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대한민국 교육 현장은 교권 침해와 과중한 행정,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기 버거운 현실 속에 놓여 있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아이들의 웃음을 지키고, 교육의 가치를 되살리려는 젊은 교사들이 있다. 바로 한국교총 2030 청년위원회(2030 청년위)를 중심으로 모인 청년 교사들의 연대다. 그들의 용기 있는 실천이 교단 문화를 바꾸고, 교육의 미래를 다시 밝히고 있다. 변화 이끄는2030 청년위 2017년 출범한 2030 청년위는 ‘우리의 목소리가 행동이 되는 곳’이라는 슬로건 아래 청년 교사들이 겪는 현실적 어려움을 함께 나누고, 교육정책과 교직 문화를 개선하기 위한 실천적 제안과 행동을 이어오고 있다. 무엇보다 2030 청년위는 소통과 회복의 공동체다. 전국 각지의 유·초·중·고 교사들이 온·오프라인에서 만나 학교와 교실 속 고민을 나누고, 서로의 수업과 삶을 공유한다. 이 만남은 단순한 친목을 넘어 ‘동료’로서 공감과 지지를 나누는 새로운 교직 문화의 출발점이 되고 있다. 또한 젊은 교사의 성장을 지원하는 플랫폼이다. ‘2030 공감동감 힐링캠프’, ‘기발한 2030 교사캠프’ 등 교사 스스로를 돌보고 재충전할 수 있는 다양한 연수를 운영한다. 이를
2025-10-20 09:10
수업 시간, 교사가 질문을 던지자 여기저기 손들이 올라온다. 그러나 친구가 답을 말하자 나머지 손은 이내 힘없이 내려간다. 정답이 나오면 대화는 멈추고 교실은 다시 교사 중심으로 흘러간다. 이 풍경, 낯설지 않다. 이처럼 정답 중심의 일방적 흐름은 학생들의 생각을 멈추게 한다. 질문이 '탐구의 씨앗'이라면, 그 씨앗을 싹 틔우고 열매 맺게 하는 자양분은 바로 '학습 대화'다. 학습 대화는 질문으로 촉발된 메타인지를 고도화하는 역할을 한다. 자신의 생각을 언어로 표현하고 타인과 나누는 과정에서 자신이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더욱 명확히 인지하게 도움을 준다. 이처럼 학생 간의 상호작용을 통해 배움을 심화시키는 것, 즉 질문을 시발점으로 삼고 학습 대화로 나아가는 수업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정답 확인’을 넘어 ‘의미 구성’ 교실에서의 대화는 단순히 수다나 잡담을 넘어선 ‘학습 대화’를 의미한다. 학습 내용을 바탕으로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비판하며, 새로운 지식을 공동으로 구성해 나가는 과정이 ‘학습 대화’다. 기존 수업은 '교사 질문-학생 응답-평가' 구조로 '정답 확인' 형태에 머문다. 하지만 학습 대화는 다방향 상호작용을 통해 학생들이…
2025-10-17 13:56교육부는 최근 고교학점제 운영 개선 대책 발표를 통해 한 학기 동안 드러난 제도의 문제를 일부나마 인정하고, 보완 방향을 제시했다. 그러나 학교 현장의 혼란을 체감해온 교사들의 시선은 여전히 냉정하다. 교원 3단체가 공통으로 지적하듯, 이번 대책은 현장의 폐지 요구를 막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무엇보다 제도의 근간인 학점 이수 기준, 교원 충원, 평가방식 전환 등 핵심 과제가 여전히 손대지 못한 채 남아 있다. 우선 미이수제와 최소성취수준보장(최성보) 지도 문제가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의 의결사항이라는 이유로 가시적 대안이 제시되지 않은 것은 심각하다. 특히 공통과목에 한해 최성보를 유지하겠다는 방안을 국교위에 제안하겠다고 고집하는 것은, 교육부가 현실을 얼마나 오해하고 있는지를 드러낸다. 학업결손이 심한 학생에게 일률적인 성취 기준을 적용하고, 형식적인 보충지도를 반복하는 것은 교육적 의미를 잃은 행정에 불과하다. 이외에도 그동안 얼마나 많은 부작용이 누적돼 왔는지를 교육부가 모를 리 없다. 교육부는 자문위원회에서 제안된 ‘출석률 중심의 학점 이수 기준 개편’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핵심 과제 비켜간 부족한 방안 현장 교원 경고 외면해선 안돼 둘째,…
2025-10-13 09:10
