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교장공모의 ‘광풍’이 휘몰아쳤다. 8월말 정년퇴임으로 교장 자리가 비는 전국 767개 국·공립 초·중·고교의 56.7%인 435개 학교에서 공모제로 교장을 뽑는 절차가 본격적으로 진행된 것이다. 확정 발표 이면의 사정을 들여다보면 당국이 교장공모제 확대에 얼마나 집착했는지 읽을 수 있다. 일선 학교에 보낸 처음 공문에서 지원 학교가 양에 차지 않았는지 애초 일반 학교에서 특성화, 전문계, 예술계 등 거의 모든 학교를 대상으로 추가 접수까지 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통상 개방형이나 내부형 대상 학교인 전문계고·예술고 등에까지 초빙형 교장공모제를 확대한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 아니나다를까 제7차에 해당하는 이번 교장공모제는 내부형·개방형은 슬그머니 뺀 채 초빙형으로만 이루어졌다. 이번에 대폭 확대 시행된 교장공모제는 교장 자격증 소지자만 지원할 수 있는 ‘초빙형’이다. 교장공모제 본래 취지와 별로 관련없는, ‘그들만의 리그’라는 차가운 눈총을 받아온 바로 그것이다. 또 교육감 인사권에 따른 비리를 견제하기 위한 대책이라고 보기 어렵다는게 교육계 안팎의 분석이기도 하다. 실제로 한국교총이 전국 초·중등 교원 286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8
6·2 지방선거일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선거에선 도지사, 교육감 등 지역 및 교육일꾼 3991명을 뽑는다. 후보는 1만 20명, 2.5대 1의 경쟁률이다. 후보 숫자로만 보면 대한민국은 인재가 넘치는 나라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아무리 인재가 넘치는 나라라해도 잘못 뽑으면 ‘개고생’임을, 우리는 그 동안 똑똑히 봐온 바 있다. 가령 당진군수는 뇌물 챙긴 것도 모자라 여권을 위조하여 해외로 도피하려다 검거, 구속되었다. 자치단체의 최고 책임자였는지 그 하는 짓에 숨이 다 막힐 지경이다. 그만큼 유권자의 선택에 따른 책임이 막중해졌다. 무투표 당선자도 더러 있는 모양이지만, 그렇듯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유권자들로선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게다가 ‘그 나물에 그 밥’이라며 정치적 무관심을 보이는 유권자들도 꽤 있어 낮은 투표율을 걱정할 정도이다. 특히 교육감·교육감선거가 그렇다. 지역별로 줄어든 데가 있기는 하지만, 언론 보도의 여론조사를 보면 누가 누군지 모르겠다는 유권자 대답이 절반이나 된다. 후보를 정하지 못한 부동층 역시 비슷하다. ‘로또 교육감’, ‘주사위 교육감’, ‘묻지마 투표’, ‘깜깜이’라는 기막힌 신조어가 회자되는 한 이유이다. 교육감·교
대원외고의 불법 찬조금 조성이 사실로 드러났다. 3년간 21억 원을 걷어들였다는 신문기사는 교육계 비리로 말미암아 이미 무너져 내린 가슴을 도저히 회복할 수 없게 만든다. 전 서울시 교육감 구속, 전·현직 교장 157명 수학여행 뒷돈 등 거의 매일 보도된 교육계 비리와 또 다른 사건이기 때문이다. 우선 학부모의 한 사람으로서 학교의 간도 크고 통도 큰 불법 모금에 경악하게 된다. 불법 찬조금 사용내역을 보면서는 그 치사함이 치를 떨게 한다. 스승의 날 명절선물비, 교사 회식비 등으로 쓰인 돈이 적지 않아서다. 지금 세상에 도대체 어느 나라 학교인지 모를 일이다. 그런데 학교 관계자가 했다는 말을 보면 불법 모금이 대원외고만의 경우는 아닌 것 같다. 일부 특수목적고에 국한된 것인지, 아니면 밤 11시까지 ‘야자’라는 이름으로 학생들을 ‘공부하는 기계’로 붙들어 두는 일반계고에까지 만연된 현상인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그러나 불법 찬조금은 학교만 나무랄 일이 아니다. 물론 ‘비리의 온상’인 학교를 두둔해서가 아니다. 불법인 줄 알면서도 꼬박꼬박 돈을 내온 학부모들의 잘못을 지적하기 위해서다. 아마 학부모들은 주장할 것이다. “자식 맡긴 죄로 낼 수밖에
