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배 영역에 뛰어든 지배 진영의 이단아 경성제대서 경제학 가르치며 조선인 처지 공감 조선 공산주의자들과 마르크스 혁명이론 실천 李載裕 은닉죄로 복역… 가족도 경찰에 시달려 수탈과 강압적 지배로 상징되는 일제 강점기 이미지 속에서 식민 지배자와 함께 들어온 민간의 일본인들은 관심의 바깥에서 주목받지 못하거나 식민 지배자와 동일한 범주로 간주돼 왔다. 이들 민간 일본인에 대해 일찍이 한 일본인 연구자는 이들 수많은 일반 서민들에 의한 ‘풀뿌리 침략’이 ‘일본 식민지 지배의 강인성’을 보인다고 평한 바도 있다. 실제로 식민지 조선에서 일본인 거주자는 1900년대에 전체 인구의 1%에 지나지 않았지만 식민지배 말기에는 거의 3%에 이를 정도로 증대했다. 1910년 시점에서 재외 일본인이 가장 많이 거주한 상위 6개 도시가 조선에 있었고 1940년 재외 일본인의 인구수는 만주국 82만 명에 이어 조선에 70만 명 정도가 거주했다. 이들 일본인 대부분은 식민 지배 기구의 관료나 금융, 회사 등 이른바 공무자유업에서 조선인과는 분리된 상태에서 거주했으며, 조선인과 접촉이 비교적 많았던 직업으로는 경찰과 더불어 교사를 들 수 있었다. 식민 지배의 최전선에서 일제의
2019-10-07 11:37[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광주교총(회장 송충섭, 사진)은 한국교총 종합교육연수원과 공동으로 ‘진도의 역사와 민속 탐방’ 직무연수를 진행한다. 10월 5~6일 1박2일 간(15시간) 1학점 과정이며, 유·초·중등 교원 및 전문직 회원 우선접수로 30명을 모집했다. 참가비는 5만 원이다. 이번 연수는 대한민국 민속문화예술특구인 진도의 유적지와 민속 문화 등을 체험하는 시간으로 꾸려진다. 운림산방, 용장성 등 유서 깊은 유적지를 답사하고 강강술래, 진도씻김굿, 진도아리랑, 진도 닻배노래 등 무형문화재도 경험할 수 있다. 김덕진 광주교대 교수, 박주언 진도문화원장 등이 주요강사로 나선다. 직무연수 첫날 참가자들은 오전 8시 쯤 등록을 마친 뒤 김 교수에게 진도에 대한 강의를 들으며 용장성, 벽파진을 답사한다. 오후에는 진도향토문화회관 토요민속여행, 운림산방, 진도역사관 등을 돌아본다. 특히 광주교총은 토요민속여행을 통해 관람할 수 있는 상설공연(오른쪽 사진)은 연수 참가들에게 인상 깊은 체험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상설공연은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 4종(강강술래·남도들노래·씻김굿·다시래기)과 도지정 무형문화재 5종(진도북놀이·진도만가·남도잡가·소포
2019-09-30 17:32동화 속 풍경 ‘책마을 해리’ 고창 나들목에서 나와 20여분 쯤 달리자 바다 가까운 곳에 위치한 작은 폐교가 보였다. 책마을 해리. 옛 나성분교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탄성과 함께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톰 소여의 모험’에서나 볼 법한 ‘트리 하우스’. 커다란 플라타너스 나무 위에 자리 잡은 대나무로 만든 오두막집이 근사하다. 완만하지 않은 계단을 딛고 올라 안으로 들어가니 그곳에 아담하게 꾸며진 작은 도서관이 있었다. 책을 보든 자연을 보든 그건 내 맘대로다. 동화에서나 볼 법한 평범하지 않은 작은 아지트에서 들어오니 시원한 바람과 함께 눈앞에 펼쳐진 플라타너스의 커다란 잎과 바깥 풍경이 들어왔다. 이곳이야 말로 무엇이든 상상할 수 있는 자연의 놀이터라는 것이 와 닿았다. ‘책마을 해리’는 책을 들고 갈 곳이 많다. 폐교의 허름한 공간을 버들눈작은도서관, 책감옥, 바람언덕, 마을사진관, 종이숲 등 주제가 살아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했기 때문이다. 책과 함께 놀 수 있는 곳이 많고 책을 매개로 만날 수 있는 사람도 많다. 게다가 이곳은 자연이 살아있다. 옛 모습 그대로에 또 다른 자연 소재를 더해 아이들뿐만 아니라 누구에게나 친근하고 편안한 자연…