초등학교 교사로서 1급 정교사 연수를 듣는다는 것은 굉장히 설레는 일이다. 다양한 강사와 함께하는 연수 자체도 값졌지만, 무엇보다도 기억에 남게 해준 순간은 연수가 끝난 뒤 동료 선생님들과 함께한 뒤풀이 자리였다. 비슷한 고민에 놓인 MZ세대 MZ세대만의 고민, 현실적이고 누구한테는 말하기 부끄러운 고민 등 함께한 선생님들은 “나만 힘든 게 아니구나. 다들 저마다의 고민을 안고 있구나”라는 깨달음과 위로를 받았다. 그때 위로를 조금 더 많은 동료가 받길 바라며 반년 동안의 준비 끝에 ‘2030 고민 이모저모’ 행사를 실현할 수 있었다. 답을 찾는 것보다, 서로의 이야기와 힘듦을 공유하면 안도감을 얻는 것이라고 믿었고 실제로 그랬다. 젊은 교사들이 털어놓은 이야기는 놀라울 만큼 비슷했다. 교직에 대한 열정은 분명하지만, 동시에 변해가는 교직에서 지쳐 번아웃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았다. 수업은 즐겁지만, 생활지도가 과중하게 다가오고, 퇴근 후에도 교사라는 무게를 내려놓기 어렵다는 고민이 이어졌다. 결국 교사로서의 삶과 개인의 삶 사이에서 균형을 찾지 못해 지쳐가는 모습이 드러났다. 교사의 행복이 곧 아이들의 행복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자기 삶을 회복할 수 있
2025-10-13 09:10
최근 5년간 서울에서만 178명의 교감이 교장 승진을 포기하고 명예퇴직을 선택했다는 통계가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연도별로 보면 2021년 27명, 2022년 44명, 2023년 42명, 2024년 41명 등으로 몇 년 새 명퇴 규모가 커졌다. 서울뿐만 아니라 지난해에만 전국 교감 2581명이 정년 전에 퇴직했다. 권한과 처우 턱없이 부족 이는 우리 교육 현장의 깊은 문제를 드러낸다. 교장까지 단 한 걸음만 남겨둔 이들이 중도 하차하는 이유는 단순하지 않다. 교감에게 과중하게 몰린 행정업무, 각종 위원회 참여, 학교폭력·민원 처리 등 ‘잡무’에 가까운 일들이 쌓이면서 결국 탈진에 이르기 때문이다. 실제로 경기교육청이 배포한 ‘교감 업무추진 길라잡이’에 따르면, 교감은 15개 분야의 업무를 책임져야 하며, 인사위원회와 학교운영위원회를 포함한 10여 개 위원회에 당연직 위원으로 참여해야 한다. 그러나 이에 대한 보상은 월 10만 원 남짓한 수당에 불과하다. 막중한 책임과 부담에 비해 권한과 처우가 턱없이 부족한 것이다. 과거 교감은 ‘실세’로 불리며 교사들 사이에서 경쟁적으로 도전하던 자리였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교사들은 부장 보직조차 꺼리고
2025-10-13 09:10
교실에서 벌어지는 온갖 일들 가운데 가장 걱정되는 것이 학교폭력 문제입니다. 학생들 사이에서 언제 무슨 일이 터질지 몰라 늘 긴장되는데, 막상 사안이 터지면 해법을 찾느라 전전긍긍할 수밖에 없습니다. 학폭 사안에서 교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객관적으로 사안을 처리하되 안일하게 대처하거나 무관심한 태도로 접근해서는 안 됩니다. 학폭 상황을 ‘단순한 장난’ 정도로 치부하거나 ‘아이들끼리 흔히 있는 일’이라고 여긴다면, 피해 학생에게는 또 다른 형태의 상처가 될 수 있습니다. 자칫 학부모와 교사, 또는 학교 사이의 새로운 갈등이 시작될 수도 있습니다. 학생 행동 관찰하기 교사는 무엇보다 이런 사안이 발생하지 않도록 평소 예방에 초점을 두고 꾸준히 지도해야 합니다. 피해 학생이 보이는 특유의 징후를 재빨리 알아차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피해 학생들은 평상시와 달리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불안해 보입니다. 교과서나 필기구 같은 준비물을 챙겨오지 않아 야단을 맞기도 합니다. 교복이 젖어 있거나 찢겨 있어도 별일 아니라고 대답하고, 코피가 나거나 얼굴에 생채기가 있어도 괜찮다고 합니다. 친구들과 어울리기보다 교무실로 와서 선생님과 어울리려 하고, 자기
2025-10-01 19:04지난 16일, 교육부의 2025년 1차 학교폭력 실태 조사 결과 발표 이후 ‘피해 학생 2.5%로 역대 최대’라는 제목의 언론 보도가 넘쳐났다. 2013년부터 시작된 전수조사 시행 이후 가장 높은 수치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학생의 학교폭력 민감도가 높아진 점을 이유로 꼽았지만, 320만 명이나 되는 학생의 인지도가 단지 교육이나 언론 등을 통해서만 높아졌다는 것은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 학교폭력 증가에는 많은 요인이 있기 때문이다. 2024년 학교폭력 사안 접수 건은 5만8502건에 달한다. 2023년 6만1445건, 2022년 5만7981건과 비교하면 다소간의 증감이 있다. 여기서 주의 깊게 살펴야 할 것이 바로 학교장 종결제의 변화추세다. 학교장 종결제에 대해서는 학교폭력예방법 제13조의 2에 ‘경미한 학교폭력은 피해 학생 및 보호자가 심의위 개최를 원하지 아니할 경우 학교의 장은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라고 규정돼 있다. 물론 경미한 사건의 요건도 엄격하다. ▲피해 학생이 2주 이상의 진단서를 발급받지 않은 경우 ▲재산상 피해가 없거나 즉시 복구 또는 복구 약속이 있는 경우 ▲지속적이지 않은 경우 ▲학교폭력에 대한 보복행위가 아닌 경우
