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복지법은 청소년들이 건강하고 안전하게 자랄 수 있도록 보장하고, 아동학대로부터 선제적으로 보호하는 긍정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그러나 법상 정서적 학대 행위의 개념이 명확히 정리되지 않아 교사와 학생 모두 피해를 입는 부작용이 드러난 것이 사실이다. 자의적해석으로 갈등 빚어 아동복지법 제17조는 금지행위 중 하나로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 행위’를 꼽는데 이 규정이 너무 포괄적이다. 예를 들어 법적으로 결론되는 정서학대는 대부분 무죄가 되는 것이 현실이지만, 자의적 해석이 가능한 정서학대 개념은 교사에 대한 악성 민원과 보복성 신고로 이어지고 있다. 또한 법적 판단을 받으려면 몇 년의 시간이 소요돼 교사도 청소년도 모두 상처받는 결과를 내기도 한다. 최근 이러한 문제에 대한 법적 개선이 공론화된 만큼 올 하반기에 법률이 개정된다면 정서적 학대의 제도적 흠결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렇다면 법제도 개선 외에 현장에서 교사의 정당한 훈육과 정서학대 간의 오해와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대안은 무엇이 있을까. 우선, 정서적 학대에 대한 명확한 개념을 정립하고, 보다 실증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아동학대 중에서 신체학대는
2026-09-14 09:10국회미래연구원이 최근 내놓은 교육 관련 연구들을 바라보는 교육계의 시선이 곱지 않다. 개별 정책의 찬반을 넘어 교육을 바라보는 출발점에 의문이 생기기 때문이다. 저출생과 학령인구 감소를 앞세워 학교와 교원, 교육 시간을 문제 해결의 자원처럼 다루는 접근이 반복되고 있다. 최근 논란이 된 초등 저학년 수업시간 확대가 대표적이다. 연구원은 초1~2학년 수업 시간이 OECD와 비교해 평균보다 적고 돌봄 수요와 사교육 참여가 높다는 점 등을 근거로 삼았다. 학령인구 감소로 확보되는 ‘교원 여력’으로 돌봄 공백까지 해소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순서가 뒤바뀌었다. 돌봄이 목적이라면 돌봄 체계를 강화하면 된다. 교육이 목적이라면 무엇을 왜 더 가르칠지부터 답해야 한다. 돌봄을 위해 수업을 늘리는 것은 교육을 수단으로 삼는 일이다. 학령인구 감소를 바라보는 시각도 우려스럽다. 학생이 줄었다고 교원이 곧 ‘남는 인력’이 되는가. 학교에는 새로운 교육 수요가 쌓인다. 학생 감소는 학급당 학생 수를 줄이고 개별화 교육을 강화할 기회다. 이를 감축하거나 다른 정책에 투입할 ‘여력’으로 먼저 계산해서는 안 된다. ‘학생이 줄면 교원이 남고, 남는 교원은 다른 데 쓰면 된다’
2026-09-14 09:10학교폭력으로 인한 교육 현장의 고민이 좀처럼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 교육부가 9일 발표한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피해 응답률이 6년 연속 상승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초등학교의 피해 응답률이 5.7%에 달해 어린 학생들의 교우 갈등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또 집단따돌림과 신체폭력이 다시 증가하고, ‘야차룰’이나 스파링 같은 신종 폭력이 확산하는 현상을 보인다. 비록 소폭 증가라고는 하지만, 수년째 각종 대책이 쏟아지는 현실을 생각하면 이번 발표가 더욱 무겁게 다가온다.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학교가 대립과 법적공방을 벌이는 사법 공간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것이다. 교육지원청의 심의 결과 ‘학교폭력 아님’으로 판정된 비중이 무려 22.1%에 이른다는 것은 학교 현장의 대화와 교육적 해법이 통하지 않는다는 방증이다. 학생 간 사소한 오해나 갈등마저도, 현행 제도의 한계 탓에 사법적 심의 절차로 넘어가는 현실이 매우 안타깝다. 이런 상황에서 교육부가 지난 3월 도입된 ‘관계회복 숙려제도’를 학폭 사안처리의 핵심 절차로 하고, 초등 1~2학년 대상 관계회복 프로그램 신설하겠다는 계획은 바람직하다. 하지만 제도가 실효성을 거두려면 담당 교원의 업무
2026-09-14 09:10