2019-09-30 09:46아이들 외면받는 천편일률 시설 서울 ‘꿈을 담은…’ 눈여겨 볼만 체력 기르며 모험 즐기게 해야 학교놀이터 공사 교사 참여 필수 세종시 사례는 눈높이 맞춘 것 어릴 적, 학교 운동장에 가면 공을 차고 싶은 마음은 있어도 이미 운동장을 독차지 하고 있는 형들 때문에 공을 차기가 쉽지 않았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동네 경사진 빈 공터에서 두 팀으로 나누어 공을 차곤 했죠. 여름에는 냇가에서 물놀이를, 겨울에는 논에서 썰매타기를 하고 봄‧가을에는 다양한 바닥놀이를 하면서 삶 속에 노는 것이 전부였던 그 때가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하지만 요즘 어린이들은 어떨까요. 대부분의 시간을 학력을 높이기 위한 울타리 안에서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습니다. OECD 국가 중 가장 불행한 대한민국 어린이들의 모습을 바라보면 교육자의 한 사람으로서 가슴이 아프고 눈물이 나오기까지 합니다. 게다가 학교폭력은 날로 증가하고 있고 그 방법도 더욱 교묘해 지고 있습니다. 사회적 범죄도 늘어나면서 서로를 인정하고 격려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점점 희미해지니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갈수록 삭막한 세상이 되는 것 같아 우울해 지곤 합니다. 이제는 변
2019-09-06 17:41교우 갈등과 범죄 구분하고 학교 권한 넘는 조사 안 돼 부모교육-상담교사 늘려야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초등 3학년 이하의 학생폭력은 학교폭력에서 제외하고 학교 밖에서 벌어진 폭력 또한 학교폭력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교우 간 갈등과 심각한 폭력을 구분해 학폭의 개념을 명확히 하고 학교가 권한을 넘어서는 사안조사를 하지 않도록 관련법을 재개정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지난달 ‘교권 3법’ 중 마지막 과제인 ‘학교폭력예방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가운데 신경민 의원실과 한국초등교장협의회가 지난달 30일 ‘학폭법 시행 15년, 어떻게 개정해야 할 것인가’를 주제로 국회 포럼을 열고 학폭법의 안정적인 현장 안착과 발전방안을 논의했다. 한상윤 한국초등교장협의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학폭법 개정으로 학교장 종결제, 자치위원회의 교육지원청 이관 등의 결실을 맺은 것은 매우 전향적인 것”이라면서도 “시행령 개정과 교육청에 사안을 넘기기 위한 학교 조사와 전담기구 심사 등 여전히 남은 문제가 있는 만큼 이번 기회에 개념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주제발표에 나선 전수민 법무법인 현재 변호사는 “초등 저학년은 이름보다는 별명을 부르고 말보
2019-09-03 11:02생태·모험·휴식이 조화 이루고 호기심과 상상력 자극할 수 있어야 “아이들 눈높이 맞추는 게 우선” 놀이터 안전사고 5년간 2149건 놀 권리·사고 예방 모두 이해하는 교사들 의견 반영해 설계해야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어느 학교를 가나 천편일률적인 놀이터들. 같은 색과 형태, 자재로 만들어진 시소와 그네, 철봉들은 지루하고 무료하다. 놀고 싶던 마음마저 사그라지는 오늘날 학교 놀이터의 안타까운 풍경이다.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학교에서 보내는 학생들…. 그러나 마음껏 뛰어 놀 공간은 턱없이 부족하다. 방과 후에는 학원에 가느라 아파트 단지나 마을의 놀이터는 이용이 어렵다. 학교 놀이터의 활성화가 절실한 이유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외치는 요즘, 학생들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는 창의적인 학교놀이터의 조건은 무엇일까. 한국교육신문과 한국초등체육교육연구회가 공동기획 ‘학교놀이터를 살리자’를 연재한다. 첫 순서로 연구회가 전국의 우수 놀이터를 찾아 떠난 현장 연수를 동행 취재했다. 12일 세종시 원수산 달메뜰 근린공원. 산책로를 따라 10여 분 올라가자 숲 속에 자리 잡은 거대한 놀이터가 나타났다. 철제 지지대를 활용해 설치한 그물터널과 미끄
2019-08-23 14:09[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서울시교육청 소속 교육연구정보원(원장 송재범)은 21일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과 제2세미나실에서 ‘고교학점제의 길을 찾다: 고교학점제의 실천 과제’를 주제로 공동 포럼을 개최했다. 우원식‧신경민‧서영교‧박찬대‧박경미‧임재훈 의원, 서울시교육청교육연구정보원, (사)교육디자인네트워크 등이 공동 주최한 이번 포럼은 고교학점제에 대한 주제발표와 토론 순으로 진행됐다. 김용 청주교대 교수가 좌장을 맡았고 성열관 경희대 교수가 ‘고교학점제의 성공적인 시행을 위한 제언’을 주제로 주제발표 했다. 김경범 서울대 교수 또한 ‘고교학점제를 위한 정책 제안’을 주제로 발제했다. 