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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경영

디지털 시대, 읽지 못하는 아이들

OECD 문장이해력 하락 폭 1위. 스마트폰이 대중화되고 아이들이 독서를 멀리하게 되자 글을 읽어도 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학교에 속출하고 있다. 최근 한국교육과정평가원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의 국제학업성취도 평가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학생들은 읽기능력의 성취도가 낮고, 특히 장문 읽기에 많은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큰 문제는 2009년 대비 2018년 조사에서는 5개 국가 중에서 ‘축자적 의미 표상(단어와 문장의 의미를 그대로 이해할 수 있는 능력)’ 정답률이 무려 15% 이상 떨어져 가장 크게 하락했다는 점이다. 

 

초등학생 어휘 수준에도 못 미치는 중학생, 10명 중 1명꼴  
수업시간에 아이들을 지도하다 보면 기본적인 단어 뜻을 몰라 수업을 잘 따라오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다. ‘금일(今日)’을 금요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고, ‘고지식하다’를 높은(高) 지식이 있는 사람으로 오인하는 사례도 있었다. 단어 뜻을 모르다 보니 교과서를 올바르게 읽지 못하고, 시험 도중에 단어의 뜻을 질문하는 경우가 많아 시험문제를 제대로 풀지 못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일상생활 속에서 많이 사용하는 단어의 뜻도 모르는 경우가 빈번하다는 점이다. 학기 초에 학습·정서행동검사 도중에 한 학생이 “선생님, 여기 질문에서 사교육이라는 단어가 나오는데 사교육이 무슨 뜻이에요?”라고 질문하는 사례도 있었다. 그래서 사교육은 학교 밖에서 이루어지는 학원 혹은 과외수업을 말한다고 이야기해준 기억이 떠오른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원격수업의 장기화로 인해 아이들이 디지털기기에 익숙해져 글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글을 읽어도 무슨 뜻인지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그 결과 요즘 사설 학원가에서는 학생들의 문해력을 높여주는 학원이 성행하고 있다.


최근 EBS 특별기획 ‘당신의 문해력’이란 프로그램에서 우리나라 청소년의 심각해진 문해력 실태를 보고 학부모들은 깜짝 놀랐다. 자기 자녀에게도 해당될 수 있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설문조사는 전국 중학교 3학년 학생 2,405명을 대상으로 실시되었는데, 문해력 조사 결과에서 문해력 미달 학생비율이 27%로 나타났고, 그중에서도 초등학생의 어휘 수준에도 못 미치는 학생비율이 무려 11%에 달했다.  

 

OECD 국가 중 최저 수준인 디지털 문해력
알다시피 문해력(文解力; Literacy)은 가장 기초적인 학습능력이자 모든 학습을 수행하기 위한 필수조건이다. 이는 글자 그대로 글이나 책을 읽고 이해하는 필수능력을 뜻한다. 특히 문해력은 학습이나 독서에 있어서 아주 필수적인 능력이다. 하지만 EBS 방송프로그램의 실태조사 결과에서 드러났듯이 최근 학생들의 문해력이 심각해져 기본적인 교과서도 스스로 읽지 못하고, 처음부터 읽기를 어려워하는 학생이 점점 늘어나 가장 기초적인 과목인 읽기와 국어공부를 쉽게 포기하거나 무관심으로 대응하는 학생들도 점점 늘고 있다.


한국교총이 최근 전국의 초·중·고 교사 1,15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학생들의 문해력 수준이 D등급 이하로 아주 형편없다고 응답했다. 교사들이 생각하는 문해력 하락의 원인은 ‘유튜브 등 영상매체에 익숙해져서’(73%), ‘독서를 소홀히 해서’(54.3%), ‘한자교육을 소홀히 해서’(16.6%)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021년 5월에 발표한 ‘PISA 21세기 독자: 디지털세상에서의 문해력 개발’ 보고서에서는 한국의 만 15살 학생(우리나라 중학교 3학년~고등학교 1학년 해당)들의 디지털 문해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기초학력미달학생 큰 폭으로 증가
더 큰 문제는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에서도 국어(읽기)를 어려워하는 학생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국어에서 교육과정의 채 20%도 이해하지 못하는 기초학력미달학생 비율이 중학교 3학년의 경우에는 2017년 2.6%에서 2020년 6.4%로 두 배 이상 늘었고, 고등학교 2학년의 경우에는 2017년 5.0%에서 2020년 6.8%로 증가하는 등 아이들의 문해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어 정말 심각한 상황에 도달했다. 


알다시피 문해력은 학습에 있어서 글을 읽고 이해하는 필수능력이다. 하지만 갈수록 읽는 것을 기피하고, 읽어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그렇다면 청소년들의 문해력은 왜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을까? 문해력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대중화된 스마트폰 때문이다. 요즘 청소년들은 유튜브·카톡·문자 등 짧은 스마트폰 영상과 콘텐츠에 매우 익숙해져 있어 글을 읽거나, 제대로 써 볼 기회조차 많지 않고, 굳이 써 보려고 노력하지도 않는다. 


기초학력 전담교사 증원과 초등 교과서에 한자 병행 표기 필요
초등학교 저학년 시기는 문자의 학습과 관련해 독해능력이 충분히 습득되는 시기이기 때문에 또래와의 문해력 격차가 더 크게 벌어지지 않도록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교사의 꾸준한 관심과 지도가 필요하다. 이와 더불어 전문성이 있는 기초학력 전담교사를 증원하여 교사가 학습지원에 전문적인 연수를 받고 학습진단·학습보정, 체계적인 기초학력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또한 학생들의 심각해진 문해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교과서에 한자어를 병행 표기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현재 한글의 약 70% 이상은 한자어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4년 초등 교과서에 한자어 병행 표기가 필요하다는 학계 의견이 다수였지만, 한자가 사교육을 유발한다는 이유로 병행 표기에서 제외되어 유감스러웠다. 따라서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초등 교과서에 한자어 병행 표기가 꼭 필요하다.

 

2015년 세계경제포럼(WEF)은 ‘4차 산업혁명시대의 노동시장이 급변함에 따라 모든 개인은 기초 문해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21세기 인재가 갖춰야 할 핵심능력에는 기초 문해력이 포함되어 있고, 기초 문해력은 수학(修學)능력과 학업성취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며, 수리·과학·정보통신기술(ICT)·문화·생활영역까지 모두 포함한다. 따라서 초등학교 저학년 시기부터 기초적인 읽기능력과 독서역량을 키워주는 문해력 교육이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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