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매일 아침 눈을 뜨자마자 스마트폰을 찾는 시대에 살고 있다. 스마트폰 과의존, 디지털 중독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초등학생의 37.3%가 과의존 위험군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 사용을 못 하게 하거나 뺏으면 반발하고 심하면 폭언과 폭행하는 청소년도 있다. 얼마 전에도 서울의 한 고교에서 수업 중 사용을 제지하자 학생이 교사를 폭행한 사건도 있었다. 숏폼(short-form) 영상 중독은 성인도 헤어 나오기 어렵다. 대인관계보다 재미도 있고 시간도 잘 가기 때문이다. 인지 및 학습 능력, 대인관계, 공감 능력 등 전반적인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과 과체중, 수면장애, 우울·불안, 자살 충동 등 신체적·정서적 문제도 알지만 자제하기는 어렵다. 학교도 스마트폰과의 전쟁 중이다. 올해 5월, 전국 교원 5591명 대상 교총 설문조사 결과 응답 교원 66.5%가 학생의 휴대전화 사용으로 수업 방해를 경험한 적이 있고, 34.1%의 교사는 휴대전화 사용을 제지하다 반발·언쟁·폭언을 경험했다. 미국, 프랑스, 영국 등 선진국은 앞다퉈 디지털 기기 및 SNS 규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강력한 법
2025-08-25 09:10교육자로서의 권리나 권위를 뜻하는 교권은 교사라는 직업인의 권리가 아니다. 학생 학습권과 교육의 질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다. 교육의 미래가 달린 만큼 매우 소중한 권리다. 하지만 학교 현장에서 교권 침해 사례가 매일 같이 발생하면서 교사의 정당한 생활지도와 교육활동이 위축되고 있다. 2023년 서이초 교사 순직 사건 이후 전 국민적 관심과 교원단체의 노력으로 ‘교권 5법’ 시행됐지만, 어려움은 계속되고 있다. 한국교총이 올해 실시한 교원 설문조사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느끼지 못한다’는 응답이 80%에 달했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교사가 마음 놓고 학생을 가르칠 수 있으려면정부와 교육 당국은 21일 교총 등 교원3단체가 요구한 교육지원청 단위의 교권보호센터 설치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교총 등은 현재 설치된 광역교육청 단위 교권보호센터로는 개별 학교의 긴급 상황이나 서로 다른 지역별 특성에 맞게 대응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가장 중요한 ‘사전 예방’과 ‘즉각 대응’을 위해서라도 교권보호센터의 확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현장 교원들의 바람을 담은 요구인 만큼 방향성에 있어 매우 타당한 주장이다. 특히 교권 침해 사건 처리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2025-08-25 09:10최근 잇따르는 교권침해 사건은 해외 연구와 한국 현실이 하나의 분명한 교훈을 가리키고 있음을 보여준다. 바로 교사와 학부모 사이에 정보와 신뢰의 균열이 깊어질수록 교육 본질이 훼손된다는 사실이다. 교사·학부모 간 균열 심해져 스위스 출신 교육심리학자 노이엔슈반더 교수는 2020년 연구에서 부모와 교사 간 협력에서 ‘정보’와 ‘신뢰’가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투명한 정보 공유를 통해 쌓인 신뢰가 학생의 성취도를 높이는 가장 중요한 연결 고리가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은 OECD의 분석과도 맥을 같이한다. OECD는 학부모의 학교 참여를 가로막는 핵심 장벽으로 시간 제약, 참여 기회 인지 부족, 그리고 교사와의 소통 부재를 지목했다. 이처럼 기본적인 소통 창구가 막히면, 교사는 학생 학습 성향이나 가정환경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상담에 임해야 한다. 결국 정보의 비대칭 속에서 교사는 방어적인 자세를 취하게 되고, 적극적인 조언 대신 ‘침묵’을 선택하는 일이 잦아진다. 소통과 신뢰의 붕괴는 한국 사회에서 더욱 첨예한 문제로 나타나고 있다. 2019년 소위 ‘조민 사태’를 기점으로 입시 관련 자료의 공정성을 둘러싼 불신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됐고
