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의 참교육은 무엇일까? AI의 심기를 잘 살피고, 그것에 맞춰 답변을 하고, 좋은 점수를 받도록 하는 것일까? 아니면 AI를 주도적으로 활용하고 스스로 질문과 답변을 할 줄 아는 인재를 기르는 것일까? 당연히 후자가 돼야 할 것이다. 그러나 교육부와 교육청의 관련 정책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된다. 교육부가 지난해 12월에 발표한 2026년 업무보고를 보면 AI가 54번이나 나온다. 첫 번째와 두 번째 중점 추진과제 모두 ‘디지털 전환과 인공지능(AI) 시대 대응’에 관한 과제이다. 이미 현 정부 국정과제에도 제시됐던 방향이라 새로운 것은 아니다. 어느 시대나 중요한 질문하는 교육 중점 추진과제에는 ‘질문중심 수업과 서·논술형 평가 확대’가 포함돼 있다. 목적으로 "AI 시대에 필요한 질문하는 힘, 비판적 사고력을 학생들이 함양할 수 있도록 한다"고 제시했다. 세부적으로는 선도교원 양성, 질문하는 학교 운영, 서·논술형 평가 AI 학습데이터 구축 등을 2026년부터 시작하겠다고 한다. 시·도교육청에서도 초·중·고교에서 서·논술형 평가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교육부와 교육청은 질문하는 힘이 AI 시대에 갑자기 필요해졌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2026-07-15 14:07
누구나 살아가면서 불안과 우울, 걱정에 사로잡히는 경우가 많다. 그 저변에는 인정과 칭찬에 대한 욕구를 충족해 자존감을 유지하려는 마음이 자리하고 있다. 특히 청소년 시기에는 친구나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해 자신을 잘못 평가하거나 왜곡하는 경우가 많다. 다양한 관심과 배려 절실 학교폭력을 일으키는 청소년의 내면에도 낮은 자존감이나 열등의식을 발견할 수 있다. 자존감의 핵심은 자신을 수용하는 데 있다. 성장의 고통과 입시 경쟁의 스트레스에 지치고 힘겨워하는 청소년들에게 자신의 장점은 물론 실수나 잘못도 인정하고 그대로의 자신을 수용하도록 따뜻하게 격려하는 관심과 배려가 절실히 요구된다. 청소년의 자존감을 고취하려면 다음 몇 가지 면에 특히 유의해야 한다. 우선, 자신이 잘한 일에는 스스로를 칭찬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해야 한다. 칭찬이 쌓여서 마음의 자산이 누적되면 자존감도 고양된다. 자신의 판단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기에 가능한 한 긍정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의 부족한 면도 노력하면 개선될 수 있다고 스스로 격려한다. 쉬운 일부터 시작하여 성취감을 느끼면 자신감도 생긴다. 또 무슨 일이든 남의 탓을 우선하지 않도록 한다.…
2026-07-13 09:10
올해는 한국국공립유치원교원총연합회가 창립 3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다. 1996년 7월 13일 창립된 연합회는 유아교육의 발전과 공교육 가치 실현이라는 목표 아래 출범했다. 현장 목소리 담은 변화 이끌어 당시 유아교육은 국가 교육정책에서 지금과 같은 위상을 갖지 못했고, 현장 의견을 모아 정책으로 연결할 수 있는 체계도 충분히 마련돼 있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국공립유치원 교원들은 자발적으로 연대를 선택했고, 유아교육의 전문성과 공공성을 지키기 위한 실천을 시작했다. 지난 30년 동안 유아교육은 적지 않은 변화를 이뤄왔다. 유아교육법 제정을 통해 유치원은 법적으로 학교의 지위를 갖게 됐고, 누리과정 도입과 무상교육 확대를 통해 국가 책임 교육의 기반도 넓혔다. 유아교육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국가의 투자 역시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성장했다. 이러한 변화의 과정에서 연합회는 늘 현장과 함께해 왔다. 교원 전문성 신장을 위한 연수와 연구 활동은 물론, 유아교육법 제정, 교원 정원 확보, 교육환경 개선, 교육활동 보호 등 주요 정책 현안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현장 목소리를 교육정책에 담아내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 앞에 놓인 과
