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마을 경로당 어르신 안전교육을 다녀왔다. 어르신들의 적극적인 호응 덕분에 교육 분위기는 시종일관 활기찼다. 교육을 마친 뒤에는 정성껏 준비해 주신 옥수수와 수박을 함께 나누며 질문과 답변의 시간도 가졌다. 요즘 지역 대학은 국가 정책에 발맞춰 전문가 단체와 협약을 맺고 지역 어르신들의 안전교육에 힘을 보태고 있다. 나 역시 전문가 구성원으로 참여해 여러 경로당을 찾아다니며 교육하고 있다. 그런데 현장에 갈 때마다 느끼는 것이 있다.가르치러 갔지만 오히려 번번히 배우고 돌아오는 날이 많다는 것이다.오늘도 새로운 배움 하나를 얻었다. 교육을 마친 뒤 노인회 담당 부장님께서 강사들에게 꼭 부탁하고 싶은 것이 있다며 말씀하셨다. “정말 매너 있는 강사님은 강의를 마친 뒤 TV를 원래 상태로 돌려놓고 가시는 분이에요. 강사님이 가신 뒤 TV가 안 나온다고 어르신들께 연락이 오면 난감할 때가 많습니다. 넓은 지역을 담당하다 보니 금방 달려갈 수도 없거든요.” 그 말씀을 귀담아들었다.강의를 잘하는 것만이 좋은 강사의 전부는 아니었다.교육을 위해 노트북을 연결하고 TV의 외부입력을 바꾸었다면, 교육이 끝난 뒤에는 어르신들이 평소처럼 TV를 볼 수 있도록 원래…
2026-09-07 12:35
책장에서 시작한 인문학이 도서관 문을 나섰다. 그리고 시민들은 직접 역사 현장을 걸으며 수원의 또 다른 얼굴을 만났다. 서수원도서관이 운영하는 2026년 ‘길 위의 인문학-10번의 걸음으로 만나는 수원의 어제와 오늘’ 참가자들은 2일 국립농업박물관과 축만제 일대를 찾아 우리 농업의 변화와 수원의 역사적 의미를 살펴보는 현장탐방 시간을 가졌다. 이날 탐방의 주제는 ‘농업개혁과 축만제’였다. 참가자들은 박물관 전시와 역사 현장을 직접 걸으며 오늘날 첨단산업과 대도시의 이미지가 강한 수원이 사실은 200년 넘는 농업도시의 전통을 지닌 곳이라는 사실을 새롭게 발견했다. 이번 탐방을 맡은 이경희 역사 강사는 “오늘 현장탐방의 가장 큰 목표는 정조가 수원화성을 건설하면서 백성들이 풍요롭게 살 수 있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농업을 어떻게 발전시키려 했는지 현장에서 확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조가 꿈꾼 수원은 단순히 성곽과 건물이 들어선 새로운 도시만은 아니었다. 그곳에 사는 백성들이 안정적으로 먹고살 수 있도록 농업 기반을 갖춘 자립적인 도시를 만들고자 했다는 것이다. 이날 오전 9시 50분, 참가자들은 국립농업박물관 북문 입구에 하나둘 모였다. 서수원도서관…
2026-09-07 11:50교실에서 갈등이 생기면 아이들은 자기 이야기보다 먼저 친구 이름부터 꺼내는 경우가 많다. “쟤가 먼저 그랬어요.” “저만 그런 게 아니에요.” 어른에게는 책임을 피하려는 변명처럼 들릴 수 있다. 실제로 순간을 모면하려는 말일 때도 있다. 그런데 아이들과 이런 장면을 여러 번 겪다 보면 조금 다른 생각도 든다. 아이들은 정말 자기 잘못을 모르는 걸까, 아니면 자기에게 일어난 상처는 크게 기억하면서 자신이 준 상처는 잘 보지 못하는 걸까. 그래서 어느 날 아이들에게 물어봤다.“1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친구에게 따돌림을 당하거나, 말로 상처받거나, 억울한 일을 겪은 적이 있는 사람?”스물다섯 명 가운데 스무 명 가까이가 손을 든다.이어서 다시 묻는다.“그럼 반대로 다른 친구를 따돌리거나, 말로 상처 준 적이 있는 사람?”이번에는 서너 명만 손을 든다. 손을 든 수만 보면 교실에는 상처받은 아이는 많은데 상처 준 아이는 거의 없는 셈이다.그렇다고 아이들이 모두 거짓말을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받은 상처는 오래 기억하지만 자신이 준 상처는 장난이나 상황 속에 묻어두기 쉽다. 교실에서 갈등이 생겼을 때 다른 아이의 이름부터 꺼내는 모습도 그와 닮아 있다. “쟤가
2026-09-07 11:46최근 매우 반가우면서도 가슴 한구석을 묵직하게 만드는 기사가 언론을 장식했다. 지난 7월 23일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법무부가 국적심의위원회를 열어 세계적인 우수 인재 특별귀화 8명, 국적회복 8명 등 총 16명에게 대한민국 국적을 부과했다고 한다. 이번 명단에서 단연 눈길을 사로잡은 인물은 여성 최초의 예일대 종신교수이자 수학과 석좌교수이고 미국 수학회 부회장을 역임한 세계적 수학자 오희 교수와첨단 공학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낸 밀자이 모하메드 연구원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석학들이었다. 