고교의 글쓰기 지도교사인 나는 2010년 개교100주년기념으로 서울산업대학교가 실시하는 전국고교생문예백일장 안내를 유심히 보았다. 자세한 내역을 알아야 학생 참가여부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참가비가 1만 원인 것을 알고 더 이상 보지 않았다. 우리 학교에는 돈을 내가며 백일장에 참가할 학생이 없는 걸 잘 알고 있어서다. 하긴 중앙대학교·숙명여자대학교 등 2만 원의 참가비를 버젓이 받는 백일장대회도 있으니 그보단 양반일지도 모르겠다. 단국대학교의 경우 참가비는 없지만, 심지어 백일장참가 학생을 인솔한 지도교사 차량의 주차비를 받기도 했다. 그 황당함이 얼마나 컸던지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잊혀지지 않고 있다. 참가비는 미술실기대회(사생대회)쪽으로 시선을 돌려보면 더욱 ‘단가’가 올라간다. 서울 소재 대학의 경우 4~5만원, 지방대학에서도 보통 2~3만원의 참가비를 내야 참가 자격이 주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니 말이다. 장삿속으로 볼 수밖에 없는 이런 대회는 전문계고교 문예지도 교사인 내가 볼 때 크게 잘못되었다는 생각이다. 대학교 주관의 백일장이나 미술실기대회의 또 다른 목적은 학교홍보일 것이다. 자기 학교를 알리려면 그만큼 홍보비를 써야
27년째 교사다. 지난 달 말 성과급 지급이 완료된 가운데 ‘교원 성과급 차등분배 무의미’라는 신문기사를 보니 다시 화가 끓어 오른다. 필자가 학교에서 하는 일은 국어, 문학 수업 외에도 학교신문 제작 및 글쓰기 지도 등이다. 어쩔 수 없어 그냥 하는 것이 아니다. 맡아 한다는 후배 국어교사가 없어서이다.그렇더라도좋아서 스스로 자청, 열심히 하고 있는 일이다. 학생지도의 공적을 인정받아 지난해 교육감 표창을 받기도 했다. 특히 전문계고에서 필자가 하는 일은 의미가 남다르다. 기본적으로 열패감에 빠져 있는 학생들에게 ‘나도 할 수 있다’는 자부심을 팍팍 심어주고 있어서다. 일례로 지난해지도한 한 학생은 우정사업본부주최 보은의 달 편지쓰기대회에서 1등을 차지, 지식경제부 장관상을 받은 바 있다. 그런데교원성과급 평가에서 C등급을 받았다. 담임을 맡지 않고, 부장 보직도 없으니 딴은 그럴만하다. 게다가 평가항목에서 경력을 제외했으니 C등급은 ‘따놓은 당상’이나 다름없다. 하긴 해마다 C등급이니 감회가 새로울 것도 없다. 참으로 이상한 일은 강제 연수를 받아도 모자랄 C등급 교사에게 방과후 학교 수업까지 맡겨진 점이다. 누가 봐도 모순이 분명하다. 그런데도 그걸 받
지난 4일 SBS대기획 36부작 ‘제중원’이 4개월간의 대장정을 마쳤다. ‘제중원’은 첫 방송 시청률 15.1%(AGB 닐슨 미디어리서치)로 월·화드라마 선두를 차지했다. 16%대로 차오르는가 싶더니, 후반부에 가면서 시청률이 한자릿수로 추락, 쓸쓸한 퇴장을 하게 됐다. 중앙일보가 유일하게 종영소식을 전했을 뿐이다. ‘아이리스’나 ‘추노’처럼 2편 제작 예정은 당연히 없지만, 그러나 ‘제중원’의 드라마사적 가치조차 폄하되어선 안될 것이다. 일단 제작비 100억 원대의 블록버스터라는 점, 백정을 주인공으로 한 ‘천민사극’이라는 점은 결코 만만치 않은 ‘제중원’의 가치라 할만하다. 백정의 의사되기, 의사로서의 본격활동 등 의학드라마 표방은 명암을 극명하게 갈랐다. 제법 실감나는 수술 장면 등은 신선한 충격을 주었지만, 모든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내지는 못했다. 요컨대 세대간, 계층간, 남녀간 구분이 뚜렷하게 나뉘어 시청자들의 좋아하고 싫어함이 분명해진 것이다. 따라서 “현실의 벽에 가로 막혀 좌절하는 ‘88만원 세대’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고 싶다”는 제작진 기획의도가 얼마나 실현되었는지는 미지수다. 그러고 보면 기획의도부터 포커스를 잘못 맞췄다는 분석이 가능해진
