구분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왜냐하면 필자가 생애주기 맞춤형 연수에 강사로 참여할 때, 연수생들과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그 자리에서 연수생들은 ‘자신의 경력발달단계가 어디이며, 그 단계에서는 어떤 연수가 필요한지’를 파악하고 연수에 참여했다기보다 연수내용이 좋아서 또는 연수 자체가 좋아서 퇴근 이후 가까운 학교에 모여 학습을 하고 있었다. 즉, 이들은 자신의 생애주기에 맞는 연수라서가 아니라, 연수생들의 학습에 대한 높은 열의와 연수를 통해 목마름을 해소하고자 하는 참여 동기로 참여했던 것이다. 따라서 굳이 이 연수를 생애주기 맞춤형 연수라고 할 이유가 없다.

 

더구나 많은 연구에서 발달단계는 선형모형보다 순환모형을 지지해 왔다. 교사는 대표적인 전문직 중 하나이다. 즉, 교사는 전문직이기 때문에 일반 공무원과 달리 직급 구분이 거의 없다. 따라서 교사를 대상으로 경력발달단계보다 전문성 발달단계에 기초한 생애주기 연수를 제안하고자 한다. 교사가 수행하는 직무의 전문성 영역을 구분하고 각 전문성 영역에 따른 발달단계를 연구하여 전문성 발달단계와 수준에 따라서 전문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연수와 다양한 학습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교사의 전문성 영역들에서 발달단계는 개별 교사들마다 다양하다. 예를 들면 어떤 교사는 몇몇 전문성 영역에서 높은 발달수준을 보이는 반면 다른 전문성 영역에서는 낮은 발달수준을 보일 수 있다. 저경력 교사도 특정 전문성 영역에서 높은 발달수준을 보일 수 있다. 이와 같은 전문성 영역 및 전문성 영역 내 발달단계와 수준은 교직생활동안 변화할 것이고 많은 전문성 영역에서 높은 발달수준을 성취하기 위해 교사는 끊임없이 형식적(formal), 비형식적(nonformal) 그리고 무형식적(informal)인 학습기회에 참여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해 정책적으로 풍부한 연수기회가 제공되어야 한다.

 

미래 지향적 연수체제를 위한 제언

첫째, 전문학습공동체의 활성화를 위한 지원 강화

최근 인적자원개발의 트랜드 중 하나가 일터에서 경험을 통한 혹은 경험을 공유하는 사회적 학습(social learning)과 무형식 학습의 강조이다. 포스트 코로나 이후 기존 연수원 중심의 집합교육이 감소될 것이며, 비대면 연수 또는 학교단위에서의 연수가 활성화될 것으로 많은 전문가가 예상하고 있다. 교사들이 자율성과 책무성을 갖고 연수의 실제적 주체가 되는 것은 전문성 신장의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성공적인 수업에 대한 고민뿐 아니라 직무역량 등 구체적인 경험을 공유하고 소통하기 위한 장이 필요하다.

 

현재 학교 내 또는 학교 간 전문적학습공동체 운영은 해외에서도 매우 좋은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학교 단위의 학습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교육부 및 각 시·도교육청 교육연수원은 학습공동체 리더 육성 및 리더 재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교육청은 전문학습공동체 운영경비의 현실화 및 경비사용의 유연화가 필요하며, 교육청 또는 교육지원청별 우수학습공동체에 대한 시상 등 지원책들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 특히 학습공동체는 살아있는 유기체에 비유될 수 있다. 공통의 관심 있는 주제가 학습을 통해 해결되면 학습공동체는 소멸하게 된다. 이 학습공동체가 새로운 이슈를 탐색하고 또 다른 학습공동체로 다시 성장하기 위해서는 리더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따라서 학습공동체의 발달은 리더의 역량에 달려있기 때문에 교육청 차원에서 리더 육성 및 지원이 선행되어야 한다.

 

둘째, 학교 관리자의 육성 리더십 강화

그동안 교사의 연수를 통한 육성기능은 주로 교육연수원이 담당해 왔다.

