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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뷰] Q&A로 알아보는 벌레 특집  

올여름은 이상기온으로 인해 개체수가 급격히 늘어나거나, 평소 안 보이던 벌레들이 하나둘씩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호는 여름에 출몰하는 벌레들의 특징과 퇴치 방법을 준비해 봤습니다.

 

Q1. 여름이 되면 항상 보이는 초파리! 음식물을 잠깐만 상온에 방치해두면 초파리가 귀신같이 달라붙어 있는데, 초파리는 어떻게 해서 생기는 건가요?
초파리는 주로 따뜻한 곳에서 부화되기 때문에 여름에 주로 발생합니다. 사실 초파리는 갑자기 과일에서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과일에 이미 알을 깠는데 그걸 모르고 과일을 사 와서 따뜻한 날씨에 빠르게 부화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초파리의 초는 식초 초(醋), 영어로는 fruit fly입니다. 그래서 달달하고 새콤한 냄새를 아주 좋아하는데, 몸집도 2~5mm로 엄청 작기 때문에 이러한 과일이나 시큼한 냄새에 이끌려서 일반 방충망 뚫는 건 아주 쉽다고 해요. 초파리가 금방 많아지는 이유는 강력한 번식력 덕분입니다. 초파리는 성충이 된 후 12시간 정도 지나면 짝짓기를 하고, 알을 낳을 수 있는데 한 번에 수천 개의 알을 낳습니다. 게다가 임신기간은 고작 10일입니다.


그러면 퇴치는 어떻게 할까요? 과일이나 음식은 최대한 냉장 보관하고, 산란 장소를 공략해 줘야 합니다. 초파리는 주로 하수구·싱크대 쪽에 알을 낳기 때문에 일주일에 한 번씩 화장실 하수구나 싱크대에 뜨거운 물을 부어주는 것만으로도 예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초파리에게 도움을 받기도 합니다. 초파리 유전자는 사람이랑 60% 겹치고, 한 세대가 10일 정도로 아주 짧기 때문에 유전학 연구에 엄청나게 활용됩니다. 실제로 한 연구 분야 중에서 노벨상을 최다수상한 게 바로 초파리 관련 연구들입니다. 초파리 덕분에 여섯 번 넘게 노벨상을 받았다고 합니다.

 

Q2. 서울·경기 도심지에 검은색 빨간색을 띠는 벌레 두 마리가 붙어서 떼로 다녀서 많은 분이 놀라셨을 텐데 이 녀석의 정체가 뭘까요? 
최근 유튜브에서도 북한산에서 엄청나게 떼를 지어서 다니는, 심지어 1+1행사처럼 둘이 붙어 다니는 이 녀석 때문에 아예 등산을 못 한다는 영상이 떠돌았습니다. 


정식 학명은 플리시아 니어티카(계피우단털파리)이지만, 하루 종일 짝짓기를 하고 다녀서 러브버그(사랑벌레)라고도 부릅니다. 이 녀석은 원래 5월 말에서 6월 초에 간간히 산발적으로 나타나는데, 왜 올해는 유독 7월 초에 이렇게 엄청나게 대량으로 발생했을까요? 이 녀석의 부화조건 때문입니다. 러브버그는 하천에서 발생한다는 말이 떠도는 데, 사실이 아닙니다. 산의 흙에서 발생합니다. 중요한 건 아주 습한 축축한 흙 조건이 되어야 부화가 됩니다. 올해는 이상기후로 인해 장마가 엄청 길었고, 러브버그의 부화조건과 딱 맞아떨어지면서 한꺼번에 많이 부화해서 서울 및 경기지역을 점령했던 것입니다.  


그러면 왜 붙어서 날아다닐까요? 러브버그 즉, 계피우단털파리는 성충이 되면 죽을 때까지 짝짓기만 한다고 합니다. 러브버그를 자세히 보면 덩치가 작은 게 수컷이고(사진의 오른쪽), 덩치가 큰 게 암컷입니다. 수컷은 암컷과 짝짓기가 끝나도 계속 붙어있는데, 그 이유는 다른 수컷이 접근하지 못하게 하려고 저렇게 붙어있는 거라고 하네요.