2026-07-13 09:10초등 저학년의 돌봄 공백은 반드시 해결해야 할 사회적 과제다. 하지만 그렇다고 교육과정을 돌봄 대책의 수단으로 삼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최근 국회미래연구원은 초등 저학년 수업 시간이 OECD 평균보다 적다는 점을 근거로 정규수업을 단계적으로 확대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정작 보고서 어디에도 무엇을 왜 더 가르쳐야 하는지에 대한 교육적 논의는 찾아보기 어렵다. 아이들을 학교에 더 오래 머물게 하는 것이 곧 교육의 질을 높이는 것이라는 전제부터 설득력이 부족하다. 더 큰 문제는 교육을 바라보는 시각이다. 돌봄이라는 당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육이라는 백년대계를 도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은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만능 정책수단이 아니다. 교육과정은 아동의 성장과 발달이라는 교육적 목적에 따라 설계되는 국가의 약속이다. 돌봄 공백이 생겼다고 교육과정을 늘리고, 다른 사회문제가 생기면 또 교육에 그 해법을 찾는다면 교육은 본연의 목적을 잃고 정책의 하위 수단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더욱 실망스러운 것은 이러한 제안이 국가의 미래를 연구하고 장기 정책을 설계해야 할 국회미래연구원에서 나왔다는 점이다. 정책 연구기관이라면 OECD 평균 수업 시간이라는
2026-07-13 09:10다가오는 7월 18일은 서이초 교사 순직 3주기다. 그해 여름, 전국의 교실은 침묵에 빠졌고, 분노하며 거리로 나선 교사들의 검은 물결은 우리 사회에 묵직한 질문을 던졌다. “교실에서 아이들을 가르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여정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지난 3년, 변화가 없었다고 할 수는 없다. 교권 5법이 개정됐고, 정당한 생활지도는 아동학대로 보지 않는다는 조항이 마련됐다. 민원 응대 체계 개선과 교권보호위원회의 실효성 강화 등 제도적 진전도 이뤄졌다. 이는 현장 교원들의 눈물과 헌신 그리고 교총을 비롯한 교원단체들의 끈질긴 노력이 만들어낸 값진 성과다. 그러나 기본적인 제도의 틀을 갖췄다고 해서 교실이 곧바로 달라지진 않았다. 여전히 많은 교사가 무분별한 악성 민원에 시달리고 있으며, 정당한 생활지도조차 정서적 아동학대를 했다는 이유로 신고당하는 현실은 달라지지 않았다. 최근 제주 초교 학생 추락 사고와 관련해 대법원이 ‘예견 어려운 학생 사고는 교사 책임이 아니’라는 명확한 메시지를 내놨지만, 이러한 판결이 나오기까지 한 교사가 감내해야 했던 시간과 고통을 생각하면 여전히 마음이 무겁기만 하다. 교육은 신뢰 위에서만
2026-07-13 09:10
7월이 되면 교사들의 마음은 두 갈래로 나뉜다. 한 학기를 무사히 마쳤다는 안도감과 방학 동안 눈에서 멀어질 아이들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다. 방학은 학생에게 재충전의 시간이지만, 담임교사의 시선이 닿지 않는 시간이기도 하다. 특히 가정의 보호 기능이 약하거나 정서적으로 위태로운 신호를 보였던 학생일수록 이 공백은 더 위험하게 작용한다. 미국의 학자 제임스 윌슨과 조지 켈링은 ‘깨진 유리창 이론’에서 “한 건물의 유리창이 깨어진 채로 방치되어 있다면, 다른 유리창들도 곧 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작은 균열을 아무도 돌보지 않을 때, 그 방치 자체가 신호가 되어 더 큰 문제로 번진다는 뜻이다. 학급도 다르지 않다. 따돌림의 조짐이나 정서적 위기의 신호 같은 작은 균열이 관찰자가 사라진 자리에서 방치되면 2학기에 더 큰 문제로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 2학기 준비기간으로 접근해야 실제로 학교 현장에서는 이런 패턴이 반복해서 관찰된다. 여름방학이 지나고 2학기가 되면 학교폭력이나 생활지도 사안이 눈에 띄게 늘어나는데, 많은 교사가 11~12월을 한 해 중 가장 많은 사안이 발생하는 시기로 꼽는다. 1학기에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고 넘어간 갈등이 방학 기간 온
2026-07-09 10:53
최근 발표된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는 우리 교육이 직면한 현실을 다시 한번 보여주었다. 교육부는 일부 결과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다고 설명했지만, 오랜 기간 고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해마다 학생들의 학력이 조금씩 낮아지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 특히 고3 수학을 가르칠 때 그 변화는 더욱 선명하게 다가온다. 정책과 현실 간 간격 존재 그 원인 가운데 고교학점제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 진로와 적성에 맞는 과목을 선택하도록 한 취지는 분명 의미가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배우고 싶은 과목보다 입시에 유리한 과목을 선택하는 데 더 많은 고민과 에너지를 쏟는 경우가 적지 않다. 진로 설계에 집중하는 만큼, 정작 교실에서 기초를 다지고 학습에 몰입하는 시간은 줄어든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평가를 둘러싼 현실도 고민해 볼 지점이다. 교육과정은 활동 중심 수업과 논·서술형 평가를 강조하지만, 학생들이 치러야 하는 대입은 여전히 선다형 중심이다. 그렇다고 현시점에서 대입 평가를 대폭 바꾸기도 쉽지 않다. 학력 격차가 큰 학생들이 한 교실에서 함께 배우는 현실을 고려하면 학교 현장에서 이를 감당하기도 어렵다. 결국 현재의 평가 체제 안에서 학생들의 기
