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총의 학교파업피해방지법 처리 촉구 연서명에 1만 명 넘는 인원이 참여했다. 일주일 만이다. 학생 피해를 막을 제도적 장치가 더 이상 미뤄져선 안 된다는 교육 현장의 절박함이 반영된 것이다. 핵심은 노사 갈등의 부담을 학교에 떠넘기는 구조를 바꾸는 데 있다. 학교 급식·돌봄·보건은 학생 일상과 안전에 직결되지만 현행법상 필수공익사업이 아니다. 파업이 발생해도 학교가 대체인력을 활용할 길이 막혀 있다. 국회에 계류 중인 법안은 학교 급식 등을 필수공익사업으로 지정해 일정 범위에서 대체인력 투입을 허용하자는 것이다. 노동자의 단체행동권과 학생의 기본적인 교육·생활권도 함께 보호하자는 취지다. 둔산여고 사태가 남긴 교훈도 분명하다. 급식 파행이라는 비상 상황에서 학생 식사를 지키기 위해 대응했지만 결국 학교장의 형사 책임과 징계 논란으로까지 번졌다. 이런 일이 반복된다면 위기 때마다 학교는 학생 보호와 법적 책임 사이에서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현장 관리자와 교직원의 판단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국가가 명확한 기준과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하는 이유다. 특히 학생은 노사 교섭의 당사자도 아니고 갈등을 해결할 권한도 없다. 하지만 파업 때마다 급식과 돌봄 차질을…
2026-08-17 09:10
진정한 의미의 교육은 교사 중심도 학생 중심도 아닌 관계 중심에서 비롯된다. 배움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결과 신뢰, 그리고 협력을 통해 비로소 완성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계의 중심에서 학교를 변화시키고 소통이 살아 숨 쉬는 문화를 만드는 핵심 동력이 바로 ‘교사 리더십’이다. 지속적 성장 이끄는 원동력 과거에는 주로 관리자 중심의 리더십을 언급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교사 리더십은 학교 관리자나 행정업무 중심의 제한된 프레임을 벗어나, 모든 교사에게 필요한 교직 생활의 핵심 요소다. 교사는 수업과 생활교육, 동료 교사와의 협의 및 학부모와의 상담 등 각 상황에 맞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고, 이러한 리더십이 하나로 연결될 때 비로소 소통이 있는 행복한 학교문화 형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 행복한 학교를 위한 교사 리더십은 과거의 지시와 통제 방식과는 달라져야 한다. 진정한 교사 리더십은 행정적 직위에서 나오는 위계적 권위가 아니라, 교사로서의 전문성, 신뢰, 책임감에서 비롯되는 ‘전문적 권위’를 바탕으로 한다. 이는 동료 및 학생과의 협력적 상호작용을 통해 학교 현장의 변화를 이끄는 윤리적이고 능동적인 힘이다. 교사로서의 수업 전문성과 도덕성, 교육…
2026-08-17 09:10
새 교육감들이 취임 한 달을 넘긴 지금, 하반기 인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비서실과 별정직, 개방형 직위부터 본청과 직속기관의 주요 보직까지, 새 교육감의 국정 철학이 사람의 얼굴을 하고 교육청에 들어서는 것이다. 이 첫 인사가 임기 4년의 성패를 가르는 첫 단추가 된다. 교육청현실 녹록치 않아 교육감의 인사권은 생각보다 넓다. 일반 행정직은 물론 별정직과 개방형 직위, 각종 위원회 위촉직까지 교육감이 사실상 임의로 앉힐 수 있는 자리가 적지 않다. 선거를 도운 이들에 대한 보은과 측근 챙기기의 유혹이 스며드는 지점도 바로 여기다. 그러나 교육청 인사는 무게가 다르다. 그 결정의 끝에 교실이 있고, 아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교육청 인사가 정치 인사로 흐르는 순간 흔들리는 것은 조직도가 아니라 교육의 정치적 중립에 대한 학부모의 신뢰다. 제주의 사례는 이 문제를 생각하는 데 좋은 거울이 된다. 제주에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정무부교육감이라는 직위가 있다. 2024년 전임 교육감과 도의회가 공론의 과정을 거쳐 조례로 신설했고, 임명에 앞서 도의회 인사청문회를 거치기로 양 기관이 합의했다. 2년째 공석이던 이 자리의 임명 논의가 새 교육감 취임과 함께 다시 수