여름방학이 끝나고 시작된 2학기 교실의 풍경은 3월과 확연히 다르다. 새 학년의 낯섦과 긴장감은 사라지고, 교실에는 익숙함과 편안함이 자리 잡힌 상태다. 하지만 이 '익숙함'의 이면에는 종종 보이지 않는 균열이 숨어 있다. 1학기 동안 형성된 교우 관계의 파벌화, 특정 학생을 향한 미묘한 배제와 은근한 무시, 그리고 학기 초에 함께 세웠으나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흐지부지된 규칙들이 바로 그것이다. 많은 교사가 2학기가 되면 "이미 아이들 성향도 파악했고 관계도 굳어졌으니 별탈 없이 학년 말까지 가면 된다"는 기대를 품곤 한다. 그러나 1학기의 관성에 교실을 맡겨두면, 2학기 후반으로 갈수록 어긋난 관계의 피로도는 극에 달하고 생활지도의 통제력은 급격히 약화된다. 방학 직후인 2학기 초는 느슨해진 학급문화를 다시 세우고, 고착된 역동을 개선할 수 있는 마지막 '골든타임'이다. 실천 가능한 3가지 솔루션 그렇다면 2학기를 시작하며 교실의 관성을 깨고 건강한 학급문화를 만들어 가기 위해 교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첫째, 학생 주도의 '학급 규칙 리셋'이 필요하다. 요즘에는 대부분의 학급이 학생 주도로 학급 규칙을 만들고 있지만, 3월에 한 번 정한 규칙을…
2026-09-10 17:52
대여섯 살 무렵,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작은고모를 보내지 못해 엉엉 울며 떼쓰던 기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당시 어린 마음에는 고모가 떠나면 다시는 못 볼 것만 같아 하늘이 무너지는 듯했다. 며칠 동안 어린 조카에게 쏟아부어 주었던 고모의 깊은 사랑을 먼 훗날에야 깨달았다. 지켜낼 수 있었던 3가지 약속 이제 교감으로 첫 발령을 받았던 학교를 떠나왔다. 50여 년 전 터미널에서의 그날처럼 자꾸만 뒤를 돌아보게 되고, 누군가 옷자락을 붙잡는 듯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 그만큼 지난 시간 근무했던 학교를 깊이 사랑했기 때문이리라. 2023년 2월 말, 부임 인사를 하며 선생님들께 세 가지를 약속했었다. 첫째는 ‘기본이 바로 선 학교’를 만드는 것, 둘째는 아이들에게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놀이 밥’을 듬뿍 주는 것, 셋째는 교장 선생님의 교육철학을 받들어 학교를 내실 있게 조력하는 것이었다. 우선 학교에 기본이 바로 서려면 경청을 넘어 가르침과 배움의 권리가 온전히 보호돼야 한다. 교사는 아동학대 처벌에 대한 두려움 없이 당당하게 생활지도를 할 수 있어야 하고, 학생은 안전하게 배울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교육활동보호 노란불 지원팀’을 꾸려 학교폭
2026-09-07 09:10
‘교육의 완전 국가책임제’는 가능한 것인가? 이는 출생 및 영유아 돌봄 단계부터 시작해 초·중·고 공교육은 물론, 고등교육(대학)과 평생교육에 이르기까지 모든 국민의 교육 권리와 재정적·행정적 부담을 국가가 전적으로 책임지는 공교육 체계를 의미한다. 여기에는 최근 ‘유보통합’의 정책 설계에서 보는 것처럼 영유아 교육·돌봄의 완전 공적 책임이 필수다. 끊어야 할 학벌 세습과 사교육비 실제로 전면 무상교육의 대표 격인 북유럽 국가와 일부 유럽 국가인 독일, 오스트리아, 프랑스는 유보통합에서부터 국공립대학 등록금까지 무료로 운영하고 있다. 또한 슬로베니아, 슬로바키아, 체코 역시 국공립대학 정규과정까지 자국민에게 무상교육을 제공한다. 이밖에 사우디아라비아, 산마리노 등은 풍부한 재정을 바탕으로 등록금 면제는 물론 매월 생활비, 장학금까지 지급하고 있다. 남미 국가인 브라질, 아르헨티나 역시 명문 국공립대학의 등록금이 무료다. 이들은 ‘교육은 공공재이자 기본 권리’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유·초·중·고 및 국공립대학의 등록금까지를 받지 않는 것이다. 이제 우리도 국가가 교육의 완전 책임제를 실행하는 제도로 진전을 거듭해야 한다. 특히 시급한 것은 대학 등록금 지원
2026-09-07 09:10초등 저학년의 돌봄 공백은 풀어야 할 과제다. 그러나 그 해법이 학생의 정규수업시간을 일률적으로 늘리는 것이어야 하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한국교총이 ‘오후 3시 하교’에 반대하며 학생의 성장과 발달이라는 교육적 목적부터 따져야 한다고 지적한 이유다. 국회미래연구원은 우리나라 초1~2학년 수업 시간이 OECD 비교 평균보다 적고 돌봄 수요와 사교육 참여가 높다는 점 등을 확대 근거로 제시했다. 하지만 돌봄 부족 현실이 곧 정규수업을 늘려야 한다는 결론으로 이어질 수는 없다. 돌봄이 목적이라면 이미 구축한 돌봄·방과후 체계를 보완하고, 교육이 목적이라면 무엇을 왜 더 가르쳐야 하는지부터 답해야 한다. 돌봄 공백과 사교육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육시간부터 늘리는 것은 목적과 수단이 뒤바뀐 접근이다. 정부가 늘봄학교를 ‘온동네 초등돌봄·교육’으로 확대·개편하는 상황에서 비슷한 목적의 정규수업 확대를 다시 꺼내는 것도 정책 간 중복과 현장 혼선을 부를 수 있다. 더욱이 교육재정 축소를 강행하면서 교원과 재정이 더 필요한 정책을 논의하는 것도 앞뒤가 맞지 않다. 준비 없이 시간부터 늘리면 부담은 결국 학교와 교사에게 돌아간다. 무엇보다 초등 저학년에겐 충분한…