2026-07-06 09:10민선 9기 교육감들이 임기를 시작하며 내놓은 첫 결재와 첫 정책 과제는 교권 보호, 학생 마음건강, AI 교육, 학교문화 개선, 교육공동체 신뢰 회복 등이다. 특히 여러 교육감이 교권 보호를 임기 초반 핵심 과제로 제시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지난 몇 년간 학교는 적지 않은 상처를 입었다. 정당한 생활지도가 아동학대 신고로 이어지고, 악성 민원과 반복되는 교권 침해 속에서 교사들은 교육활동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교사가 교육에 전념할 수 없는 학교에선 학생 배움도 제대로 이뤄질 수 없다. 그런 점에서 교권 회복을 첫 과제로 내세운 것은 교육 정상화의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학생 마음건강과 AI 교육을 전면에 내세운 정책들도 시대적 요구와 맞닿아 있다. 학생 정신건강 문제는 더 이상 학교가 외면할 수 없는 과제가 됐고, AI는 교육의 변화를 이끄는 핵심 의제다. 학교문화 개선과 교육공동체 신뢰 회복 역시 지금의 교육 현장에 꼭 필요한 과제다. 그러나 첫 결재가 곧 성과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교육 현장은 이미 수많은 정책과 사업으로 지쳐 있다. 새 교육감들이 경계해야 할 것은 임기마다 반복됐던 전시성 사업과 치적 쌓기 경쟁이다. 한
2026-07-06 09:10지금 교육계의 최대 화두는 교육 본질 회복을 위한 환경 조성이다. 교사가 가르치는 일에만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기 위한 다양한 방안도 나오고 있다. 교권 강화,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 및 학부모 민원으로부터의 보호, 처우개선, 생활지도 보호장치 마련 등이다. 여기에 무엇보다 비본질적 행정업무로부터의 해방이 급선무다. 학교는 교육기관이지 행정기관이 아니다. 하지만 각종 교육활동 관련 인력 채용 및 계약·관리, 환경개선 및 산업안전·보건 관련 업무, 학교 주변 시설 관리 등 교육과 무관한 업무가 교사에게 전가되면서 정작 가르칠 시간이 부족하다는 하소연이 계속되고 있다. 교총이 지난 5월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전체 업무 중 행정업무가 40% 이상 차지한다고 답한 교원이 무려 90%가 넘었다. 이 같은 현실 속에서 지난달 교육부가 불필요한 규제와 비합리적인 관행 개선을 골자로 한 ‘학교 현장 가짜 일 줄이기 2차 과제 추진’을 발표한 것은 분명 긍정적이다. 하지만 여기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이미 발표된 1차 과제 중 8건도 신속히 추진을 완료하고, 이미 완료됐다고 해도 실제 학교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는지 세심히 살펴야 한다. 또 시·도교육청과 긴밀히 협
2026-07-06 09:10
코로나19 팬데믹은 종료됐지만, 그 영향은 대학 강의실에 여전히 남아 있다. 오늘의 대학생들은 청소년기의 핵심 사회화 시기를 비대면으로 통과한 이른바 ‘팬데믹 코호트’다. 이들은 디지털 환경에는 익숙하지만, 대면 관계 속에서 갈등을 조정하고 협력하는 경험을 충분히 축적하지 못한 채 성인기로 진입했다. 팬데믹은 한 세대의 사회화 과정에 공백을 남긴 사건이었다. 사회적 경험 부족 드러나 현장에서 만난 학생들의 변화는 분명하다. 발표와 토론을 부담스러워하는 수준을 넘어, 관계 형성 자체를 낯설어하거나 갈등 가능성을 회피하려는 경향이 나타난다. 연결을 원하면서도 관계의 불확실성은 감당하기 어려워하는 이중적 모습이다. 이는 개인의 성격 문제가 아니라 축소된 사회적 경험이 누적된 결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교양 수업에서도 이러한 특징은 뚜렷하게 드러났다. 학기 초 학생들은 자신을 ‘고립된 퍼즐 조각’에 비유했다. 서로 맞닿을 수는 있지만 쉽게 흩어지는 불안정한 상태라는 의미였다. 그러나 소그룹 토의와 협력 학습, 성찰 활동을 반복한 이후 인식은 달라졌다. 공동체를 ‘정원’이나 ‘오케스트라’로 표현하며, 서로 다른 존재들이 조화를 이루는 관계를 상상하기 시작한 것이
2026-07-06 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