참여정부가 방과후학교에만 올인했다면 이명박정부 교육정책의 특징 중 하나는 ‘양산’이다. 하도 많은 걸 쏟아내 기억하기 힘들 정도다. ‘자사고·자율고의 내신·면접전형’도 그 중 하나다. 국·영·수 필기시험 금지, 수상(受賞)실적 금지 등의 내용으로 보아 사교육비를 줄이려는 일종의 고육지책으로 읽힌다. 그런데 학생부 수상기록 금지는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미 일선학교에 내려보낸 ‘학교생활기록부기재 길라잡이’를 보면 “교외 수상경력은 초·중·고 공통으로 입력하지 않으며, 초·중학교의 자격증 및 인증취득상황란은 더 이상 기록하지 않는다”고 되어 있다. 언론보도를 통해 기재가능 및 금지되는 것들을 적시하고 있는데, 다음과 같다. 입력 가능한 예로 효행상·선행상·모범상·봉사상 등이 있지만, 이것도 교과와 관련된 경우는 안 된다. 가령 어느 학생이 ‘효행글짓기대회’에서 상을 받더라도 학교생활기록부(이하 학생부)에 기록할 수 없다. 이러한 수상실적 학생부 기록 금지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대책이다. 초·중·고를 불문하고 전반적으로 교육활동 위축이라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단적으로 수업외 어떤 교육활동도 할 필요가 없다는 명령과 같아서다. 예컨대 학생부에
캐면 캘수록 교육계 비리가 터져 나오더니 뜸해진 형국이다. 때는 바야흐로 새봄. 겨우내 움츠러들었던 기운을 털어내고 활기차게 새로 시작해야 할 새 학기이건만, 연일 터져 나온 교육계 비리에 이제 신물이 날 지경이다. 급기야 정부가 교육계 비리 근절 대책을 내놓았다. ‘교육감 권한 축소, 학교장 권한 강화’와 ‘교장 50% 공모제 선발’ 등이다. 이와는 별도로 현직 부장검사를 교과부 감사관으로 뽑았는가 하면 범정부적 태스크 포스를 운영한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그만큼 교육계 비리가 만연해 있다는 얘기다. 척결 대책 또한 그에 맞게 추진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 대책이 너무 안이하거나 허술해 보인다. 우선 교육감 권한 축소와 맞물린 학교장의 권한 강화가 그렇다. 그 동안 보도된 각종 교육계 비리의 한 가운데엔 거의 예외없이 교장이 있다. 권한 있는 곳에 기생충처럼 비리가 기생하는 것이라면 지금도 교장의 권한은 비대하다는 반증이다. 비리의 정점에 있는 교육감의 권한을 교장에게 나눠준다고 해결될 일이 아닌 것이다. 그보다는 승진인사에서 전문직 우대 관행부터 없애야 한다. 가령 30명이 교장으로 승진한다. 그런데 장학사, 연구사 같은 전문직들이 17명,
과연 역사드라마의 진화는 끝없는 것일까. 얼마 전 종영한 역사드라마 ‘추노’를 보면서 줄기차게 갖던 생각이다. ‘추노’ 최종회 시청률은 32%. 1월 6일 첫 방송에서 22.9%의 시청률로 대박을 예고한 이래 내내 유지한 30%대 시청률이다. KBS가 ‘아이리스’에 이어 두 달 남짓 시청자들에게 행복을 선사한 셈이다. 우선 ‘추노’는 사상 최초의 ‘천민사극’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금요일만 빼고 방송되는 사극의 전성시대라지만, ‘추노’는 드라마가 진화해야 성공할 수 있음을 확실히 보여 주었다. 노비의 세계가 그것이다. 내시나 백정 주인공의 역사드라마가 있긴 했지만, 노비는 ‘추노’가 처음이다. 그러나 단순히 노비가 처음이라는 이유만으로 ‘추노’의 대박 설명이 충족되는 건 아니다. 80% 이상의 야외촬영과 기존 HD디지털방식보다 4배이상 해상도가 선명한 ‘레드원’ 카메라를 통한 영화 화면 같은 영상미도 한몫했다. 이를테면 파격적인 소재와 첨단적 기기의 조화가 많은 이들의 눈길을 꽉 붙들어 맨 셈이다. ‘위정자와 피지배계층의 이원화된 세계를 교차시키면서 보여준 칼쌈과 총질, 의리와 사랑, 비정과 온정 등 이야깃거리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벼슬아치들의 악행
