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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착한아들’ 너무 강요하지 마세요"

이진혁 경기 창현초 교사
 
아들 양육서 ‘아들을 잘 키운다는 것’ 펴내
두 아들·제자 관찰, 학부모상담 등 경험 묶어
 
"여성인 엄마가 아들 특성 모르는 것 당연…
자신의 관점으로만 양육 고집하면 부작용"


"학부모님과 상담하다 보면, 특히 어머니들이 딸보다 아들 키우기가 더 힘들다는 말씀들을 많이 하세요. 그래서 ‘좋은 방법이 없을까’ 양육법을 찾아 헤매는 어머니들이 많은데 그보다 먼저 ‘남성’인 아들의 특성을 이해하고 마음을 이끌어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진혁(38·사진) 경기 창현초 교사가 아들을 둔 세상의 모든 학부모들에게 바치는 책, ‘아들을 잘 키운다는 것’을 쓴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초등 남성교사가 양육서, 그것도 아들 양육서를 냈다는 자체가 매우 흥미롭다는게 주변 반응이다. 하지만 이제 막 초등교에 입학한 두 아들의 아버지인 이 교사 역시 누구보다 이런 책이 나오길 절실하게 바랐다고 한다. 그런 ‘사심’이 자신의 경험을 살려 책을 직접 쓴 계기가 됐다.
 
이 교사는 "두 아들의 행복을 바라는 마음, 그리고 어머니들이 아들의 마음을 조금만 더 이해해주길 원하는 마음이 컸다"며 "하지만 요즘 나온 양육서 대부분은 문제아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보통아이들을 위한 내용, 특히 아이들의 생활 대부분을 차지하는 학교 부분이 빠져 있어 이를 채우고 싶어 펜을 들었다"고 전했다.
 
책에는 그가 10여 년 교직생활 동안 학부모를 상담한 경험, 그리고 아이들의 성향 파악을 위해 연수받은 부분을 적용한 노하우가 잘 녹아있다.
 
이 교사는 ‘보통 남자아이’들임에도 어머니들이 자녀를 이상하게 여기고 불안하게 생각하는 부분을 안타까워했다. 실제 초등 저학년 남학생들은 같은 나이의 여학생에 비해 적응도가 떨어지는 게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글씨는 삐뚤고, 규칙도 잘 안 지키며,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해 선생님에게 혼나기 일쑤다. 이에 대해 이 교사는 남녀 발달단계의 차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남자아이들은 발달단계가 여자아이들과 달라 글씨를 예쁘게 쓰는데 필요한 소근육보다 뛰어다니는데 필요한 대근육이 더 먼저 발달하고 여자아이들처럼 관계를 중요하게 여기는 것도 아니라서 선생님 이야기를 귀담아 듣지 않고,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는 법도 잘 모르기 마련"이라면서 "다른 남자아이와 어울림 자체를 못하거나, 지나치게 무기력한 증상만 보이지 않으면 별 이상은 없다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학교는 남자아이들에게 매우 ‘불리한 장소’일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매번 비교당하고 혼나느라 상처받고, 집에서도 아들을 이해 못하는 어머니들에게 인정받기보다는 질책을 받는 일이 더 많아 속상해 하다보면 부정적인 마음이 커져 올바른 성장을 막게 된다. 어머니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다.
 
그는 "아들이 더 키우기 힘들다고 하는 어머니들은 아들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려고 노력하기보다 무작정 잘 키우고 수월하게 키우고 싶다는 생각에만 빠져 있기 때문"이라며 "단 한 차례도 남자의 입장에 서보지 못한 어머니가 자신의 관점만으로 오로지 모범생으로만, 수월한 아이로만 자라길 원하는 마음을 자칫 잘못 전하다 보면 집에서 수축될 대로 수축된 용수철이 밖에서 크게 튀어 오를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이런 이유로 착한 아들이 되라고 강요하는 양육태도는 가장 주의해야 할 점 중 하나다. 자신이 하고 싶은 말, 행동을 계속 참다 보면 몸과 마음 전부 상하는 일이 생긴다는 것이다.
 
사소한 일마저 전부 챙겨주려는 ‘헬리콥터 맘’도 아이의 성장을 막는다. 오히려 아이의 자립심,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 ‘작은 결핍’을 부여한 뒤 스스로 극복하게 하고, 심부름을 시켜 성취감을 올려주는 쪽이 바람직하다고 책을 통해 주장하고 있다.
 
그는 "인생의 중반을 살아가고 있는 여성의 눈으로 이제 막 삶을 시작한 남성의 세상을 이해한다는 자체가 어려운 일"이라며 "어머니가 아들의 마음을 잘 파악하고 헤아려주면 아들은 저절로 큰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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