세계 최고 학문의 봉우리에서 주도권을 쥐고 있는 인물들이 “나의 나라, 대한민국”을 선택하고 한국 국적을 가슴에 품었다는 소식은 실로 가슴 벅찬 일이다. 변변한 천연자원 하나 나지 않는 나라에서 오직 ‘인적 자원’ 하나로 한강의 기적을 일궈낸 대한민국에, 세계 최고 수준의 지적 자산이 다시 흘러들어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일단 쌍수를 들어 크게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가슴 뿌듯한 자긍심 뒤편으로, 한 가지 냉정한 현실에 근거한 질문이 떠오른다. “우리가 어렵게 모셔 온 이 세계적 석학들에게 과연 마음껏 연구하고 인재를 키울 ‘진짜 무대’를 제공할 준비가…
2026-09-07 11:44
경기신성초(교장 송호연)는 8월 31일부터 9월 4일까지 전교생 235명을 대상으로 도서관과 연계한 ‘청·신·호 독서 릴레이’를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은 학년 수준에 따른 청렴 도서를 함께 보고, 정직·공정·책임·양심의 의미를 학교생활 속 선택과 행동으로 확장하는 활동이다. 이번 독서 릴레이는 4~9월까지 추진하는 ‘청·신·호 이니셔티브’의 활동의 일환으로 청렴을 규칙이나 구호로만 알지 않고, 이야기 속 인물의 선택과 상황을 따라가며 ‘나는 바른 선택을 할 것인가’를 생각하도록 계획되었다. 학생의 발달 단계와 교육과정을 고려해 도서를 선정하여, 1학년은 《빈 화분》을 통해 결과보다 정직을 선택하는 용기를, 2학년은 《거짓말》을 통해 거짓말의 결과와 잘못을 인정하는 태도를 이해한다. 1~3학년은 《꼬리 달린 거짓말》과 《착해야 하나요?》 등을 보며 양심과 주체적 판단의 의미를 생각하도록 하였다. 또 중·고학년 도서는 학교자치와 공동체의 문제로 주제를 확대한다. 《잘못 뽑은 반장》, 《기호 3번 안석뽕》, 《또 잘못 뽑은 반장》을 통해 공정한 선거와 올바른 공약, 권력의 바른 사용, 리더의 책임을 알아보도록 하였으며, 《Why? 한국사: 나라를 빛낸 청백리
2026-09-03 14:11
전기는 보이지 않지만 우리 삶 곳곳을 움직인다. 자동차를 움직이고, 태양광으로 전기를 만들며, 배터리에 에너지를 저장하고, 인공지능(AI)이 작동하도록 하는 데도 전기가 필요하다.그 전기를 필요한 형태로 바꾸고 효율적으로 제어하는 기술이 바로 전력전자공학이다. 평생 전력전자 분야를 연구하며 우리나라 전기·에너지 산업의 발전에 힘을 보탠 원충연 전 성균관대문행석좌교수. 오랜 세월 대학 강단과 연구실에서 후학을 길러온 그는 이제 과천 지역사회에서도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나누며 새로운 삶을 이어가고 있다. 원 교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의 연구 인생과 교육철학, 그리고 은퇴 이후의 삶을 들여다봤다. 원 교수에게 전력전자공학은 단순한 전공이 아니다. 그는 전기공학이 전기를 만들고 보내고 사용하는 기술이라면, 전력전자공학은 전기를 우리가 필요로 하는 전압과 전류로 바꾸고 원하는 대로 조절하는 기술이라고 설명한다. 전기자동차 배터리 직류전력을 교류로 변환해 모터를 구동하는 인버터, 태양광 발전에서 생산된 직류전력을 교류전력으로 변환하는 장치, 태양광과 풍력의 불규칙한 출력을 안정화하는 ESS 등 우리 생활과 산업 곳곳에 전력전자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 원 교수는…
2026-09-02 14:10
경기 수현유치원(원장 이귀열) 5세 유아들과 수현초1학년 학생들이 함께 모여 국악극을 관람하며 학교폭력 예방과 친구 간의 협력과 배려의 의미를 배우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이번 활동은 유치원과 초등학교의 연계 교육을 강화하기 위한 유초이음교육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유아와 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은 함께 국악극을 관람하며 자연스럽게 서로 소통하고, 친구를 존중하는 마음을 키웠다. 이날 관람한 국악극은 여우에게 괴롭힘을 당한 두더지가 자신보다 힘이 센 친구를 찾아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지만, 결국 다른 사람의 힘에 의존하기보다 친구들과 힘을 합쳐 협력함으로써 어려움을 해결한다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아이들은 우리 전통 음악과 이야기가 어우러진 공연을 재미있게 관람하며 주인공 두더지의 이야기에 공감했다. 특히 혼자서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도 친구들과 함께 마음을 모으고 서로 도우면 해결할 수 있다는 교훈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었다. 국악극 관람 후에는 유아와 학생들이 공연을 본 느낌과 생각을 서로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아이들은 “친구를 괴롭히면 안 돼요”, “친구가 힘들어하면 도와줘야 해요”, “친구들과 힘을 합치면 어려운 일도 해결할 수 있어요” 등의…
