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장에 간직된 제자와의 사랑
2006년 3월 1일 충북 괴산의 목도리에 위치한 작은 시골 중학교에 발령을 받았습니다. 전교생 학생 수는 60명이 안 되었습니다. 새로 부임한 교사 소개를 하는 첫날! 애국가 제창을 부르는 몇 안 되는 아이들의 우렁찬 목소리는 그 공간을 가득 채워 너무나 감동했습니다. 또한 가슴 떨리며 소개를 받고 아이들을 바라보면서 그들의 순수한 모습이 저에게 가슴 뜨거운 애정을 느끼게 하였습니다. 23명의 학생으로 구성된 3학년 담임을 배정받은 첫 시간! 교실에 들어서니 정적 속에 아이들의 눈동자는 저에게 온전히 와 있었습니다. 떨리는 마음으로 잠시 저 자신을 소개하고 학생들 모두도 서로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쑥스러워 고개를 들지 못하고 겨우 이름 석 자만 말하는 아이, 웃음 가득 담아 애교부리며 소개하는 아이, 늠름하고 씩씩한 아이, 살포시 자신을 드러내며 다소 길게 소개한 키 큰 여학생… 자신은 실장이라고 덧붙이더군요. 유난히도 실장은 듬직함이 보였습니다. 첫날 종례를 마치고 뒤따라온 실장은 저에게 찾아와서 학급 아이들의 특징을 알려주었습니다. 어려운 가정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이 여럿 있었고, 저는 더 많은 관심을 쏟아야겠다고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 김동례 충북 청주공고 수석교사
- 2020-09-10 18: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