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개의 종이컵에는 빨간 물감을 풀고, 나머지 스물세 개의 컵에는 맑은 물을 담았다. 중학교 3학년 남녀공학 학급에서 진행한 성매개감염병 예방교육의 도입 부분이었다. 한 개씩 들고 서로 물을 조금씩 주고받았다. 한 사람이 다섯 명과 섞도록 하자, 음악이 끝나기도 전에 모든 컵이 빨강빛을 띠었다. 처음에는 단 한 컵에만 있던 색이 여러 사람의 연결을 따라 퍼졌다. 눈에 보이지 않는 감염을 상기시키는 동기부여로 진행한 것이었다. 활동의 핵심은 겉모습만으로 감염 여부를 알 수 없으며, 신뢰할 수 없는 사람과의 관계는 빠르게 성매개 감염병이 옮겨질 수 있다는 경각심을 부여한 것이다. 성매개감염병 가운데는 감염되어도 증상이 없거나 뚜렷하지 않아 스스로 알아차리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따라서 ‘멀쩡해 보이니까 괜찮다’는 생각만으로 안전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 걱정되는 상황에서는 증상이 없어도 의료기관으로 이어지는 'Do Test'의 중요함을 강조하였다. 중학교 시기는 신체적·정서적 변화와 함께 관계의 폭이 넓어지는 때다. 이 시기의 예방교육은 앞으로 마주할 상황에서 자신과 상대의 건강을 지키는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미리 제공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누구나 부담 없
2026-10-15 17:15강원지역 초등학교 10곳 중 약 6곳은 학생 수 60명 이하의 작은학교다. 앞으로 5년 동안 초·중·고 학생은 2만 명 이상 줄어들 전망이다. 학교의 규모는 작아지고 있지만 학생들이 살아갈 세계는 오히려 넓어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 앞에서 강원교육은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학력 향상과 대학 진학도 중요하지만 AI문명사회에서 학생들이 자신의 능력으로 세계 어디에서든 살아갈 수 있도록 교육의 목표를 확장해야 할 때다. 강원교육청의 ‘2027~2031학년도 중장기 학생 추계’에 따르면 도내 초·중·고 학생 수는 2026년 13만113명에서 2031년 10만7522명으로 17.4%(2만2591명) 감소할 전망이다. 초등학생은 같은 기간 5만8433명에서 4만5661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도교육청의 2026년 3월 1일 기준 자료에서도 초등학교 355개교 중 202개교(56.9%)가 학생 수 60명 이하의 작은학교로 나타났다. 문제는 학생 수 감소 자체보다 학교 규모와 지역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교육기회다. 농산어촌 작은학교에서는 다양한 심화과목과 전문적인 진로교육을 제공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그렇다고 규모가 작은학교의 교육적 가능성까지
2026-10-15 09:58매년 10월 11일은 고려대장경이 완성된 1251년 10월 11일의 역사적 의미를 기리기 위해 출판계가 1987년에 제정한 ‘책의 날’이다. 수백 년 전 우리의 선조들이 숭고한 염원을 담아 목판에 한 자 한 자 새겨 넣었던 그 거대한 지혜의 유산은, 오늘날 디지털 화면의 불빛 속에서 파편화된 정보와 자극적인 영상에 밀려 점점 설 자리를 잃어버리고 있다. 2025년 국민 독서실태 조사(격년 발표) 결과에 의하면 대한민국 국민의 연간 종합독서율(교과서, 학습참고서, 수험서, 잡지, 만화 등을 제외한 일반도서를 1년간 1권 이상 읽거나 들은 비율)은 충격적이다. 성인 연간 종합독서율은 38.5% 즉, 성인 10명 중 6명 이상이 1년에 단 한 권의 책도 읽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 독서 인구 저하가 심각한 사회적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런 뼈아픈 현실 속에서, ‘책의 날’이 갖는 무게감은 우리에게 단순한 기념일 이상의 깊은 성찰을 요구하고 있다. 이 침묵의 시대에 오직 책을 통해 삶의 변혁을 이뤄낸 생생한 다독가들의 증언은, 왜 우리가 다시 활자의 바다로 뛰어들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강력한 등대와 같다고 할 수 있다. 대한민국 사회 각계에서 독서를 통해 자신
2026-10-15 09:55