2025-09-29 09:10
얼마전대통령실 교육비서관 내정설로 교육계가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학종 폐지’와 ‘정시 강화’를 주장해온 인사가 거론됐기 때문이다. 대통령실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서둘러 진화했지만, 이번 해프닝은 단순한 인사 논란을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교육의 성과를 ‘명문대 진학 실적’으로만 환원하는 사회적 통념을 국가가 공인하려 한 것 아니냐는 씁쓸한 의문을 남겼기 때문이다. 교육비서관 내정설이 남긴 씁쓸함 “그 학교, 서울대나 의대 몇 명 보냈습니까?” 학교 현장에서 흔히 오가는 이 질문은 악의라기보다 무신경에 가깝다. 하지만 여기엔 교육 철학이 무너진 현실이 압축돼 있다. 학생의 인간적 성숙이 아닌, 오직 숫자로 교육의 성패를 가늠하는 풍토가 만연하다는 것이다. 이번 논란은 그 왜곡된 상식이 현장을 넘어 국가 정책 의식과도 맞닿아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게 한다. 코로나19 원격수업은 공교육이 여전히 지식 전달에 머물러 있음을 드러냈다. 교사의 역할을 촉진자·설계자로 규정한 2022 개정 교육과정의 이상과는 정반대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립학원단체의 단체장이 “교사보다 학원 강사가 경쟁력 있다”고 공언했다. 학생들이 내신 초기화를 위해 자퇴 후 재입학을…
2025-09-29 09:10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는 입법과정에서부터 여야 합의를 이루지 못했고, 법적 위상, 구성 등에 대해서도 많은 문제가 제기됐다. 그동안 나타난 문제의 대부분은 예견됐던 것들이다. 1기에서 드러난 문제를 완화시키고, 우리 교육의 미래를 밝힐 수 있는 진정한 기관이 되도록 법을 개정할 때가 됐다. 이를 통해 우리 교육의 난제를 해결하며 교육의 미래를 밝히게 된다면, 대한민국 교육 역사에 오래 기억될 것이다. 정상화 위한 뒷받침 필요 아담 스미스는 「도덕 감정론」에서 “인간 본성에 내재하는 공감의 원리 때문에 이기적 행위를 제한하는 정의의 덕이 나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스미스가 믿었던 ‘위대한 파수꾼’이 정의 수호자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할 때 시민사회는 질서를 유지할 수 있다. 최근 우리 사회는 마음의 공정한 관찰자인 ‘중립적 제3자’가 점차 힘을 잃고 있다. 드러내놓고 세 싸움을 하는 사회에서 중립적 제3자는 양쪽으로부터 매도당하기 때문에 아예 목소리를 내지 않거나 결국 어느 한쪽에 속하는 경우가 늘어난다. 개인 차원의 중립적 제3자가 줄어들 때 대안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조직(기구) 차원의 중립적 제3자를 만드는 것이다. 정당과 정부로부터 중립적인 국교
2025-09-29 09:10본지는 한국상담학회와 함께 교사의 마음 건강을 위한 전문가 칼럼을 연재합니다. 선생님의 심리적 안정과 학생 상담 능력 배양을 위한 글로 채워집니다. 편집자주 우리는 12년간의 공교육을 통해 인류세(人類世) 중심의 세계관을 배워왔습니다. 옳고 그름, 좋고 나쁨이 정해진 진리처럼 교육받았고, 시험 제도를 통해 인간이 만든 기준에 따라 능력을 구분해 왔습니다. 능력의 기준은 다양할 수 있음에도 특정 시대와 문화적 맥락에서만 의미를 부여하며, 무엇은 지향해야 하고 무엇은 지향하지 말아야 한다고 정해놓았습니다. 그 결과 많은 사람들이 사회가 가치를 부여한 대상―예컨대 SKY 대학, 서울 아파트, 명품 브랜드―에 매달리게 되었습니다. 그것을 가지면 성공이라 여기고, 가지지 못하면 열등감을 느끼며 살아갑니다. 남들이 정해놓은 의미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 곧 성공이라 착각하게 된 것이 지금까지의 교육이었습니다. 공교육에 도입 필요 미국과 영국은 이미 공교육 과정에 마음 챙김 명상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마음 챙김 명상은 우리 선조들이 유·불교 사상에 기초해 실천했던 마음 교육의 전통을 계승한 현대적 형태의 교육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심리치료의 발전이 시작된…
2025-09-25 16: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