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오디세이 열풍이 뜨겁다. 누적 관객수 1000만을 넘어 올해 개봉한 영화 가운데 왕과 사는 남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관객이 찾았다. 넷플릭스 등 OTT에서는 오디세이 인기를 등에 업고 관련 영화와 드라마가 재소환돼 역주행 중이다. 서점가에서는 호메르스의 저서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 번역서가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왜 많은 사람이 오디세이에 열광하는 것일까? 많은 관객과 평론가들은 3시간에 달하는 러닝타임 전체를 아이맥스(IMAX) 필름 카메라로 촬영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오디세이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설명하기 어렵다. 그 배경에는 인공지능(AI) 시대의 급속한 발전에 비례해서 급증하고 있는 인간의 ‘불안’이 있다. 불안의 사전적 의미는 "마음이 편하지 아니하고 조마조마함"이다. 의학 및 정신의학에서 불안은 "미래의 불확실한 위험이나 잠재적인 위협에 대비해 우리 몸과 마음이 나타내는 광범위하고 모호한 방어적 정서 반응"으로 제시된다. 책과 영화에서 오디세이는 도시국가의 문명을 파괴하고 신의 운명을 거스른 인간으로 그려졌다. 그리스의 신들은 동양의 신들과 달리 착하거나 존경스럽지 않으며, 도덕적으로 살라고 가르치지도 않는다. 신에
2026-09-15 10:34국회미래연구원이 최근 내놓은 교육 관련 연구들을 바라보는 교육계의 시선이 곱지 않다. 개별 정책의 찬반을 넘어 교육을 바라보는 출발점에 의문이 생기기 때문이다. 저출생과 학령인구 감소를 앞세워 학교와 교원, 교육 시간을 문제 해결의 자원처럼 다루는 접근이 반복되고 있다. 최근 논란이 된 초등 저학년 수업시간 확대가 대표적이다. 연구원은 초1~2학년 수업 시간이 OECD와 비교해 평균보다 적고 돌봄 수요와 사교육 참여가 높다는 점 등을 근거로 삼았다. 학령인구 감소로 확보되는 ‘교원 여력’으로 돌봄 공백까지 해소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순서가 뒤바뀌었다. 돌봄이 목적이라면 돌봄 체계를 강화하면 된다. 교육이 목적이라면 무엇을 왜 더 가르칠지부터 답해야 한다. 돌봄을 위해 수업을 늘리는 것은 교육을 수단으로 삼는 일이다. 학령인구 감소를 바라보는 시각도 우려스럽다. 학생이 줄었다고 교원이 곧 ‘남는 인력’이 되는가. 학교에는 새로운 교육 수요가 쌓인다. 학생 감소는 학급당 학생 수를 줄이고 개별화 교육을 강화할 기회다. 이를 감축하거나 다른 정책에 투입할 ‘여력’으로 먼저 계산해서는 안 된다. ‘학생이 줄면 교원이 남고, 남는 교원은 다른 데 쓰면 된다’
2026-09-14 09:10학교폭력으로 인한 교육 현장의 고민이 좀처럼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 교육부가 9일 발표한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피해 응답률이 6년 연속 상승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초등학교의 피해 응답률이 5.7%에 달해 어린 학생들의 교우 갈등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또 집단따돌림과 신체폭력이 다시 증가하고, ‘야차룰’이나 스파링 같은 신종 폭력이 확산하는 현상을 보인다. 비록 소폭 증가라고는 하지만, 수년째 각종 대책이 쏟아지는 현실을 생각하면 이번 발표가 더욱 무겁게 다가온다.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학교가 대립과 법적공방을 벌이는 사법 공간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것이다. 교육지원청의 심의 결과 ‘학교폭력 아님’으로 판정된 비중이 무려 22.1%에 이른다는 것은 학교 현장의 대화와 교육적 해법이 통하지 않는다는 방증이다. 학생 간 사소한 오해나 갈등마저도, 현행 제도의 한계 탓에 사법적 심의 절차로 넘어가는 현실이 매우 안타깝다. 이런 상황에서 교육부가 지난 3월 도입된 ‘관계회복 숙려제도’를 학폭 사안처리의 핵심 절차로 하고, 초등 1~2학년 대상 관계회복 프로그램 신설하겠다는 계획은 바람직하다. 하지만 제도가 실효성을 거두려면 담당 교원의 업무