공모전이나 백일장에서 한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그러나 지난 해 말 ‘애들 울리는’ 백일장대회를 만났다. 지난 해 3월 군산여상으로 부임한 나는 1년 동안 수십 군데 백일장 및 공모전에 참가했다. 글을 쓰려는 의지가 있고, 학생들이 가고 싶어 한다면 아무리 50대 중반 ‘늙은이’일망정 나는 망설임없이 ‘나를 따르라’며 그들의 지도교사가 되었다. ‘50만 국제관광기업도시를 위한 백일장’(이하 ‘50만 백일장’)이 있던 그 날엔 공교롭게도 전북대학교 고교생 백일장도 열렸다. 마침 전북대학교 일정이 오전중 끝나 오후 2시 30분 시작인 50만 백일장도 참가할 수 있었다. 그러니까 전주 사는 나는 아침 학교로 가 학생들을 태우고 전주에 왔다가 다시 군산으로 간 것이었다. 교장 · 교감선생님이 그런 나의 백일장 참가에 혀를 끌끌 찰 정도였으니 그 열정을 말해 무엇하랴! 백일장 장소인 군산월명공원 수시탑엔, 그러나 시간이 다 되었는데도 학생들은 뜸했다. 군산 관내 초·중·고 재학생들로 참가범위가 제한되어 있다곤 하지만, 군산에서 열리는 여느 대회와 비교가 안 될 정도였다. 작품을 내고 공문에 안내된 발표 예정일인 10월말경을 기다렸다. 하지만 발표와 시상(시상식
논란을 빚었던 경기도 학생인권조례 최종안이 제출되었다는 소식이다. 자문위원회(위원장 곽노현 방통대교수)가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에게 제출한 것이어서 최종 확정안은 아니지만, 조례안은 체벌 금지, 두발·복장의 자유, 야간학습·보충수업 선택권, 휴대전화 소지 자유 등을 담고 있다. 조례안은 시대착오적이면서 매우 혁신 내지 진보적(체벌 금지, 두발·복장의 자유)이기도 하다. 또 조례안대로만 되면 입시지옥이 해소될 만큼 획기적(야간학습·보충수업선택권)이기도 하다. 이를테면 대한민국 경기도가 아니라 ‘경기도 나라’가 되는 셈이다. 우선 획기적이라 할 야간학습·보충수업선택권은 쌍수를 들어 환영한다. 강제적 보충수업은 극소수 학생들의 세칭 일류대 진학을 위한 들러리이거나 ‘면학분위기용’ 내지 ‘교사 부수입 제공원’ 이상의 의미를 부여할 수 없는 ‘무지한’ 행위이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세칭 일류대 진학자를 뺀 나머지 대다수 학생들은 원서만 내도 어렵지 않게 합격하여 대학에 들어가는 실정이다. 그런 대학입시를 위해 전체 학생들이 꼭두새벽부터 밤늦게까지, 그리고 쉬는 토요일이나 일요일까지 ‘공부하는 기계’로 고교시절을 보내야 하는 건 엄청난 국가적 낭비라 할 수 있다. 그
서울시교육청 비리가 마치 고구마 줄기처럼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이 ‘부조리신고센터’를 설치한데 이어 ‘생쇼’라는 언론의 뭇매를 맞으면서도 관할 지역교육장 11명 등 고위간부 17명이 사퇴서를 제출한 것과 상관없이 현직 교장 2명이 다시 구속된 것. 마치 그에 호응이라도 하듯 서울 및 전남 지역 초등학교장들의 방과후학교 뇌물수수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또 전북에선 교수채용 조건으로 2명에게 각 7천만 원씩 1억 4천만 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어느 사립대 총장이 구속되기도 했다. 급기야 안병만 교과부장관은 “교육계비리의 가장 큰 이유가 ‘제 식구 감싸기’ 때문”이라며 “교육공무원들이 직을 더럽히는 독직행위에 대해 좌시하지 않고 엄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교육계비리 현실을 인정하고, 나름대로 대책을 내놓은 것으로 평가된다. 그뿐이 아니다. 대통령까지 나섰다. 이명박 대통령은 “교육계 곳곳의 비리를 없애지 않으면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데 걸림돌이 될 것”이라며 강력한 척결 의지를 드러냈다. 덩달아 검찰이 바빠졌다. 그러나 과연 얼마나 많은 국민이 공감할지는 미지수다. 드러난 것은 빙산의 일각일 뿐 장학사시험, 교감승진, 교장임용, 그리고 학교의 시설
