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운동회가 열리는 날이면 책가방을 들지 않고 학교에 갔다. 머리에는 청색 머리띠를 두르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교문을 들어섰다. 책가방 없는 등굣길은 그 자체만으로도 특별했다. 운동회는 대개 추석 무렵에 열렸다. 타지에 나가 있던 가족들이 고향을 찾아오는 때라 온 가족이 함께 운동회를 즐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한 달 전부터 달리기와 무용, 응원 연습을 했다. 운동장은 아이들의 구령과 발소리로 가득했고, 청군과 백군의 함성은 가을 하늘 높이 퍼져 나갔다. 초등 1학년 때 나는 여섯 명이 함께하는 현대무용 공연에 뽑혔다. 키가 작아 맨 앞줄 가운데에 섰다. 많은 사람의 시선을 한몸에 받는 자리는 어린 나에게 무척 무담되었을까, 아니면 철없어 담담 했을까?돌이켜 보면 그때 받은 관심과 칭찬 속에서 내 자존감도 작은 싹을 틔웠을 것이다. 운동회 연습이 한창이던 날 추석에 큰언니가 온다는 소식을 듣고 언니가 날마다 기다렸다. 연습을 마친 뒤에도 언니가 타고 올 저녁 버스를 기다리는그리움은 지금의 표현으로 사무침 같은 것이었다. 인내가 어려운 시기 지금의 손녀손자가 초1학년 또래의 정서였다.‘오늘은 언니가 올까.’ 어린 마음에 품었던 그리움은 해마다 추석
“안녕하세요, 교수님. 지난번 자기소개서와 면접 준비를 도와주신 덕분에 합격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한 학생에게서 반가운 문자가 도착했다. 짧은 문장이었지만 그 안에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흘린 땀과 새로운 출발을 앞둔 기쁨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나에게도 한 학기 동안 학생들과 함께했던 시간이 헛되지 않았음을 알려주는 귀한 선물이었다. 학기를 마무리하면서 취업을 앞둔 학생들에게 전공과목을 다룬후 자기소개서 작성과 면접 준비에 관한 내용을 미니 특강으로 하였다. 취업을 앞둔 학생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글로 표현하는 일부터 어려워했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잘하는지,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를 몇 장의 서류에 담아내야 한다는 사실이 큰 부담으로 다가오는 듯했다. 학생들에게 자기소개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화려한 표현이 아니라 ‘사실에 근거한 진솔함’이라고 강조했다. 아무리 좋은 말이라도 구체적인 경험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글의 힘이 약해진다. 반면 작고 평범해 보이는 경험이라도 그때의 생각과 행동, 그로 인해 달라진 점을 진솔하게 담아내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이야기가 된다. 학생들은 저마다 자신만의 보석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정작
최근 우연히 달력을 넘기다 순간 동작을 멈추고 말았다. 내 나이 어느덧 우리 나이로 예순일곱, 주민등록상 정년이 만 62세였으니, 벌써 몇 해가 흐른 것이다. 교단을 떠난 뒤의 시간은 교단에 있을 때보다 이상하게도 훨씬 빠르게 흐른 것 같다. 그래서 삶의 속도는 나이에 비례해 달려간다고 하는가 보다. 속도 계기판에 찍힌 속도가 시속 67km였으니 말이다. 학교에 있을 때는 시속 40~50km로 하루가 그렇게 천천히 지난다 싶더니, 학교를 떠나고 나니 이젠 “세월이 유수(流水)처럼” 한 해가 한 계절처럼 지나가고 있다. 40년. 참 긴 세월이었다. 돌이켜보면 나는 인생의 가장 싱싱한 시절을 학교에서 보내며 정열과 사도(師道) 실천의 거룩한 임무를 다했다. 아직은 앳된 청년의 얼굴로 교단에 들어가 어느덧 교감이 되고 교장이 되어 순백의 머리칼로 치장하고 학교를 떠났다. 그 사이 대한민국 교육은 몇 번이나 얼굴을 바꾸었다. 교과서가 바뀌고, 입시제도가 바뀌고, 교육과정이 바뀌고, 컴퓨터가 교실에 들어오더니 스마트폰과 인공지능까지 학생들의 손에 들어왔다. 그러나 변하지 않은 것이 하나 있었다. 아이들은 여전히 순수한 꿈을 꾸었고, 나는 교사로서 여전히 그 꿈을