2026-09-14 09:10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가 수능에 서·논술형 평가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사고력과 표현력을 평가하고 정답 고르기 중심의 시험에서 벗어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교육적으로 의미 있는 평가 방식이라고 해서 수십만 명의 진학을 결정하는 국가 선발시험에도 적합한 것은 아니다. 서·논술형 수능 추진 혼란 불러 수업에서 생각을 글로 표현하고 피드백을 제공하는 활동은 의미가 있다. 하지만 학생의 성장을 돕는 교육적 평가와 한정된 대학 입학자를 가려내는 선발평가는 목적과 책임이 다르다. 1점 차이가 대학과 학과를 가르는 수능에서는 창의성뿐 아니라 모든 수험생을 동일한 기준으로 평가할 수 있는지도 중요하다. 학교내 평가에서도 예상하지 못한 답안을 어디까지 인정할지, 같은 내용을 다르게 표현한 답안에 같은 점수를 줄지 판단하기 어렵다. 한 학급의 답안에도 채점 기준을 일관되게 적용하기 어려운데 수십만 명이 응시하는 수능에서는 어떻겠는가. 채점자 간 편차, 복수 채점, 이의신청과 재심사 절차에 대한 해답 없이 도입부터 논의하는 것은 무책임하다. 국교위는 채점 부담과 공정성 문제를 AI 활용으로 보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AI는 보조 수단일 수는
2026-09-14 09:10
아동복지법은 청소년들이 건강하고 안전하게 자랄 수 있도록 보장하고, 아동학대로부터 선제적으로 보호하는 긍정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그러나 법상 정서적 학대 행위의 개념이 명확히 정리되지 않아 교사와 학생 모두 피해를 입는 부작용이 드러난 것이 사실이다. 자의적해석으로 갈등 빚어 아동복지법 제17조는 금지행위 중 하나로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 행위’를 꼽는데 이 규정이 너무 포괄적이다. 예를 들어 법적으로 결론되는 정서학대는 대부분 무죄가 되는 것이 현실이지만, 자의적 해석이 가능한 정서학대 개념은 교사에 대한 악성 민원과 보복성 신고로 이어지고 있다. 또한 법적 판단을 받으려면 몇 년의 시간이 소요돼 교사도 청소년도 모두 상처받는 결과를 내기도 한다. 최근 이러한 문제에 대한 법적 개선이 공론화된 만큼 올 하반기에 법률이 개정된다면 정서적 학대의 제도적 흠결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렇다면 법제도 개선 외에 현장에서 교사의 정당한 훈육과 정서학대 간의 오해와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대안은 무엇이 있을까. 우선, 정서적 학대에 대한 명확한 개념을 정립하고, 보다 실증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아동학대 중에서 신체학대는
2026-09-14 09:10
여름방학이 끝나고 시작된 2학기 교실의 풍경은 3월과 확연히 다르다. 새 학년의 낯섦과 긴장감은 사라지고, 교실에는 익숙함과 편안함이 자리 잡힌 상태다. 하지만 이 '익숙함'의 이면에는 종종 보이지 않는 균열이 숨어 있다. 1학기 동안 형성된 교우 관계의 파벌화, 특정 학생을 향한 미묘한 배제와 은근한 무시, 그리고 학기 초에 함께 세웠으나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흐지부지된 규칙들이 바로 그것이다. 많은 교사가 2학기가 되면 "이미 아이들 성향도 파악했고 관계도 굳어졌으니 별탈 없이 학년 말까지 가면 된다"는 기대를 품곤 한다. 그러나 1학기의 관성에 교실을 맡겨두면, 2학기 후반으로 갈수록 어긋난 관계의 피로도는 극에 달하고 생활지도의 통제력은 급격히 약화된다. 방학 직후인 2학기 초는 느슨해진 학급문화를 다시 세우고, 고착된 역동을 개선할 수 있는 마지막 '골든타임'이다. 실천 가능한 3가지 솔루션 그렇다면 2학기를 시작하며 교실의 관성을 깨고 건강한 학급문화를 만들어 가기 위해 교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첫째, 학생 주도의 '학급 규칙 리셋'이 필요하다. 요즘에는 대부분의 학급이 학생 주도로 학급 규칙을 만들고 있지만, 3월에 한 번 정한 규칙을…
2026-09-10 17:52초등 저학년의 돌봄 공백은 풀어야 할 과제다. 그러나 그 해법이 학생의 정규수업시간을 일률적으로 늘리는 것이어야 하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한국교총이 ‘오후 3시 하교’에 반대하며 학생의 성장과 발달이라는 교육적 목적부터 따져야 한다고 지적한 이유다. 국회미래연구원은 우리나라 초1~2학년 수업 시간이 OECD 비교 평균보다 적고 돌봄 수요와 사교육 참여가 높다는 점 등을 확대 근거로 제시했다. 하지만 돌봄 부족 현실이 곧 정규수업을 늘려야 한다는 결론으로 이어질 수는 없다. 돌봄이 목적이라면 이미 구축한 돌봄·방과후 체계를 보완하고, 교육이 목적이라면 무엇을 왜 더 가르쳐야 하는지부터 답해야 한다. 돌봄 공백과 사교육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육시간부터 늘리는 것은 목적과 수단이 뒤바뀐 접근이다. 정부가 늘봄학교를 ‘온동네 초등돌봄·교육’으로 확대·개편하는 상황에서 비슷한 목적의 정규수업 확대를 다시 꺼내는 것도 정책 간 중복과 현장 혼선을 부를 수 있다. 더욱이 교육재정 축소를 강행하면서 교원과 재정이 더 필요한 정책을 논의하는 것도 앞뒤가 맞지 않다. 준비 없이 시간부터 늘리면 부담은 결국 학교와 교사에게 돌아간다. 무엇보다 초등 저학년에겐 충분한…