경기 청원초병설유치원(원장 송춘명)은 학교 주변의 풍부한 자연환경을 활용해 일상생활과 활동, 놀이를 연계한 자연·생태·환경교육을 운영하고 있다. 유아들은 매일 아침 텃밭에 물을 주며 식물이 자라는 모습을 살펴보고, 봄에 심은 땅콩을 가을에 직접 수확하며 자연의 변화를 경험한다. 흙과 햇빛, 물이 식물의 성장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도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알아가고 있다. 산책길에 만나는 풀과 나무, 작은 곤충들도 아이들에게는 좋은 배움의 대상이다. 처음에는 무서워하던 잠자리를 직접 잡아 가까이에서 살펴보고 다시 자연으로 놓아주며 작은 생명의 소중함을 느꼈다. 계절마다 달라지는 나무의 모습과 이름에도 관심을 가지며 스스로 알아가는 즐거움을 경험하고 있다. 또한 흙에 씨앗을 넣어 만드는 ‘씨앗폭탄’ 활동을 통해 식물이 자랄 수 있는 환경에 관심을 갖고, 자연을 가꾸는 일에도 참여하고 있다. 이처럼 일상에서 시작된 작은 관심은 자연을 아끼고 보호하는 방법을 찾아 실천하는 활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송춘명 원장은 “아이들이 자연 속에서 직접 보고 만지고 경험하며 스스로 알아가는 과정이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아이들의 작은 발견과 호기심이 배움으로 이어질 수 있…
2026-10-14 17:17
경기용인 성서초(교장 서권호)가 도교육청의 RAS(Reading·Art·Sports, 독서·예술·체육) 교육활동 및 이스포츠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실감형 AR 스포츠(HADO) 찾아가는 체험교실'을 운영했다. 지난 8일 성서초 강당에서 열린 이번 행사에는 학생들이 참여해 미래형 신체 활동을 경험했다. 이번 체험교실은 도교육청이 추진하는 RAS 중심의 인성·체육 교육 가치를 바탕으로, 학생들에게 증강현실(AR) 등 첨단 디지털 기술이 결합된 새로운 차원의 스포츠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이날 학생들은 머리에 HMD(Head Mounted Display)를 착용하고 손목에 서브 센서를 부착한 뒤, 증강현실 공간에서 에너지 볼을 던지고 막는 등 실제 스포츠 경기 못지않은 열정으로 AR 스포츠 'HADO' 경기에 참여했다. 체험에 참여한 한 학생은 "영화나 게임 속 주인공이 된 것처럼 손에서 에너지 파동이 나가는 게 정말 신기하고 흥미진진했다"며 "친구들과 팀을 이루어 전략을 짜고 함께 달리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로 즐거웠다"고 소감을 전했다. 성서초 관계자는 "학생들이 RAS 교육 방향에 발맞추어 디지털 기반의 안전하고 역동적인 체육 활…
2026-10-13 17:56
“무엇을 더 채울 것인가보다 무엇을 비우고, 그 자리에 무엇을 채울 것인가를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7일 오전 11시, 서울 인사동 갤러리 라메르 1층 제2전시실. 신금숙 화가의 제5회 개인전 ‘비움과 채움’ 오픈식에서 작가는 전시장을 찾은 이들에게 이 같은 바람을 전했다. 33점의 작품에는 달항아리와 들꽃, 국화, 작약, 포도밭 등 자연의 아름다움이 펼쳐져 있었다. 그러나 작품이 건네는 이야기는 단순히 꽃과 풍경의 아름다움에 머물지 않았다. 욕심과 집착을 덜어낸 자리에 감사와 이해, 용서와 포용을 채우자는 삶의 성찰이었다. 이날 오픈식에는 가족과 친지, 동덕여고 동창, 세종대학교(옛 수도여자사범대학교) 동문, 서울과 울산에서 함께 근무했던 교직 동료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현재 하남 미사지구에서 운영하는 그림방의 어린 제자까지 전시장을 찾아 스승의 5번째 개인전을 축하했다. 오랜 세월 이어온 인연들이 한자리에 모인 전시장은 작품을 감상하는 공간인 동시에 삶의 궤적을 함께 돌아보는 따뜻한 만남의 장이었다. 이날 사회는 며느리가 맡아 눈길을 끌었다. 참석자들을 소개하고 전시의 특징과 대표작을 안내하며 가족의 시선으로 작가의 삶과 작…
2026-10-13 17:54
경기 효원초(교장 조윤섭)는 7일 오전 8시 20분부터 8시 50분까지 30분간 ‘2026 불법촬영 예방 포티켓 현장지원단’과 함께 등굣길 캠페인을 실시했다. 이번 활동은 사진을 찍고 공유할 때 상대방의 동의를 구하는 문화를 알리고, 학생들이 일상에서 불법촬영 예방 수칙을 실천하도록 돕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캠페인 현장에는 ‘포티켓을 지키는 당당한 나!’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과 포티켓 수칙을 담은 피켓이 등장했고, 효원초등학교 수원愛통통봉사단 학생들이 등교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올바른 촬영문화를 알리는 메시지를 전달하였으며, 한 줄 느낀 점을 적도록 안내하였다. 