평생 교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교육행정을 이끌었던 전직 교장이 이제는 붓으로 삶의 이야기를 전한다. 교육자에서 전업 미술가로 변신해 꾸준히 창작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신금숙 작가가 다섯 번째 개인전을 연다. 신 작가는 오는 10월 7~12일서울 인사동 라메르 갤러리에서 제5회 개인전 ‘비움과 채움’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달항아리와 들꽃, 국화, 작약, 포도밭 등을 소재로 한 신작을 선보이며 자연의 생명력과 삶의 여유를 화면에 담아낸다. 신금숙 작가는 한교닷컴을 통해 이미 한 차례 화실이 소개된 작가다. 당시 화실에서 만난 그의 작품과 작업 이야기는 ‘교직 이후에도 멈추지 않는 배움과 창작’이라는 또 다른 인생의 모습을 보여줬다. 이번 개인전은 그동안 꾸준히 붓을 잡으며 자신만의 화풍을 다져온 신 작가의 작업 세계를 다시 만날 수 있는 자리다. 특히 이번 전시의 중심에는 백자 달항아리가 있다. 달항아리는 아무것도 담지 않은 듯 넉넉한 여백을 품고 있다. 신 작가는 그 여백을 ‘비움’으로 바라본다. 그리고 그 위에 노란 국화와 푸른빛·보랏빛 들꽃을 피워 ‘채움’을 표현한다. 신 작가는 “현대인의 마음은 불안과 욕심으로 과부하되어 있다”며 “
경기 용마초(교장 김대현)가 경기도교육청의 핵심 정책인 RAS(Reading·Arts·Sports, 독서·예술·체육) 교육정책을 학교 교육과정에 다각도로 접목하여 활발히 실천하고 있다. 용마초는 '배움과 깨달음으로 즐거운 독서교육', '함께하는 아름다운 체험, 문화(예술체육)교육', '미래 대비 진로교육'을 학교 중점교육 과제로 정하고, '마음 성장 프로젝트를 통한 인성 가꾸기' 자율과제와 연계하여 학생들의 전인적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특히 용마초는 RAS 정책의 핵심 축이자 인문적 소양과 사고력의 바탕이 되는 독서교육(Reading) 영역을 특화하여 내실 있게 운영하고 있는데 그 내용으로는 전래동화 탈 인형극 관람, 도서관 북맘 운영, 온책 읽기를 통한 독서력 키우기, ‘인문독서교육’과 관련된 독서 진로교육, 독후 활동 협력적 보드게임인 ‘독서로 커나가는 우리’, 32차시의 학교자율시간을 활용해 ‘독서로 마음열기’ 활동 등 단순한 책 읽기에 그치지 않고, 학년별 발달 단계와 교육과정에 맞춘 체계적인 프로그램으로 추진되고 있다. 이와 함께 학년별 라인댄스, 난타 체험, 단소·소금 연주 등의 문화예술 체육활동(Arts Sports)과 SUNO AI 활용
경남 김해신안초(교장 고병원)는 9월 셋째 주 인성교육주간을 맞아 학교폭력 예방과 친구사랑을 주제로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고 실천하는 다양한 인성교육 활동을 펼쳤다. 특히 17일오전에는 전교생을 대상으로 ‘아침 등굣길 행복맞이 캠페인’을 진행했다.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는 일반적인 캠페인 방식에서 벗어나 학교폭력 예방 봉사단 학생들이 직접 공연의 주인공이 되어 친구들의 아침을 맞았다. 학생들은 학교폭력 예방 내용을 담아 개사한 노래에 맞춰 치어리딩과 플래시몹, 뮤지컬, 수어 공연 등을 선보였다. 친구들이 직접 준비한 공연을 보며 등교한 학생들은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학교폭력 예방과 친구사랑의 의미를 자연스럽게 되새겼다. 무엇보다 눈길을 끈 것은 ‘학교문화 책임규약’을 노래와 율동으로 만든 활동이다. 학생들이 지켜야 할 약속과 책임을 단순히 읽고 서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노래를 부르고 몸으로 표현하면서 자연스럽게 기억하고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번 활동을 기획한 박현성 교사는 교육부 및 경남교육청 학교폭력 예방 컨설턴트로 활동하면서 “학교폭력 예방교육이 학생들에게 보다 쉽고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를 꾸준히
경북 의성군금성초(교장 류은주)는 학부모의 학교 교육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학생들의 배움과 성장을 함께 나누기 위해‘2026학년도 2학기 학부모 초청 공개수업 및 학부모 연수’를 실시하였다. 이번 행사는 학부모들이 자녀의 학교생활과 수업 모습을 직접 참관하고, 학교 교육활동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높일 수 있도록 마련되었다. 학부모들은 공개수업에 참여하여 학생들이 교사와 친구들과 함께 배우고 소통하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살펴보며 학교 교육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시간을 가졌다. 공개수업 이후에는 학부모를 대상으로 ‘꽃꽂이 연수’를 진행하였다. 학부모들은 다양한 꽃과 소재를 활용하여 자신만의 작품을 완성하며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여유와 즐거움을 느끼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꽃을 직접 고르고 배치하며 작품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학부모 간 자연스러운 소통과 교류도 이루어졌다. 이번 행사를 통해 학부모들은 자녀의 학교생활을 이해하고 학교와 가정이 함께 학생들의 성장을 지원하는 교육공동체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었다. 류은주 교장은 “이번 학부모 초청 공개수업과 꽃꽂이 연수가 학부모님들이 학교 교육을 더욱 가까이에서 이해하고, 학교와 소통하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