2025-08-25 09:10이재명 정부의 대표 교육공약은 고등교육 분야에서 서울대 10개 만들기인 것으로 평가된다. 대선공약에는 ‘수도권 중심의 대학 서열화 완화를 통한 국가 균형발전 달성’을 위해 ‘서울대 10개 만들기로 지역거점국립대에 대한 전략적 투자와 체계적 육성 추진’과 ‘지역과 함께 성장하고 국·사립대가 동반성장하는 지역중심 대학지원체계(RISE) 체계 구축’을 하겠다고 제시됐다. 공약 단계에서는 서울대 10개 만들기가 지역거점국립대에 대한 투자 및 육성 목적으로 제안됐으며, 사립대학 등에 대해서는 RISE 체계 구축을 통해 지원 및 육성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됐다. 이에 대해 비거점국립대와 사립대의 소외 문제와 필요한 재원 마련 등에 대한 다양한 주장들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국정기획위원회는 13일 국정과제를 국민에게 보고했다. 여기에는 서울대 10개 만들기가 포함됐다. RISE 재구조화와 열린 평생·직업 교육 체계 구축 등과 함께 ‘지역의 교육력 제고’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제시된 국정과제다. 목적에 맞는 정책 설계 필요 그리고 20일에는 국정운영 5개년 계획(안)과 123대 국정과제의 주요 내용이 제시됐다. 이 가운데 55번 과제는 ‘지역교육 혁신을 통한 지역인재
2025-08-25 09:10미디어는 이제 학생의 삶 깊숙이 자리 잡은 일상 도구이자 정보 습득의 기본 수단이 됐다. 뉴스, 유튜브, SNS,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학생은 방대한 양의 정보를 접하고, 공유하며, 때로는 생산하기도 한다. 문제는 이러한 활동이 모두 긍정적으로 작용하지 않는 데 있다. 허위 정보, 혐오 표현, 편향된 콘텐츠, 알고리즘에 의한 정보 편식 등 다양한 위험 요소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교실은 이러한 환경에서 아이들이 비판적으로 사고하고 윤리적으로 소통하며 스스로를 보호하는 힘을 기를 수 있는 중요한 공간이다. 교사는 단순히 지식 전달자를 넘어, 학생들이 디지털 사회에서 책임 있는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자가 돼야 한다. 이 글에서는 교사와 학생 모두가 함께 배워야 할 교육 방향과 실제 수업 사례를 중심으로 바른 활용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교육 현장에서 중요한 이유 미디어는 이제 단순한 ‘정보 창고’가 아닌, 의견을 형성하고 정체성을 구축하며 사회와 소통하는 창구가 되었다. 학생들은 유튜브 영상으로 과학 개념을 이해하고, 틱톡에서 사회적 이슈를 접하며, 인스타그램을 통해 다양한 문화를 경험한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비판적 거리두기
2025-08-22 13:34일제의 한국인 교육은 전시교육령을 포함, 5차례에 걸친 교육령으로 일본의 심부름꾼이요, 일본 국왕에게 충성을 다하고 ‘황국신민’과 만주사변·중일전쟁, 그리고 태평양전쟁에 군사로 동원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에 맞서 독립운동가를 비롯한 선각자들은 일제의 정체성 말살에 맞서며 민족교육을 통한 실력양성운동을 전개했다. 민족교육은 교육을 통해 한국인으로서의 민족의식을 깨우침과 동시에 실력을 키워 인재 양성과 국력을 향상시키고, 나아가 국권을 회복하고자 했다. 독립운동가를 비롯한 이들이 생각한 실력 양성은 교육의 진흥을 통해서 가능하다고 봤다. 또 교육 진흥을 위한 대중 계몽 운동을 전개했고, 이에 따라 교육열이 급격히 높아졌다. 그러나 높아진 교육열을 타고 공부하려는 학생 수에 비해 학교는 턱없이 부족했다. 일본은 3.1운동 후 제2차 조선교육령을 발표하며 한국인을 회유하기 위해 보통교육과 실업교육 위주의 정책에서 한국인에게 고등교육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여전히 보통교육과 실업교육에 치중됐고, 고등보통학교는 세울 수 없었다. 민립대학 설립운동 3.1 운동 후 민족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1920년 6월 한규설, 이상재 등을 비롯한 민족 지도자들은 재…
2025-08-22 13:33“흙 다시 만져보자 바닷물도 춤을 춘다. 기어이 보시려던 어른님 벗님 어찌하리. 이날이 사십 년 뜨거운 피 엉긴 자취니. 길이길이 지키세. 길이길이 지키세.” 광복 80주년을 맞아 불러 본 광복절 노래는 큰 감동이 있다. 1949년 11월, 정부가 공모를 통해 1950년 4월 확정된 광복절 노래는 교육학자인 위당 정인보 선생이 작사했다. 선생께서는 삼일절, 제헌절, 개천절까지 직접 노랫말을 지었다. 이처럼 교육자들은 국권 회복을 위해 직접 나서거나 후진양성에 힘썼다. 우리나라는 광복 80년 만에 세계 최빈국에서 2024년 기준 세계 GDP 순위 14위가 됐다. 세계가 놀라는 ‘한강의 기적’은 국민의 성실함과 교육열 등 국민역량, 정부주도형 경제 개발, 기업가와 노동자의 열정, 우수 인재 양성을 한 교육자의 헌신 등 다양한 요소가 결합한 결과다. 80년 동안 대한민국 교육도 발전을 이뤘다. 교육받을 권리를 명시한 제헌헌법을 기반으로 1950년 시작된 의무교육은 1970년에 초등 취학률 100%를 달성했다. 중학교 의무교육은 2004년에 완성됐다. 1952년에 초등학생 237만 명, 중학생 30만 명, 고등학생 12만 명, 대학생 3만 명이던 것이 202