포티켓은 사진을 뜻하는 ‘포토(photo)’와 예절을 뜻하는 ‘에티켓(etiquette)’을 합친 말이다. 사진을 촬영하거나 공유할 때 지켜야 할 예절과 수칙을 의미하며, 상대방의 동의를 바탕으로 서로를 존중하는 촬영문화를 만들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 친구와 사진을 찍는 순간부터 온라인에 공유하는 과정까지 상대방의 의사를 살피는 것이 포티켓의 출발점이다. 촬영에 동의했더라도 사진을 게시하거나 공유하기 전에는 다시 의사를 확인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상대방이 사진을 지워 달라고 할 때 그…
2026-10-12 14:36
지도포럼(공동위원장 김현명·양보경)과 (사)한국사회조사연구소가 ‘강리도의 세계관’을 주제로오는 13일주중한국문화원에서 심포지엄을 개최한다. 이번 북경 심포지엄은 지도포럼 최초의 해외 심포지엄으로, 우리 지도 역사상 가장 우수한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강리도)’의 문화적 유산 가치를 재조명하고, 강리도가 중화주의 지도가 아니라 우리 선조의 개방과 통합의 유산임을 널리 알리는 데 그 의의를 두고 있다. 학술심포지엄에서는 강리도의 세계관을 주제로 강연과 발표가 진행되며, 양보경 지도포럼 공동위원장(전 성신여대 총장)이 강리도의역사적 가치와 세계 지리 및 지도학계의 평가에 대해 발표한다. 특히, 외교관 출신으로 지난 20년간 강리도를 연구한 ’1402 강리도‘ 저자인 김선흥 작가(전 주칭다오 총영사)가 강리도의 발문을 재해석하여, 강리도는 중화주의 표현이 아니라 지극히 자주·개방·통합적 지도임을 증명하게 된다.강리도의 지명 해설과 지도 복원을 위해 ’강리도지’ 발간을 진행하고 있는 김영환 위원이 경과 설명과 함께 실물 크기의 강리도(류코쿠본) 영인본을 문화원에 기증할 예정이다. 한편,양보경·김현명 위원장은 12일 주중대한민국대사관 노재헌 대사를 예방,지도포럼…
2026-10-12 14:25오늘날 K-문화의 세계적인 유행에 따라 우리의 ‘한글’은 세계인이 각별한 관심과 호기심 그리고 배움의 욕망을 자극하는 문자로 위상을 견지하고 있다. 한글은 역사적으로 창제 당시(1443년)부터 ‘언문’ → ‘훈민정음’ →‘한글’이라는 명칭으로도 불리기도 했다. 특히 여성들이 좋아하고 백성들 사이에서 확산의 큰 역할을 하게 됨에 따라 한글을 비하하는 ‘암글’이라는 별칭으로 불리기도 했다. 반면에 기득권을 가진 사대부들은 ‘한자’만이 진정한 글, 즉‘진서’라고 칭하며 상대적으로 한글에 대해서는 배척에 나선 비운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올해는 훈민정음 반포 580주년이다. 1446년, 우리 민족의 성군 세종대왕은 백성이 쉽게 익혀 날마다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새 문자를 세상에 내놓았다. 더욱 뜻깊은 것은 2026년이 한글날의 전신인 ‘가갸날’을 처음 기념한 지 100주년이 되는 해라는 사실이다. 580년 전 백성을 위해 탄생한 문자가 100년 전 민족의 자존을 지키려는 사람들의 손에서 기념일로 되살아났고, 오늘날 세계가 주목하는 문화유산으로 우뚝 섰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우리는 한글날을 얼마나 깊이 이해하고 있는가? 단지 태극기를 게양하고 세종대왕을 기
2026-10-12 14:23
“어? 이 곡 아는데!” 3일 오후 5시, 수원SK아트리움 대공연장. 객석 곳곳에서 이런 반가운 표정이 번졌다. 그런데 곧이어 고개를 갸웃하게 된다. 분명 귀에 익은 멜로디인데, 내가 알던 음악과는 조금 달랐다. 악기가 달라지고, 연주 편성이 달라지고, 음악을 풀어내는 방식이 달라지니 익숙했던 선율이 전혀 새로운 얼굴로 다가왔다. (사)한국음악협회 수원시지부(회장 김명신)가 주최하고 클래폼(CLAFORM·대표 박지연)이 주관한 ‘낯익은 클래식’이 이날 관객들과 만났다. 2026 수원 방문의 해와 수원화성 축성 230주년을 기념해 마련된 이번 공연의 슬로건은 ‘300년의 명곡을 한 무대에서!’, 그리고 ‘알고 있던 음악이, 새롭게 들리는 순간’이었다. 제목부터 재미있다. ‘낯익은’과 ‘클래식’이 함께 있으니 무언가 익숙하면서도 낯선 느낌이다. 실제로 공연은 그 제목을 충실하게 보여줬다. 1부 ‘두 개의 악기, 서로 다른 매력’에서는 기타와 피아노가 주인공이었다. Guitar Duo HERMANO의 기타 2중주로 시작해 2대의 피아노와 4명의 피아니스트가 함께하는 ‘2 Piano 8 Hands’가 무대를 채웠다. 기타의 따뜻하고 섬세한 음색과 두 대의 피아…
2026-10-08 16: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