전국 중학교 10곳 중 6곳 이상이 국가 교육과정에서 정한 기준보다 체육수업을 더 많이 편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교 역시 일반고와 특성화고 모두 필수 이수기준인 10학점을 넘어 체육수업을 운영하는 등 학교에서 학생들의 신체활동 기회를 확대하는 흐름이 확인됐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KEDI)이 20일 발간한 '데이터로 읽는 우리 교육'제14호 ‘학교체육, 수업에서 스포츠 경험으로’에 따르면 2025학년도 전체 중학교의 65.0%가 교육과정상 체육수업 기준시수를 초과해 편성했다. 2019년 48.9%였던 비율은 2020년과 2021년 각각 55.3%, 2023년 60.3%를 거쳐 2024년 66.1%까지 높아졌다. 지난해에는 65.0%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2019년과 비교하면 6년 새 16.1%p 증가했다. 현재 중학교에서는 3년간 정규 체육수업 272시간에 교육과정 내 학교스포츠클럽 활동 136시간을 더해 총 408시간의 체육·스포츠 활동 시간을 운영하고 있다. 학교스포츠클럽은 2012년 도입됐다. 학교 여건에 따라 학교스포츠클럽 활동 일부를 체육수업으로 전환하는 학교도 적지 않았다. 지난해 중학교의 35.1%가 이 같은 방식으로
초·중등 교사 10명 중 8명은 생성형 AI가 교사의 수업 설계와 자료 준비 등에 효과가 있다고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성형 AI를 사용하고 있거나 활용할 계획이라는 교사도 78.7%였으며 부정확한 정보와 기술 의존, 윤리 문제 등에 대한 불안은 86.6%로 조사됐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최근 공개한 ‘교육데이터 톡톡’ 7호 ‘초·중등 교사의 생성형 AI에 대한 인식’에 따르면 초·중등 교사 165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생성형 AI의 교육적 가치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비율은 71.6%였다. 이번 자료는 평가원의 2025년 연구보고서 '교사의 수업 및 평가 지원을 위한 생성형 AI 활용 방안 탐색'을 토대로 작성됐다. 생성형 AI의 교육적 효과에 대한 평가는 학생과 교사 대상에서 차이가 있었다. 학생에 대한 교육적 효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비율은 64.2%였고 교사의 수업 설계와 자료 준비 등에 미치는 효과에 대한 긍정 응답은 81.2%였다. 두 항목 간 차이는 17.0%p였다. 교직경력별로는 경력이 짧을수록 생성형 AI의 교육적 가치와 효과를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교육적 가치에 대한 인식 점수는 경력 10년 미만 2.96점, 1
정기국회가 1일 시작되면서 10월 국정감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새 정부 2년차를 맞아 본격화되고 있는 교육정책의 추진 상황과 향후 방향을 놓고 여야 의원들의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국회입법조사처도 국정감사에서 다뤄질 주요 현안을 정리한 ‘2026 국정감사 이슈 분석’을 최근 발간했다. 한국교육신문은 이를 토대로 교육부와 국가교육위원회를 둘러싼 주요 쟁점과 과제를 분야별로 짚어본다. 올해 국정감사에서는 교육활동 보호제도의 실효성과 고교학점제 시행에 따른 교원 확충, 현장체험학습 과정에서의 교사 책임 문제가 주요 교원정책 현안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제도 마련에 그치지 않고 학교 현장에서 교원이 체감할 수 있는 수준의 보호와 지원이 이뤄지고 있는지가 쟁점이다. 우선 교육활동 보호제도의 현장 안착 여부가 집중 점검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활동 침해에 대응하기 위한 제도와 대책이 잇따라 마련됐지만 실제 학교에서 교원을 충분히 보호하고 있는지, 현장 적용 과정에서 보완할 부분은 없는지가 주요 관심사다. 특히 교원이 교육활동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개인이 감당하도록 하기보다 학교와 교육청 차원의 대응체계를 강화하고 제도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