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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모두가 어렵고 힘들지만, 학교에서라도 웃을 수 있어야죠”

[작은 학교가 답이다] 경기 이포초

무선인터넷망 기반 1인 1기기 지원
‘원포인트 전·학·공’으로 변화 대비
소규모 시골 학교의 장점 극대화해
뉴노멀 시대, 미래학교의 모델 제시
주변에 입소문… 전학 문의 이어져

최근 공교육은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우리 사회는 기존 방식으로는 시대의 흐름을 따라갈 수 없다고 경고한다. 온·오프라인의 경계를 허물고 새로운 교육의 패러다임을 구축해야 할 때라고 채근한다. 갑작스러운 사회적 요구에 교육 현장이 과도기를 겪고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나아가 미래 교육을 준비하려는 움직임이 학교와 교사들을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작은 학교의 약진이 고무적이다. 규모가 작다는 이유로 통폐합 위기에 몰리고 학교운영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자구책을 찾고 내공을 쌓아 미래 교육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편집자 주>

 

 

경기 이포초에는 최근 문의 전화가 부쩍 많아졌다. 인근 큰 학교에서 전학을 오고 싶다는 학부모들의 전화였다. 거리가 멀어 학부모가 직접 등·하교를 해야 하지만, 기꺼이 감수하겠다고 말한다. 실제로 1학년생이 7명이었는데, 올해만 2명이 전학을 와 현재 9명이 재학 중이다. 여주 시내에서 떨어진 이 학교에 학부모들이 주목하는 이유는 뭘까.
 

이포초는 온라인 교육 인프라를 바탕으로 전교생이 지난 4월부터 원격수업을 하고 있다. 교내 어디서든 무선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고, 전교생 수만큼 스마트기기를 보유하고 있다. 2018년부터 디지털교과서 선도학교, SW교육·AI교육 선도학교, 미래 교육 중점학교를 운영하면서 구축한 시스템과 수업 노하우를 십분 발휘하는 중이다. 
 

실시간 화상회의 플랫폼 줌과 구글 클래스룸을 활용해 국어, 수학, 사회, 과학 수업을 진행하고, 예체능 교과는 과제형으로 병행했다. 가정에서 실시간 수업을 하면서 문제가 생기거나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학부모의 동의를 받고 가정을 방문해 교사가 직접 도왔다. 수업을 따라가지 못하는 학생이나 가정에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는 학생은 학교로 불러 학습 결손이 발생하지 않게 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학생, 학부모들의 피로감이 최고조에 달한 상황에도 이포초는 동요하지 않았다. 전교생 44명, 6학급인 시골 작은 학교의 저력은 기대 이상이었다. 
 

 

처음부터 순조로웠던 건 아니다. 등교가 중지됐을 때, 처음 2주는 온라인 클래스 이학습터에서 제공하는 과제 중심 수업을 꾸려나갔다. 일주일에 한 번, 학습 꾸러미를 배부하고 과제물을 확인, 피드백하는 방법으로 운영했다. 하지만 저학년은 온라인 클래스나 이학습터에 로그인하는 것조차 어려워했다. 태블릿으로 수업하는 낯선 환경에 적응하기까지 적지 않았다. 교사들은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학생들의 모습에 고민했고, 자발적으로 ‘원포인트 전문적 학습공동체’를 꾸려 원격수업을 준비했다. 
 

장승오 교사는 “교사마다 자신 있는 분야를 정해 원격수업에 필요한 도구를 익히고 디지털기기 활용법을 터득해 동료들을 가르쳤다”고 설명했다. 
 

회의를 거쳐 원격수업 도구는 하나로 통일했다.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서였다. 등교할 때와 다르지 않게 수업할 방법을 고민하고 공부하고, 또 공유했다. 원활한 수업을 위해 필요한 장비는 각종 공모사업을 유치해 받은 예산으로 구입했다. 지난 14일부터 등교수업을 하고 있지만, 언제든 상황이 바뀔 수 있다는 생각으로 대비하고 있다. 장 교사는 “교육 현장이 전환기를 맞은 것”이고 했다. 
 

“모든 게 처음이었어요. 당황스럽고 고민이 많았죠. 원격수업에 최적화된 방법을 지정해줬으면, 혼란이 적었을 것 같아요. 교사 개개인에게 수업 플랫폼을 선택하라고 하니, 그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겪고 지칠 수밖에요. 한 달 정도면 끝나겠지, 했는데 장기간 이어지다 보니까 학부모님들도 불만이 커지고요. 하지만 이제 적응하는 단계에 들어가고 있다고 봅니다. 원격수업에 활용한 도구들을 등교수업에도 활용하면 교육적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겠다, 싶을 때가 있어요. ‘블렌디드 러닝’의 효과도 이야기되고 있고요.”
 

변화하는 환경에 대응하려면, 국가 차원의 온라인 인프라 구축과 학급당 학생 수 조정 등이 시급하다고 했다. 교사들이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게 관련 연수의 기회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 교사는 “한정된 조건에서 성공적으로 원격수업을 준비한 사례가 더 많이 공유돼 선한 영향력을 발휘했으면 좋겠다”면서 “어려운 상황이지만, 학생들이 학교에서라도 웃을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김경순 교장은 “배움의 열정을 가꾸는 학생들과 가르침에 있어 언제나 정성을 다하는 선생님들과 함께 새로운 공교육의 패러다임을 만들어가고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