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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1] “초등 정보교육 홀대 땐 ‘잃어버린 미래’ 온다”

이재호 한국정보교육학회 회장

“2022 교육과정 개정에 맞춰 초등 정보교육을 3~4학년군부터 시작하고 초·중등교육에서 SW 코딩에 기반한 AI 융합교육을 하루속히 확대 실시해야 합니다.”


이재호 한국정보교육학회 회장(사진·경인교대 교수)는 “미래세대인 초·중등학생에게 ‘SW 코딩 기반의 컴퓨팅 사고력’을 계발할 수 있는 정보교육을 공교육체제에서 시행하는 것은 시대적 요구이고 국가적 책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AI 시대 인재 양성을 위해 정보교육 시기를 앞당기고, 상급학년과 연계 체제를 구축하지 못한다면 ‘SW/AI 디바이드’가 발생, 새로운 교육불평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1996년 설립된 한국정보교육학회는 초등분야 정보교육에 특화된 학회로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든 독보적 존재이다. 불모지나 다름없는 교육정보화 분야를 개척하며 대한민국 미래교육을 선도해 온 학회는 초등교사부터 대학교수, 전문가 등에 이르기까지 1,000여 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특히 이곳에서 발행하는 학술지는 연구자들에게 얼마나 많이 인용됐느냐를 나타내는 임팩트 팩터에서 최상위 등급을 차지, 우수성을 인정받는다. 

 

초등 정보교과 수업시수 연 17시간 불과
학회는 지난 8월 13일 ‘초등학교 정보교과 교육과정 구성 방안을 주제’로 하계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2022 교육과정 개정을 앞두고 초등학교 정보교육을 어떻게 하는 것이 미래를 위해 바람직한 것인지 고민하는 자리였다.


이 회장은 행사에 앞서 <새교육>과 가진 인터뷰에서 “초등학교에 무슨 정보교육이 필요하느냐고 반문하는 분들이 있는 데 첨단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학생들에게 이보다 더 중요한 교육은 없다. 강력한 미래 경쟁력은 SW와 AI 분야에서 얼마나 우수한 인력을 양성하느냐에 달려있다”라고 말했다. 


현행 2015 교육과정에서는 학교 SW교육을 필수로 지정하고 있다. 문제는 현실. 교육과정이란 호적에는 올라 있지만 대접은 형편없다. AI 등장으로 SW교육의 중요성이 더욱 커진 것과 반비례, 교육현장에선 되레 역주행이다. 우선 교육 시기가 너무 늦다. 대부분 초등학교가 6학년 2학기에 SW교육을 실시한다. 졸업을 앞둔 분주한 시기, 내실 있는 교육을 기대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이 회장은 인터뷰에서 초등 3학년부터 SW교육을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3~4학년 시기에 SW교육을 받아야 5~6학년 때 본격적으로 각 교과에서 시행하는 AI 융합교육을 자연스럽게 받을 수 있으며, 교육효과도 크다는 것이다.


초등 SW교육 수업시수도 문제로 들었다. 초등학교에서는 SW교육이 의무적으로 실시되고 있지만 수업시수는 1~6학년 과정을 통틀어 17시간. 초등학교의 총 교육시간을 5,892시간으로 가정했을 때 비율은 0.289%에 불과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초등학생들이 학원에서 SW교육을 받는 풍경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공교육이 교육수요자의 기대에 미치지 못해 사교육에 의존하는 셈이다. 실제 이 같은 사교육 격차는 학생들 간 ‘SW 및 AI 디바이드’ 발생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이 회장은 “초등학생 시기에 형성된 ‘SW 및 AI 디바이드’는 상급 학교로 진급하면서 그 격차가 심화될 가능성이 크고, 성인이 된 후에는 돌이키기 어려운 상태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가정의 소득 격차가 학생 간 디지털 역량 격차로 이어지고 이는 결국 미래사회 역량을 좌우하면서 또 다른 사회적 불평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해법은 없을까? 이 회장은 우선 SW교육 수업시수를 34시간을 늘려 최소 일주일에 한 시간은 수업할 수 있게 해야 기본적인 교육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학생 간 ‘SW/AI 디바이드’ ... 교육불평등 초래 할 것
SW교육의 기반이 되는 초등 정보교과 독립도 학회의 숙원사업 중 하나. AI와 SW를 학생들의 필수 역량으로 교육하기 위해서는 실과교과의 일부 단원으로 다루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독립적인 교과로서 체계적인 교육과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 회장은 “초등학교의 정보교과 신설만이 ‘SW 및 AI 인재 강국’을 구현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면서 “이를 통해 포스트 AI 시대를 살아갈 수 있는 사고력 즉, 컴퓨팅 사고력을 기르는 데 공교육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쉬운 점은 또 있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어설 수 없다는 명제는 SW교육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우수한 교사의 배출이 학교 SW교육의 수준을 한 단계 더 끌어 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과제다. 


하지만 이 부분에서도 정부는 역주행이다. 대표적으로 교육부는 지난 7월 발표한 초·중등 교원양성체제개편 방안을 통해 교대 교육과정 기본이수과목에서 초등컴퓨터 과목을 과학/실과 교과군에 흡수 통합하기로 했다. 이 회장은 이 대목에서 한숨을 쉬어가며 안타까운 심경을 토로했다.


“코로나19 이후 원격수업 상황에서 학교가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던 데에는 교사들의 우수한 컴퓨터 활용 능력이 결정적 역할을 했습니다. 그 기초가 된 것이 교육대학 교육과정이었고요. 그런데 초등컴퓨터 교과를 폐지한다니 어처구니없는 일이죠. 시대적 흐름에 역행하는 처사입니다.” 


이 회장은 이어 문재인 정부들어 AI교육에 많은 예산을 쏟아붓고 있지만 정작 교사연수 등 역량개발에서는 소홀한 측면이 있다고 쓴소리를 했다. 종전에는 교사들에게 각종 연수기회가 많이 주어졌지만 지금 정부에서는 소수 정예 양성을 명분으로 AI융합대학원에서 연수를 실시하는 바람에 규모가 많이 줄었다는 설명이다. AI융합대학원이 심도 있는 연수로 질적 수준을 높인 것은 바람직하지만, 소수로 운영되다 보니 양적인 면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했다.

 

이 회장은 한국정보교육학회와 함께 앞으로 초등 정보교육 활성화에 모든 것을 바칠 각오라고 포부를 밝혔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차기 대권후보들에게 정보교육을 선도적으로 이끌어 주길 호소할 생각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국정 최고 책임자로서 교육정보화사업을 주도했던 것처럼 차기 대통령 역시 대한민국의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보교육 활성화에 적극 나서 줬으면 하는 바람 간절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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