 

Q3. 그럼 러브버그는 해충일까요?
그나마 다행인 게 러브버그는 해충이 아닙니다. 익충이라고 해요. 독성이 없고, 인간을 물지도 않으며, 질병도 옮기지 않습니다. 오히려 썩은 잡초를 먹어 치우고, 꽃에 꿀을 먹기 때문에 꽃들의 수분을 돕고 환경에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이상하게 짝짓기하는 괴상한 모습, 사람·외벽·물건 등에 날아드는 습성과 대량 발생이 혐오감을 일으켜서 해충 취급을 받는 거죠. 가장 큰 문제는 약간 산성을 띠는 이 녀석들의 내장입니다. 대량으로 몰려다니며 며칠간 짝짓기를 하다가 죽으면 그 시체가 부패하며 드러나는 내장이 산성을 띠는 탓에 한두 시간만 지나도 치우기 어려워지며, 자동차에 달려드는 습성으로 인해 달라붙어 죽은 시체가 도장을 부식시키기 때문에 골칫거리이니 주의하셔야 합니다.

 

Q4. 회색깔 하트모양 나방파리를 아세요?
다음 준비한 건 바로 여름만 되면 화장실에 날아다니는 회색깔 하트모양의 나방파리입니다. 날개가 하트모양이라서 좀 귀엽기도 한 이 녀석은 나방일까요? 파리일까요? 네, 파리입니다. 


이 녀석은 우선 털이 아주 빽빽해서 샤워기로 막 뿌려도 전혀 날개가 젖지 않습니다. 방수에 모든 스탯을 찍었죠. 나방파리 역시 해충은 아닙니다. 파리처럼 윙윙 큰 소리를 내거나, 사람 몸에 붙거나, 모기처럼 사람 피를 빨거나, 병을 옮기지도 않습니다. 


하수구 마개를 열고 손가락을 넣어 관을 만져보면 미끌미끌한 물때가 끼어있는데 거기에 주로 알을 낳습니다. 이 녀석을 없애는 방법도 초파리와 동일합니다. 싱크대·하수구·정화조 등에 뜨거운 물을 부어 주면 예방이 가능합니다. 

 

Q5. 예전에는 러브버그 대신에 그 빨간색 매미 중국꽃매미가 엄청 떼로 돌아다녔잖아요? 그런데 요즘 잘 안 보이더라고요?
중국꽃매미는 나방파리·러브버그랑은 다르게 익충이 아닌 엄연한 해충입니다. 2007년~2008년에 전국 각지에서 다수 발견된 이후, 2009년부터 2010년까지 한국 전역에서 꽃매미 수가 급증하여 일약 네임드 해충으로 등극하게 되었어요. 이 꽃매미들은 유충일 때도 농가의 과일 등을 먹으며 피해를 주고, 성충인 꽃매미로 탈바꿈해서도 피해를 줍니다. 그나마 다행인 건 꽃매미는 추위에 약하다는 것입니다. 2010년 겨울, 역대급 한파가 찾아왔을 때 대부분 동사한 덕분에 이듬해부터는 거의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도심과는 다르게 아직도 농가 쪽에는 피해를 주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꽃매미의 주된 먹이원인 복숭아나무·배나무·포도나무가 괴멸상태라고 합니다. 


앞으로 우리는 이러한 해충들을 더 자주 볼 수밖에 없습니다. 대부분의 해충은 기온이 상승하면 번식을 더 활발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한반도 연평균기온이 계속 상승하면서 서식에 유리한 열대기후 조건이 되어서 다시 조금씩 개체수가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심지어 천적이라고 할 수 있는 포식종들은 개체수가 줄었기 때문에 러브버그처럼 몇 년 안에 대량 번식을 해서 한 번에 폭발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합니다.

 

Q6. 익충은 참고 살 수 있어도 이런 해충들은 제거할 방법은 없을까요?
생태계를 잘 관찰해보면 특정 종만 죽어라 노리는 천적들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실제로 우리에게 피해를 주는 이러한 해충들만 노리는 천적들이 한둘씩 발견이 되는데, 최근 오직 꽃매미만 노리는 천적이 발견되었습니다. 
벌 중에는 다른 곤충에게 알을 낳아서 그 곤충의 몸속에서 부화한 애벌레가 곤충을 먹고 성장하며 곤충을 죽이는 기생벌들이 많습니다. 그 기생벌 중에서 꽃매미만 노리는 꽃매미벼룩좀벌이 있습니다. 이러면 농약 없이 친환경적으로 생태계를 안 건드리고 자연방재가 가능한데 생각보다 효과가 좋다고 합니다. 실제로 농진청에서는 이렇게 생물 천적을 발견하고 개량하여 자연친화적으로 해충을 섬멸하려는 연구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이 전략이 성공적으로 통해서 국내에 해충들이 말끔히 사라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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