2026-09-02 14:05우리 집에는 엄마가 한 분 더 있었다.큰언니였다.형제가 많았던 우리 집에서 큰언니는 맏딸이라는 이유만으로 일찍 철이 들어야 했다. 어린 나이에 마음껏 친구들과 뛰어놀고 싶었을 텐데, 큰언니의 등에는 늘 어린 동생 하나가 업혀 있었다. 큰언니 등에는 마를 날이 없었다. 어린 동생들을 업어 키우느라 늘 누군가가 언니의 등에 매달려 있었다. 언니는 그 시절 이야기를 이제는 동생들과 웃으며 나누는 추억의 소재로 꺼내곤 한다. 어느 여름날, 멱을 감으러 강가에 갔을 때였다. 포대기에 기대어 강가에 앉혀 두었던 어린 내가 어느새 물에 떠내려가고 있었고, 놀란 큰언니가 황급히 나를 건져냈다고 했다. 그 일은 내가 클 때까지 엄마에게는 비밀이었다. 동생을 등에 업은 채 친구들을 따라 동네를 뛰어다녔다. 다른 아이들이 가볍게 뛰어갈 때 큰언니의 등에는 늘 동생의 무게가 있었다.아이가 울면 달래야 했고, 잠이 들면 깨지 않도록 조심조심 움직여야 했다. 어린 나이에 동생을 업고 돌보아야 했던 큰언니.자신의 어린 시절 한쪽을 동생들에게 내어주면서. 그때의 나는 몰랐다.나를 업고 있는 언니의 어깨가 얼마나 무거웠는지는 생각하지 못했다.세월이 흘러 큰언니도 엄마가 되었다.자기
2026-09-01 15:40
대한민국 교육의 미래를 걱정하는 원로 교육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오랜 교육 경험과 삶의 지혜를 바탕으로 은퇴 이후에도 사회와 다음 세대를 위해 봉사하는 ‘국민스승’의 길을 함께 모색하기 위해서다. 국민스승연구회 창단을 위한 협의 모임이 8월 30일 오후 경기성남시 모란역 인근에서 열렸다. 이날 모임에는 조성윤 전 경기도교육감, 전근배 전 경기도광주하남교육지원청 교육장, 이세재 전 청북초교장, 이점영 전 중앙대학교사범대학부설초교장, 이영관 한국교육신문 리포터 등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먼저 각자의 교육 및 사회활동 경험을 소개한 뒤, 전근배 전 교육장이 준비한 PPT 자료 ‘남은 내 인생, 국민스승으로 삽시다’를 중심으로 국민스승연구회의 창립 취지와 향후 활동 방향을 논의했다. 이날 제시된 ‘국민스승’은 단순히 오랫동안 교직에 몸담았던 퇴직 교원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학교를 떠난 뒤에도, 교육자 출신이 아니더라도 자신이 살아오며 쌓은 경험과 지혜를 청소년과 가정, 지역사회에 나누고 실천하는 ‘국민의 어른’을 지향한다. 전근배 전 교육장은 준비한 자료를 통해 우리 사회가 경제와 산업, 문화 등 여러 분야에서 발전을 이루었지만, 한편으로는 청소년 폭력과
2026-09-01 15:33
경기 광교초(교장 이재평)은 27일 6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나만의 반려화분 만들기’ 체험교육을 운영하며 꽃과 식물을 가까이하고 생명의 소중함을 배우는 뜻깊은 시간을 마련하였다. 이번 교육은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주최·주관하는 ‘2026 꽃생활화 체험교육’의 하나로 진행되었으며, 사단법인 국제꽃예술인협회와 연계하여 운영되었다. 학생들이 생활 속에서 꽃과 식물을 친숙하게 접하고, 생명을 돌보는 경험을 통해 생태 감수성과 생명 존중의 태도를 기를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한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이번 활동은 1학기 ‘세계 환경의 날’ 학생 주도 실천 활동과 이어지는 생태·환경교육의 흐름 속에서 운영되었다. 광교초는 앞서 학생 자치를 바탕으로 다양한 환경 실천 활동을 전개해 왔으며, 이번 반려화분 만들기 체험 역시 그 연장선에서 학생들이 생명과 환경의 가치를 보다 가까이에서 체험할 수 있도록 마련되었다. 학생들은 수업에서 관엽식물인 테이블야자와 피토니아의 형태와 특징을 살펴본 뒤, 직접 화분에 식물을 심으며 자신만의 반려화분을 완성하였다. 또한 자신이 좋아하는 피규어로 화분을 꾸미는 활동에도 참여하며 식물 가꾸기를 더욱…
2026-08-31 1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