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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

울릉도에서 독도까지 (3/3, 독도)

여행지 : 독도, 동도, 서도
여행일 : 2012/07/25





울릉도 여행 마지막 날, 어제 심하게 달렸던(?) 탓에 머리가 지끈거리고 속이 뒤숭숭했다. 이른 새벽 울릉신항에 도착한 우리는 멀미라도 하지 않을까하는 걱정으로 독도행 여객선에 올랐다. 자는 둥 마는 둥 불편한 속을 다스리는 동안 배는 동해를 조용히 타고 넘었다.

약 한 시간 정도를 달렸을 즈음 곧 독도에 접안한다는 안내방송이 나왔다. 고개를 들고 바다를 살펴보니 저 멀리로 두개의 작은 바위섬이 보였다. 독도다! 시퍼런 동해 바다 한가운데 우뚝하니 솟은 바위섬, 독도! 입에선 “독도야 간밤에 잘 잤느냐”라는 가사가 들어간 한돌의 <홀로아리랑>이 저절로 흘러나왔다.

“저 멀리 동해바다 외로운 섬, 오늘도 거센바람 불어오겠지. 조그만 얼굴로 바람맞으니, 독도야 간밤에 잘 잤느냐?
아리랑 아리랑 홀로 아리랑. 아리랑 고개를 넘어가보자. 가다가 힘들면 쉬어가더라도. 손잡고 가보자 같이 가보자."




우리나라 제일 동쪽에 위치한 섬, 독도에 우리는 섰다. "다께시마'가 아닌 독도에, 대한민국 독도경비대(경찰)가 지키고 있는 독도에 내렸다. 감정이 복받친다거나 감동의 눈물이 흐른다는 식의 호들갑보다는 국토의 한 모퉁이를 잊지 않고 찾아왔다는 자긍심에 뿌듯했다. 섬의 경제적, 군사적 가치를 떠나 한국의 자존심을 걸고 지쳐내야 할 ‘우리 땅’이지 않던가.
동도 선착장에는 관광객을 안내하는 경비대원의 모습도 보였는데 좁은 섬에서 근무한다는 것이 측은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듬직하기도 했다. 교통은 물론 열악한 환경이 불편
하겠지만 우리 영토를 지킨다는, 독도를 지킨다는 자부심만큼은 어느 경찰, 군부대보다 크지 싶다. 관광객을 둘러보는 그들의 눈에도 강한 자신감이 느껴진다. "일본아, 감히 어디를 넘보니!"

동도에서 150m 남짓 떨어진 서도에는 절벽 사면으로 바짝 붙은 어민 숙소가 보였는데 현재는 김성도씨 부부가 살고 있다고 했다. 그 뒤로는 산 위로 급하게 뻗어 올라가는 긴 목재 계단이 보였다. 서도 북쪽에 위치하는 독도 유일의 샘물, 물골로 넘어갈 수 있는 길이라는데 마치 긴 꼬리를 늘어뜨린 토네이도처럼 보였다. 저 길을 따라 서도를 넘어봤으면 좋으련만…






우리는 30분으로 제한된 입도 시간 동안 사진을 찍으며 독도의 풍경을 음미했다. 여기에 모인 대부분은 이 시간만큼은 여느 독립투사 못지않은 최고의 애국자들이 되었으리라. 이런 마음을 계속 이어가야 할 텐데.

관광객을 태운 여객선은 독도를 한 바퀴 돌며 귀향했는데 배 주위에는 떠나는 우리를 환송하듯 갈매기들이 선회했다. 실은 관광객이 던져주는 과자를 선회했다고 해야 옳겠지만. 아무튼 다시 보기 힘든 독도를 마지막 한번이라도 더 봐두려는 사람들로 갑판 위가 혼잡스러웠다. 특히 동도 뒤를 돌아갈 때에는 모 음료 광고에서 봤던 한반도 모양의 지형을 선명하게 볼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 마치 독도를 우리 땅이라 증명하는 인장처럼 느껴졌다.






울릉신항에 도착한 우리는 포항으로 출발하는 여객선이 있는 도동항으로 돌아와 점심을 먹었다. 도동항에서 제법 유명세를 타고 있는 99식당으로 우리는 따개비밥을 주문했는데 여행 후에 찾아보니 여기서 말하는 따개비는 해안가 바위나 배 밑에 붙어사는 삼각뿔 형태의 절지동물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삿갓조개를 부르는 울릉도 사투리라고 했다. 그러니까 조개볶음밥 정도로 생각하면 되겠다. 아무튼 이 작은 조개가 전복보다 영양가가 높다고 하니 신기할 뿐이었다.

든든히 배를 채우고 도동항 방파제에서 시간을 보내며 쉬었는데 맑은 바닷물 속에 둥그렇게 무리를 지어 있던 자리돔이 보였다. 뜰채만 있다면 스윽 하고 펴 담기만 해도 한밑천 잡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진정되고 있던 속에선 다시 소주 생각이 간절해지는 순간! 포항으로 가는 배에 오르자 울릉도 여행에서 누적된 피로가 한꺼번에 몰려왔다. 일상으로 복귀해야 한다는 아쉬움도 쏟아지는 잠을 막을 수는 없었다. 눈을 떴을 때는 어느덧 부산에 도착해 있었다.

울릉도는 이미 국민적인 관광지가 되었다. 교통이 불편하다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푸른 바다와 아기자기한 산이 어우러진 ‘종합선물세트’ 같은 곳이다. 섬을 둘러싸고 있는 일주도로와 산책로를 통해 해안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고 시원한 여름을 보내거나 한적한 겨울을 만끽할 수도 있다. 하지만 몰려드는 관광객들로 인해 작은 섬은 더욱 좁아지고 환경오염은 점점 심해지고 있었다. 섬을 찾는 관광객의 노력뿐만 아니라 자체단체에서도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하겠다.

3일이라는 짧은 시간에 울릉도를 세세하게 돌아볼 수는 없었지만 부족하게나마 중요한 포인트는 찍은 것 같다. 그중에 태하등대에서 내려다 본 풍경과 독도 입도는 잊을 수 없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텐트와 취사준비를 한 뒤 도보나 자전거로 일주를 해보고 싶다. 찐-한 땀맛은 여행의 깊이와 비례하는 경우가 많으니까. 배려와 격려로 멋진 여행을 만들어주신 금정전자공고 선생님께도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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