2026-08-17 09:10경기교육청이 교권보호전담관 300명을 최종 선발하고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이들은 교권 침해와 악성민원 등으로 피해를 입은 교원을 적극적으로 보호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충남도 다음 달 1일 ‘교권보호관’을 공식 출범하고, 충북은 교육활동 침해 교원에게 심리상담·조언비 최대 200만 원과 신체 상해 치료비 최대 100만 원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교원의 교육활동 보호를 위해 교육청이 앞다퉈 대책을 세우고 실행에 들어가고 있다. 민선 8기 교육감들이 교육 정상화의 첫 번째 과제로 교권 보호를 앞세우고 있다는 사실은 환영할만하다. 하지만 이러한 교육감들의 의지가 제대로 이행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2019년 교육활동 침해행위에 대한 교육감 고발제도가 도입됐지만, 실질적인 대리고발 건수는 2022년 이후 50여 건에 그쳤다. 또 교원지위법 개정으로 시행된 교권보호조치 미이행 보호자 과태료 부과 사례도 지난해 1건, 올해 4건에 불과하다. 이는 ‘법 따로, 집행 따로’의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제 정부와 국회가 교권 보호 실천을 위한 관련 법률 개정을 위한 행동에 조속히 나서야 한다. 가장 시급한 것이 무고성 신고와 악성민원에…
2026-08-17 09:10
“공포는 인간을 무력하게 만든다. 두려움에 사로잡힌 사람은 본연의 힘을 발휘할 수 없다.” 스피노자의 이 통찰은 2026년 학교 현장에서 매일 증명되고 있다. 오늘날 교사들은 존경받는 스승도, 역량을 펼치는 전문가도 아니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고소·고발의 공포 속에서 감정 노동자로 하루하루를 버텨낼 뿐이다. 최근 대중은 사법 체계가 처벌하지 못하는 불량 학생과 악성 민원 학부모를 사적 제재로 징벌하는 드라마 ‘참교육’에 열광했다. 그러나 현실은 드라마보다 훨씬 더 참혹하다. 최근 방영된 ‘그것이 알고 싶다-참교육과 시한폭탄’ 편 역시 무너진 교실의 민낯을 보여주었다. 정당한 학생 지도가 보복성 아동학대 소송으로 돌아오는 현실 속에, 교육은 죽고 학교는 붕괴했다. 한 학부모는 신고 이유를 묻자 ‘단지 선생님을 괴롭히고 싶어서’라고 답했다. 교사를 향한 화풀이가 목적이라는 이 발언은 오늘날 악성 민원의 본질을 드러낸다. 담배 피우는 학생을 훈육했다는 이유로 민원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어느 교사의 비극 역시 드라마 밖 진짜 현실의 공포를 뼈아프게 보여준다.이러한 공포는 교사 개인의 삶을 파괴하는 것을 넘어 학교의 교육 기능 자체를 마비시킨다. 공포에…
2026-08-14 10:18
한 조직에서 업무 성과가 우수한 직원을 선정하는 평가에 동료평가를 일부 반영한 적이 있는데 결과는 업무 성과나 협업과는 무관하게 나타났다. 근무경력이 긴 직원들은 대체로 좋은 점수를 받았고, 근무경력이 짧거나 묵묵히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며 우수한 성과를 낸 직원은 하위 평가를 받은 경우가 많았다. 동료평가를 승진에 반영한 목적에 대해서는 공감대가 형성됐으나,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온 이유는 무엇일까? 답은 간단하다. 평소 직원들 간의 소통과 교류, 협업 등이 쉽지 않은 근무 여건은 그대로 두고, 평가 방식만 변경했기 때문이다. 최근 초·중·고교 내신과 수능시험에서 학생 학업성취도 평가 방식을 반영해 창의성과 사고력을 겸비한 미래인재를 양성하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국가교육위원회는 5일 열린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수능시험과 내신에 서·논술형 평가 도입, 수능과 고교 내신 전과목 절대평가로 전환, 수시·정시 시기 통합” 등 대학입학전형제도 개편 추진을 발표했다. AI 시대에는 획일적인 교육을 지양하고 창의력과 사고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는 국민 모두가 공감하는 방향이다. 그러나 국교위가 검토 중이라고 제시한 대로 수능과 내신 평
2026-08-10 18:35
교직 생활 내내 교무실 문을 제일 먼저 여는 사람이었다. 아직 불이 켜지지 않은 복도를 지나열쇠를 돌리고, 어둑한 교무실에 첫 불을 켜는 일. 누가 시킨 것도, 알아주는 것도 아니었지만 그 고요한 아침의 몇 분이 좋았다. 오늘 만날 아이들의 얼굴을 미리 그려보는 시간이었고, 수업을 머릿속으로 한 번 더 굴려보는 시간이었다. 36년을 뒤로 한 마지막 출근 그렇게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아침, 제일 먼저 문을 열던 사람이 이제 마지막으로 문을 닫고 나왔다. 36년 6개월. 훈장 하나가 돌아온다지만, 그것이 이 세월을 다 대변하지는 못할 것이다. 이 세월을 대변하는 것은 훈장이 아니라, 그 문 안쪽에서 만났던 아이들의 얼굴들이다. 처음 부임하던 날의 초심은 ‘공부하는 교사가 되자’였다. 그 초심 때문에 멈추지 못하고 계속 배웠다. 현장 경험만으로는 아이들의 상담을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을 절감하고 전문상담교사 자격을 얻었고, 교실에 늘어나는 이주배경 아이들을 보며 다문화 교육으로 두 번째 석사를 마쳤다. 그리고 퇴직을 앞둔 나이에 박사과정에 들어갔다. 누군가는 이제 무슨 공부냐고 웃었지만, 그것은 새로운 시작이 아니라 첫날의 약속을 지키는 일이었다. 교사는 학생