2025-08-18 09:102023년 8월 대한안과학회지에 발표된 중등학생 20만 명 대상 조사 결과에 의하면, 우리나라 청소년의 스마트폰 사용 시간은 하루 평균 5시간 정도로 나타났다. 학교와 학원 수업을 제외하면 여유 시간과 수면 시간 일부분까지도 스마트폰 사용에 보내는 것이다. 사회적 관계 형성 기회 박탈 스마트폰은 현대인의 필수품이지만, 과의존으로 인한 피해도 급증하고 있다. 그중 몇 가지를 보면 우선, 사회적 관계 형성을 방해한다. 가상공간의 상호작용은 실제 친구와의 대면 활동을 크게 제한해 신체적, 사회적 경험의 기회를 박탈하고 외로움을 증가시킨다. 가족이나 친구와 대화 중에도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경우가 잦아 유대감도 떨어지고 있다. 대중교통 승객 대다수가 고개를 숙이고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것은 일상적인 장면이 된 지 오래다. 둘째, 주의 집중을 어렵게 한다. 한 가지 일에 집중하는 능력은 성숙의 특징을 의미하는데 스마트폰의 남용이나 수많은 알림 신호는 주의를 분산시키는데 위력을 발휘한다. 셋째, 수면 부족으로 심리적 장애를 초래한다. 밤에 스마트폰에 집중하다 보면 수면의 질과 양이 떨어져 우울, 불안, 과민, 인지결손, 학습력 저하와 같은 결과를 가져온다. 넷째,
2025-08-18 09:10올해는 대한민국 광복 80주년이다. 광복은 일제강점기로부터 국가와 개인이 자유를 누릴 수 있는 독립을 이뤄낸 정치적 사건이며, 사회적으로는 단순한 해방을 넘어 새로운 국가의 정체성을 정립하는 의미를 갖는다. 사회통합의 동력으로 삼아야 이 같은 광복 의미를 계승하고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역사를 통한 보훈교육이 중요하다. 청소년 대상 국가보훈교육의 목적은 민주시민으로의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치며, 국가를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신 분들의 정신 계승 및 국민 정체성과 공동체 의식 형성에 있기 때문이다. 이에 광복 80주년을 맞아 앞으로 학교 안팎의 보훈교육이 나가야 할 방향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국가보훈의 가치를 과거 인물과 행적의 평가가 아닌 현재 사회통합의 동력, 미래사회의 주역에 필요한 공동체 의식에 둬야 한다. 물론, 국가보훈교육은 역사적 사실에 기초하기에 역사적 인물과 그들의 생애가 부각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역사교육과 다른 점은 역사적 사실의 평가가 아닌 그들의 희생과 헌신으로 우리 사회에 공헌하려고 하는 가치를 찾고 계승하는 것이다. 즉, 보훈교육을 인물의 생애와 행적에 대한 평가 잣대로 보면 이를 바라보는 이의 주관적 가치관이 반영
2025-08-18 09:10지난 7월 4일, 교육부 고시로 학교안전사고 지침이 발표됐다. 그러나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제2조 정의의 내용을 살펴보자. 안전사고의 유형을 일반 상해 사고와 생명 위급사고(응급환자)로 구분하고 있다. 학교는 교육기관이다. 의료인이 판단해야 할 기준을 교사에게 전가하고 있다. 학교안전사고가 발생했을 때 이 지침이 학교와 교사에게 실질적 지원이 될 수 있을까? 부실한 교육부 고시 고시로 발표하는 내용이라면 학교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했을 시 무엇을, 언제, 누가, 어떻게 하는지를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제시해 줘야 한다. 교육부 고시 제4조에는 이런 문구가 있다. ‘이 지침에 규정하지 아니한 사항은 시·도교육감 또는 학교장이 별도로 정하는 바에 따른다’라는 말이다. 학교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하면 시·도교육감이나 일선 학교에 떠넘기는 듯한 뉘앙스를 풍긴다. 고시에 모든 내용을 담을 수 없더라도 구체적 대안을 제시해 주어야 한다. 학교에서 진행해도 되는 일이라면 위임을 해도 되지만, 교육부에서 정해줄 것은 정해주어야 한다. 모든 시·도교육청이나 학교에서 역할 분담에 불필요한 행정력을 낭비할 필요는 없다. 최소한의 예시라도 제시하는 형태를 취해야 한다
2025-08-13 1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