바야흐로 연말정산의 계절이다. 전반적으로 나라의 경제가 어려운 데다가 서민들 살림살이라는게 워낙 빠듯한 터라 봉급생활자들의 절세하려는 마음은 굴뚝 같을 것이다. 그런데 과세급여의 3%가 안되는 의료비는 무용지물(無用之物)이라 불만스럽다. 실제 행정실의 연말정산 안내에도 200만원 이상만 네이스에 올리라고 되어 있다. 요컨대 200만 원 미만은 그냥 ‘버려지는’ 돈이 되는 것이다. 정부에서 국민더러 많이많이 아프라고 재촉하는 꼴이나 마찬가지다. 살다 보면 가족들이 자주 아파 의료비 부담이 큰 때가 있다. 물론 그렇지 않은 때도 있다. 그런데도 일률적으로 3%초과분부터 공제대상이라면 말이 안 된다. 쓸모없게 되는 의료비 영수증이 아까워서 더 아플 수는 없는 노릇아닌가? 과거의 연말정산 부당공제 사례중 대표적인게 의료비 부풀리기였다. 의료비 부풀리기 부당공제는, 그러나 2004년부터 보건복지부 양식의 영수증만을 공제대상으로 인정하면서 거의 사라졌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를테면 의료비 부분에서만큼은 연말정산의 선진화가 이루어진 셈이다. 그렇다면 3% 초과분도 없애야 맞다. 도대체 무엇을 근거로 3% 초과분인지, 또 왜 그런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세수(稅收) 때문인
2008년 1월 ‘너희가 선생님이냐’는 글을 썼다. 같은 해 8월엔 ‘너희가 선생님이냐’를 제목으로 300쪽의 산문집을 펴낸 바 있다. 책이 출간되자 너무 도발적인 제목이라는 반응을 보인 독자들도 있었다.리포터 역시 교사의 한 사람인지라 다소 난처해 했던 기억이 난다. 그로부터 2년이 흐른 지금 같은 제목으로 글을 쓰려니 개탄스럽기 그지 없다. 교사도 하나의 인간이기 때문 완벽할 수야 없겠지만, 사표(辭表)와는 너무 거리가 먼 짓들을 저질러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으니 말이다. 사회일반의 지탄을 받아도 할 말이 없게 되었다. 언론에 보도된 2009년 한 해치만 교사들 범죄를 정리해보자. 광주의 한 여고 교사는 0점 맞은 1학년 여고생의 치마를 벗기는 체벌을 가했다.(동아일보,09.4.29) 그 교사는 영어 쪽지시험에서 0점을 받은 학생 10여 명의 치마를 벗게 했다. 그렇게 한 후 스타킹 차림으로 교탁 뒤에서 2~3분간 무릎 꿇게 하는 ‘엽기적’ 체벌을 가했다. 그나마 여교사가 여학생들에게 한 짓이라 다행이라 할까! 경기 안양의 한 고등학교 남교사 여러 명은 여자 교생들에게 “술자리를 거부하면 실습학점을 엉망으로 주겠다”며 술자리와 노래방에 동석시켜 강제로 술을
‘채털리부인의 사랑’은 1928년 미국의 플로렌스에서 발간된 로렌스의 대표작중 하나이다. 고국인 영국에서 외설 혐의로 출판이 어렵게 되어 미국에서 펴낸 것이다. 더욱이 판매금지까지 당했으니 유명세는 예약된거나 마찬가지였다. 국내에서도 외설 혐의로 서점에 깔린 책들이 회수되고, 작가와 출판사 관계자가 기소된 ‘내게 거짓말을 해봐’(장정일 지음) 등의 사례가 있다. 우선 이 소설이 돋보이는 것은 그 시대까지만 해도 터부시되고 심지어 죄악시되었던 섹스에 대한 과감한 까발리기이다. 그것은, 그러나 그냥 외설이 아니다. 외설과 예술은 깻잎 한 장 차이라는 우스개 말도 있지만, 단순히 벗기는 것이 아니라 이즘(-ism)을 깔고 하기 때문 그것의 구분이 가능함을 ‘채털리부인의 사랑’은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른바 생명주의(vitalism)가 그것이다. 섹스를 생명탄생의 근원으로 보고 있는 것. 로렌스는 소설의 서문에서 현대를 인식의 시대라고 말한다. 특히 섹스에 있어서의 행위를 올바른 사고(思考)와 인식으로 가져야 한다며 그 순수성을 강조하고 있다. 로렌스에 의하면 우리 선조들이 성행위에 대한 올바른 인식도 견해도 없으면서 죽자 사자 그짓만을 해오니까 오늘날 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