2026-08-10 09:10
지난달 학교에서 1박 2일 일정으로 코딩캠프를 운영했다. 학생들은 학교에서 함께 숙박하며 생성형 AI와 바이브 코딩을 활용해 팀별 프로그램과 서비스를 만들었다. 학생들은 밤늦도록 쉽게 노트북을 덮지 않았다. 원하는 기능이 구현되지 않으면 다시 질문을 고쳐 입력하고, 오류가 발생하면 원인을 찾으며, 팀원들과 해결 방법을 논의했다. 발표를 앞두고 끝까지 결과물을 다듬는 모습을 보며 학교 AI교육이 지향해야 할 방향을 다시 생각하게 됐다. 경험 쌓은 1박 2일 코딩캠프 최근 학생들은 생성형 AI를 매우 자연스럽게 사용한다. 궁금한 내용을 묻고, 글을 정리하고, 이미지를 만들며, 코드를 생성하는 일도 더 이상 낯설지 않다. 그러나 자주 사용한다고 잘 이해하고 활용하는 것은 아니다. AI가 제시한 답을 그대로 받아들이거나,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을 때 곧바로 포기한다면 그것은 교육적 활용이라고 보기 어렵다. 이번 캠프에서 중요하게 여긴 것은 ‘AI가 만들어주는 경험’이 아니라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경험’이었다. 학생들은 먼저 학교생활에서 불편한 점을 찾고, 해결하고 싶은 문제를 구체적으로 정의했다. 이후 필요한 기능을 작은 단위로 나누고, 생성형 AI에 요구사
2026-08-10 09:10정부는 인구감소로 소멸 위기에 빠진 지방을 살리기 위해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고 있다. 정부 정책이 성공한다면 국토 균형발전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교육은 정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학생 수 감소를 이유로 교육재정 축소를 적극 추진하며 교원 수 마저줄이고 있다. 재정 자립도가 낮은 지방의 소규모 학교는 교부금 의존도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지방 교육재정이 축소된다면 교육 격차의 심화와 지방 소멸이 가속화될 수 있다. 교육 예산 삭감은 정부 정책에도 역행한다. 여기에 최교진 장관은 5일 교육부 업무보고에서 5대 핵심과제를 집중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격차는 해소하고, 기본은 국가가 채우겠다고 하면서도 예산을 줄이겠다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학교 운영을 위한 예산 책정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 수가 아니다. 학생 수와 무관한 필수 고정비가 존재하고, 기초학력 보장, 학생 맞춤형 교육, 정서·위기학생 지원, 특수교육 확대, 다문화교육 지원, 고교학점제, AI·디지털 교육 도입은 물론 학교안전과 교육복지 영역까지 학교 안으로 들어오면서 더 많은 예산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 같은 현실을 도외시한 체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이 추진
2026-08-10 09:10문해력은 모든 교과 학습의 출발점이다. 교과서를 읽고 개념을 이해하며 생각을 표현하는 힘이 갖춰져야 배움도 가능하다. AI 시대에도 정보를 읽고 분석하며 판단하는 능력은 가장 기본적인 역량이다. 그러나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최근 조사에서 교사의 98.5%는 학생들의 어휘력 부족이 수업 이해에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사회와 국어, 과학처럼 개념 이해와 긴 글 읽기가 중요한 교과일수록 어려움은 더욱 컸다. 문해력 부족이 일부 학생의 문제가 아니라 교실 수업 전반을 어렵게 만드는 현실이 확인된 것이다. 평가원은 학생 수준에 맞춘 교육용 어휘 데이터베이스 구축과 맞춤형 지원체계를 제안했다. 하지만 문해력은 콘텐츠만으로 길러지지 않는다. 학생들이 꾸준히 읽고 토론하며 사고하는 교육활동이 교실에서 지속될 때 비로소 자란다. 문제는 학교의 교육 여건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전국 공립 초·중·고의 사서교사 배치율은 16.5%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는 단순히 사서교사 수의 문제가 아니라 학교도서관을 교육과정과 연계하고 독서교육을 이끌 전문인력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문해력을 강조하면서도 이를 실천할 기반은 여전히 취약한 셈이다. 또 문해력 교육을 특정 직종의 역할로만
2026-08-10 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