 

그러나 교육연수원과 함께 단위학교 관리자들이 선생님들의 육성에 관심을 갖고 전문적인 지원 행동을 제공해야 한다. 더구나 밀레니얼세대 선생님들이 학교조직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요즘 밀레니얼세대의 관심 중 하나는 성장과 발전이다. 자신의 성장과 발전에 도움을 주는 리더를 따르게 되고 이를 통해 관리자의 리더십이 발휘될 수 있다.

 

결국 학교 관리자들이 교사들의 전문성 향상에 있어 적극적인 에이전트가 되어 지속적으로 선생님들을 지원하고 이끄는 육성 리더십이 강화되어야 한다. 이를 통해 학교는 다양한 학습기회를 만들어 결국 학습조직 구축이 가능해질 것이다.

 

그러나 단순히 학교 관리자의 육성에 대한 의지와 학습에 대한 긍정적 마인드만으로는 육성 리더십을 발휘하기 어렵다. 리더로서 보다 전문적인 육성 리더십 행동이 발휘되어야 한다. 예를 들면 학년 초 학교 선생님들의 전문성 진단을 통해 1년 동안 개별 선생님들의 육성계획을 함께 설계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과정들을 코칭해주고, 1년간 적극적인 지원과 함께 학년말 그 결과에 대한 평가를 함께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육성 리더십 행동이 필요하다.

 

셋째, 직무와 관련한 다양한 학습활동을 인정하는 연수 패러다임 전환 필요

현재 직무연수 중 원격연수의 비율은 꾸준히 늘고 있다. 시공간의 제약을 덜 받는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원격연수가 클릭업무로 불리는 이유는 원격연수가 갖고 있는 연수전달체제의 한계 때문이다. 여러 가지 이유로 연간 60시간 이상의 연수이수를 권장하는 상황에서 학년말에 원격연수를 집중적으로 이수하는 경우도 있다. 매년 연수를 권장하되 기존의 원격연수 및 집합연수뿐 아니라 직무관련 다양한 배움을 학습으로 인정해주는 제도가 더욱 확대될 필요가 있다. 즉, 집합연수와 원격연수 등과 함께 학습휴가, 학습연구년제, 개별연구(논문 등), 학습공동체 참여, 학회 학술행사 참여, 외부 교육기관 참여 등 전문직으로서 직무 관련한 자기계발의 노력을 보다 적극적으로 인정해 줄 필요가 있다.

 

맺으며

전문직으로서 교사의 권위는 얼마나 전문성을 갖고 교육활동을 하느냐에 달려있다. 교사의 권위가 법적으로 보장되고 사회적으로 인정되는 등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교육현장에서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동료교사들로부터의 전문성에 대한 인정과 존경이 가장 중요하다. 교·사대, 교직 등 사범교육을 통해 입직 시 갖고 있는 전문성은 교직 전 생애동안 지속적으로 그리고 전방위적으로 확대·심화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교사는 평생학습자로서 연수·계속교육·학습에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또한 정부와 교육청은 현재 생애주기 연수체제를 넘어 선생님들이 필요로 하는 전문성 영역과 영역별 발달수준에 대한 개별 분석을 정기적으로 제공하고 이를 향상시킬 수 있도록 풍부하면서 체계적인 연수체제를 마련해야 한다.

 

또한 우리나라의 교사는 우수한 인재집단인 만큼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연수환경과 제도를 구축해야 한다. 그러나 보다 넓은 그리고 높은 전문성을 갖춘 선생님은 인사제도와 연계되어 적절한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 다양한 인적자원개발 솔루션들이 조직 내에서 보다 빛을 보기 위해서는 인사와 연계되어 승진과 보상이 함께 고려되었을 때 가능하다. 전문성과 무관한 인사제도가 마련된다면 많은 교사가 전문성 개발을 해야 하는 동기를 결정적으로 상실하게 하는 부정적인 측면을 초래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