2026-09-07 09:10교육재정은 국가의 책무를 규정한 헌법적 가치다. 그러나 정부가 발표한 117조6000억 원 규모의 내년도 교육부 예산안과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방안은 이러한 가치를 훼손했다. 무엇보다 교육 예산의 주요 근거인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정안에 대한 국회 통과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이를 그대로 적용했기 때문이다. 국회를 통과하지도 않은 법을 전제로, 근거조차 불투명한 산식을 들이미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신설된 미래대응기금도 실질적인 재정 돌려막기에 불과하다. 특히 초·중등을 배제한 기금 설계로 짜인 예산안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 더욱이 이러한 중차대한 개편을 교육계와의 소통이나 사전 합의 없이 비민주적 절차로 강행한 정부와 교육부의 태도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교육계를 비롯한 360여 개 시민사회단체가 이번 정부 발표 내용에 반발하고, 원점부터 재검토할 것을 촉구하는 이유다. 정부와 교육부에 분명히 요구한다. 교육재정을 구조적으로 파탄내는 시도를 중단하고, 이를 기반으로 수립된 교육부 예산안 편성은 원점에서 다시 이뤄져야 한다. 교육부는 예산 축소가 아니라고 강변하지만, 인건비와 물가 상승률을 감안하면 학교 현장이 체감할 재정 압박은 불 보듯 뻔하다.
2026-09-07 09:10
수학 시간이면 늘 반복되는 풍경이 있다. 교사가 공식을 설명하고, 학생은 그 공식에 숫자를 대입해 답을 낸다. 답이 맞으면 이해했다고 여기고 다음으로 넘어간다. 그러나 문제가 조금만 변형되면 아이들은 이내 무너진다. 개념을 스스로 이해한 것이 아니라 절차만 외웠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학 수업에도 스스로 생각을 통과하는 구조의 질문수업이 필요하다. 수업에서 교사의 질문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학생이 스스로 "이게 뭐지?", "왜 그렇지?"라고 묻는 것이다. 생각은 그냥 시작되지 않는다. 생각을 촉발하는 무언가가 필요하고, 그것이 질문이다. 질문은 정답을 구하는 도구가 아니라 생각을 여는 도구다. 그런데 계산에 익숙해진 학생들은 계산만 하려 할 뿐, 개념과 원리에 질문하기를 어려워한다. 그래서 수학 문제 앞에서 스스로 생각할 수 있도록 패턴화된 구조를 제공할 때 사고의 근육은 자연스럽게 탄탄해진다. 수학질문수업의 ‘읽·설·그·계’가 바로 그것이다. 수학 문제를 읽고 해석하고, 개념을 설명하고, 그림으로 표현하고, 계산하는 흐름이다. 이 네 단계를 하나의 학습 구조로 엮은 ‘읽·설·그·계’를 학생이 스스로 생각하게 하는 강력한 도구로 추천한다. 1단계-
2026-09-03 16:392학기 시작부터 마음이 무겁다. 교육재정 축소, 수능 서·논술형 등 대입 개편, 초등 저학년 3시 하교 등 정부와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의 정책 추진 탓이다. 가뜩이나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 등 교권 침해로 힘든 교직 사회에서 볼멘소리가 나온다. 해도 너무한다는 비판도 거세다. 반발과 불만의 이유는 두 가지다. 사전 협의 없는 던지기식 정책 양산과 예상되는 부작용 때문이다. 기획예산처와 교육부는 밀실야합으로 반세기 넘게 안정되게 유지된 교부금 연동제 폐지 방안을 발표했다. 사전 협의나 설명도 없이 결과만 통보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내년에는 교육예산 총액을 2조5000억을 더 주니 돈이 줄지 않는다 한다. 또 바뀐 산식으로 생긴 여윳돈은 미래 기금이라는 거창한 주머니에 넣어 잘 쓰겠다고 하지만 교직원 호봉 자연 인상분, 물가 인상을 생각하면 교육 살림살이 걱정이 앞선다. 여기에 2023년 말 발표된 고교학점제, 내신 5등급제, 통합사회·통합과학으로 대표되는 2028 대입제도 개편안이 시행도 되기 전이지만 국교위는 2033년 대입 개편에 시동을 걸고 있다. 수능 전 과목 절대평가, 서·논술형 문제 도입을 염두에 두고 공론화 과정을 거쳐 10월 중장기 대입제
2026-08-31 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