2026-09-07 09:10교육재정은 국가의 책무를 규정한 헌법적 가치다. 그러나 정부가 발표한 117조6000억 원 규모의 내년도 교육부 예산안과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방안은 이러한 가치를 훼손했다. 무엇보다 교육 예산의 주요 근거인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정안에 대한 국회 통과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이를 그대로 적용했기 때문이다. 국회를 통과하지도 않은 법을 전제로, 근거조차 불투명한 산식을 들이미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신설된 미래대응기금도 실질적인 재정 돌려막기에 불과하다. 특히 초·중등을 배제한 기금 설계로 짜인 예산안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 더욱이 이러한 중차대한 개편을 교육계와의 소통이나 사전 합의 없이 비민주적 절차로 강행한 정부와 교육부의 태도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교육계를 비롯한 360여 개 시민사회단체가 이번 정부 발표 내용에 반발하고, 원점부터 재검토할 것을 촉구하는 이유다. 정부와 교육부에 분명히 요구한다. 교육재정을 구조적으로 파탄내는 시도를 중단하고, 이를 기반으로 수립된 교육부 예산안 편성은 원점에서 다시 이뤄져야 한다. 교육부는 예산 축소가 아니라고 강변하지만, 인건비와 물가 상승률을 감안하면 학교 현장이 체감할 재정 압박은 불 보듯 뻔하다.
2026-09-07 09:10
대여섯 살 무렵,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작은고모를 보내지 못해 엉엉 울며 떼쓰던 기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당시 어린 마음에는 고모가 떠나면 다시는 못 볼 것만 같아 하늘이 무너지는 듯했다. 며칠 동안 어린 조카에게 쏟아부어 주었던 고모의 깊은 사랑을 먼 훗날에야 깨달았다. 지켜낼 수 있었던 3가지 약속 이제 교감으로 첫 발령을 받았던 학교를 떠나왔다. 50여 년 전 터미널에서의 그날처럼 자꾸만 뒤를 돌아보게 되고, 누군가 옷자락을 붙잡는 듯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 그만큼 지난 시간 근무했던 학교를 깊이 사랑했기 때문이리라. 2023년 2월 말, 부임 인사를 하며 선생님들께 세 가지를 약속했었다. 첫째는 ‘기본이 바로 선 학교’를 만드는 것, 둘째는 아이들에게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놀이 밥’을 듬뿍 주는 것, 셋째는 교장 선생님의 교육철학을 받들어 학교를 내실 있게 조력하는 것이었다. 우선 학교에 기본이 바로 서려면 경청을 넘어 가르침과 배움의 권리가 온전히 보호돼야 한다. 교사는 아동학대 처벌에 대한 두려움 없이 당당하게 생활지도를 할 수 있어야 하고, 학생은 안전하게 배울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교육활동보호 노란불 지원팀’을 꾸려 학교폭
2026-09-07 09:10
‘교육의 완전 국가책임제’는 가능한 것인가? 이는 출생 및 영유아 돌봄 단계부터 시작해 초·중·고 공교육은 물론, 고등교육(대학)과 평생교육에 이르기까지 모든 국민의 교육 권리와 재정적·행정적 부담을 국가가 전적으로 책임지는 공교육 체계를 의미한다. 여기에는 최근 ‘유보통합’의 정책 설계에서 보는 것처럼 영유아 교육·돌봄의 완전 공적 책임이 필수다. 끊어야 할 학벌 세습과 사교육비 실제로 전면 무상교육의 대표 격인 북유럽 국가와 일부 유럽 국가인 독일, 오스트리아, 프랑스는 유보통합에서부터 국공립대학 등록금까지 무료로 운영하고 있다. 또한 슬로베니아, 슬로바키아, 체코 역시 국공립대학 정규과정까지 자국민에게 무상교육을 제공한다. 이밖에 사우디아라비아, 산마리노 등은 풍부한 재정을 바탕으로 등록금 면제는 물론 매월 생활비, 장학금까지 지급하고 있다. 남미 국가인 브라질, 아르헨티나 역시 명문 국공립대학의 등록금이 무료다. 이들은 ‘교육은 공공재이자 기본 권리’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유·초·중·고 및 국공립대학의 등록금까지를 받지 않는 것이다. 이제 우리도 국가가 교육의 완전 책임제를 실행하는 제도로 진전을 거듭해야 한다. 특히 시급한 것은 대학 등록금 지원
2026-09-07 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