토론에는 최승복 목포대 사무국장, 송현섭 서울 면목고 교장, 김영선 서울시교육청 장학관, 한응경 불암고 교사, 장동만 상일여고 교사가 참여했다. 송재범 교육연구정보원장은 “이번 포럼을 통해 고교학점제에 대한 학교 현장의 어려움을 함께 논의하고 학생의 배움과 행복이 바탕이 되는 교육의 방향을 모색하기 바란다”며 “고교 교육의 올바른 방안을 함께 고민하고 교육의 본질에 한걸음 더 가까이 가는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2019-08-21 13:41호주 의료선교사로 경남지역 학교에서 교육봉사 펼쳐 한국 최초의 신경정신과 전문의…‘사회정신의학’ 개척 신사참배 거부하자 학교 폐쇄‧투옥‧억류 등 수모 겪어 찰스 맥라렌(1882~1957)은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의 전신인 세브란스 의전 교수로서 의학계에서는 잘 알려진 인물이다. 그는 한국 최초의 신경정신과 전문의로서 관련 분야 후진 양성에 기여했을 뿐 아니라 정신질환자에 대한 사회적 낙인 철폐와 사회복귀를 위해 노력했다. 이는 일제시기 대부분의 근대 병원들이 정신질환자들의 사회복귀가 불가능하다는 전제하에 소극적인 약물치료에 의존하던 것과 대비되는 방식으로 증상의 치료보다도 환자가 처한 환경에 대한 근본적 분석을 통해 대안을 추구하는 ‘사회정신의학’이라는 영역을 개척한 것이기도 했다. 맥라렌은 한국 의료계에 선구적 족적을 남긴 의사로 기억되지만 그는 의사이기 이전에 호주 장로회 소속 선교사였다. 1911년 부인과 함께 호주 장로회 선교사로 입국해 진주의 배돈병원(Paton Memorial Hospital)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젊은 의료선교사였으나 1915년 선임자의 사임으로 병원 감독자가 됐고 1923년에는 서울로 파견돼 세브란스 의전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2019-08-13 10:05월간 교육잡지 제작해 무료배포 공유와 소통의 중요성 깨달아 구독 교사들 응원글에 힘 얻어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대학 동기, 옆 반 선생님, 술 친구…. “우리 평범한 사람들끼리 한 번 뭉쳐볼까?” 시작은 가벼웠지만 시너지는 컸다. 이제 이들은 서로에게 형‧동생 관계를 넘어 교직을 살아가는 데 없어선 안 될 동반자이자 가족 같은 존재가 됐다. 2017년부터 경북지역 인성교육연구회 ‘연리지’를 운영하고 있는 양만주(도개초), 조영진‧조재서(선주초), 조은호‧윤주현(형곡초), 권기환(원남초) 선생님들의 이야기다. 이들은 현재 매월 교원들이 학교 현장에서 쉽게 적용해 볼 수 있는 인성교육 콘텐츠를 개발해 ‘월간 연리지’를 발행하고 있다. 매달 돌아가면서 주제를 정해오면 함께 아이디어를 덧대고 완성도를 높여 관내 교사들에게 배포하는 것. 업무포털 내부메일을 이용해 발송하기 때문에 비용은 무료다. “나이대가 비슷한 여섯 명의 남자 교사들이 모이다 보니 통하는 것이 많고 모임 자체가 부담스럽지 않았어요. 일의 연장이라기보다는 자주 모여 술도 마시고 분기별로 워크숍도 가는 등 놀면서 고민을 나누고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소통의 자리로 생각하기 시작하니까 연구하고
2019-08-08 13:59‘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헌법 초안 작성에 기여 교육자‧법학자‧정치가로서 근현대사 여러 영역에 족적 학력 엘리트의 빛과 그늘…‘평가’보다 ‘이해’의 대상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이 참되어서 힘차고 심지어 아름답기까지 한 말을 1948년 우리 헌법의 첫머리에 새겨 넣은 이는 누구일까. 물론 헌법 제정은 우리 국민 총의의 산물이지만 입헌 정신을 우리말로 뚜렷하고 간결하게 다듬어 법의 형태로 만들어낸 이로 우리는 유진오라는 인물을 기억한다. 그 이름은 헌법 제정의 국면에서만이 아니라 근현대사의 여러 영역, 여러 장면에서 보다 다채로운 이미지로 등장한다. 예컨대 그는 일제시대 조선 내에 유일한 대학이었던 경성제국대학이 창설될 때 그 예과에 최초로(1924년) 수석 합격했고 법문학부를 수석 졸업한 명민한 수재로 근대 최초의 학력엘리트라 부를만한 존재였다. 그것은 일제시대 조선인들에게는 긍지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는 주목받는 작가이기도 했다. 식민지배 하에서 지식인의 번민을 문학적으로 형상화한 ‘김강사와 T교수’(1935년) 뿐만 아니라 ‘창랑정기’(1938년) 등 빼어난 단편소설
2019-08-05 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