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 ‘우리의 교육은 지속 가능한가?’라는 질문을 받고 한동안 고민했던 적이 있다. 자녀의 경쟁력을 기르기 위해 엄청난 에너지를 소비하는 학부모, 학업 스트레스와 권위적 교육환경에 허덕이는 학생들, 참된 가르침의 의미를 잃고 휘청이는 교사들…. 이러한 교육으로 학생들이 행복한 삶을 영위하도록 도울 수 있을지, 교육공동체 모두가 의미를 찾으며 교육활동에 참여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 세계와 자유롭게 어우러지는 역량이 필요하고, 거대한 글로벌 이슈들을 직면하게 된 이 시점에서 우리 학생들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할 것인가? 이에 대한 해답으로 세계시민교육을 제시하고자 한다. 티셔츠 한 벌에 담긴 세계시민교육 우리가 무심히 사 입는 티셔츠의 면화는 우즈베키스탄의 목화밭에서 어린이들의 노동착취를 통해 싼값(약 14센트)으로 채취되며, 면화 농사에 들어가는 살충제(전 세계 살충제 사용량의 10% 이상 차지)는 생산지의 환경을 파괴하고 있다. 티셔츠 한 벌을 만드는 공정 및 운송·판매과정에 탄소 4,600그램이 발생하고, 가상수 4,000리터를 사용하는 등 엄청난 물과 에너지가 소모되고 있다. 이는 또다시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상이변, 환경오염, 물 부족 등으로 우
2016-10-01 09:00교육부가 디지털교과서를 전면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디지털교과서를 통해 이러닝(e-learning) 관련 산업들을 활성화시킬 수 있고, 이것이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여기는 것 같다. ‘정말 그럴까’하는 생각이 든다. 디지털교과서는 공공재이다. 머지않아 정부는 몇몇 관련 업체에 지침과 예산을 주고, 디지털교과서를 만들어 달라고 할 것이다. 그리고 학생들은 정부로부터 제공받은 디지털교과서를 사용할 것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얼마나 큰 경제 발전 효과가 나타날지 솔직히 의문이 앞선다. 어떤 사람들은 “교육콘텐츠 오픈 마켓을 만들자! 그럼 잘 될 거야.”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교육콘텐츠만 취급하는 웹 사이트를 만들면 좋겠다고 상상하는 것인데 어디까지나 희망 사항에 그칠 것 같다. 만약 정말 될 일이었다면 스마트기기 보급률이 높고, 사교육 산업이 잘 발달한 우리나라에 이미 등장했을 것이다. 지난 2012년에 국내 대기업에서 ‘○○허브’라는 교육콘텐츠 사업을 한 적이 있다. 그러나 그때뿐이었다. 요즘 ‘○○허브’라는 문구로 인터넷에서 검색을 해보면 2012년, 2013년 글만 보게 된다. 정부도 지난 2011년에 교육콘텐츠 오픈 마켓을 만들어 보겠다고 공언한
2016-09-01 09:00디지털교과서. 이 명칭을 들은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디지털교과서를 본 적 없는 사람들은 교과서를 디지털화 시킨 전자책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또한 수년 전에 연구학교 발표회 등을 통해 디지털교과서를 접해본 사람들은 기존 교과서에 각종 멀티미디어 자료나 평가 문항들이 삽입된 e-교과서를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2013년부터 2015년에 걸쳐 개발된 현재의 디지털교과서는 기존의 전자화된 교과서나 e-교과서와는 다른 개념과 형태를 가진다. 이펍(e-Pub)이라는 웹(web) 표준에 따라 개발된 디지털교과서는 기존 교과 내용(서책형 교과서)에 용어사전·멀티미디어 자료·평가 문항·보충 심화학습내용 등 풍부한 학습 자료와 학습지원 및 관리기능이 부가되고, 교육용 콘텐츠 등 외부 자료와의 연계가 가능한 교재이다. 즉, 기존 교과서에 다양하고 풍부한 내용을 더한 것은 물론 교수와 학습활동을 지원하고 개선하기 위한 여러 가지 기능과 장치가 포함되어 있다. 기존 e-교과서와 다른 개념 현재의 디지털교과서는 비용효과에 초점을 맞춘 기존의 전자책과는 달리, 인터넷 기술을 교육적으로 활용함으로써 21세기에 적합한 교수·학습 패러다임 전환과 21세기 학습자들에게 적합한 학습환경
2016-09-01 09:00지난 7월 정부는 ‘서비스경제 발전전략’을 통해 2018년부터 디지털교과서가 학교 현장에 전면 적용된다는 계획을 알렸다. 디지털교과서에 대한 기초연구가 1997년부터 시작되어 온 것을 고려하면, 20여 년 만에 교과서로서 학교 현장에 전면 보급되는 셈이다. 사람으로 따지면 이미 성년이 되었을 만큼의 긴 시간이다. 디지털교과서가 전면 도입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관련 기사들이 쏟아졌다. 늘 그렇듯 디지털교과서에 대한 기대와 걱정이 교차하는 모양새다. 최근 ‘포켓몬고’ 게임의 열풍이 불면서 학교 현장에서도 스마트교육의 확대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여전히 인터넷 중독이나 시력 저하, 인성의 황폐화 등을 우려하는 견해도 상존한다. 이러저러한 기대와 우려를 접하다 보면, 과연 사람들은 디지털교과서를 무엇이라고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해진다. 각자 저마다의 방식으로 디지털교과서를 상상하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필자는 2012년부터 디지털교과서를 연구하면서 디지털교과서에 대한 인식이나 이해, 개발 절차 및 과정, 디지털교과서 활용 수업 및 현황, 수업 모형 개발, 디지털교과서에 대한 분석 등 다양한 주제를 중심으로 디지털교과서와 이를 둘러싼 세상을 살펴보게 되었다. 연구를
2016-09-01 09:00세계적인 IT 기업에 다니는 부모들은 어떤 교육을 중요하게 여길까? 미국의 최첨단 정보기술(IT) 산업의 메카로 불리는 실리콘밸리. 이곳에 있는 구글, 애플 등 대표적인 IT기업의 직원들은 과연 자녀들에게도 디지털 기기를 활용한 스마트 교육을 강조할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전혀 그렇지 않다. IT 전문가들이니 마땅히 컴퓨터와 스마트기기를 활용한 교육에 몰두할 것이라는 일반적인 예상과 달리, 이들은 디지털 기기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학교로 아이들을 보낸다. 그들이 다니는 학교에는 컴퓨터가 한 대도 없다. 우리나라 교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빔프로젝터 등의 멀티미디어 기기도 없다. 물론 학생들이 스마트폰을 소지할 수도 없다. 대신 분필, 종이, 연필 등 아날로그 교육 기자재를 사용하고, 컴퓨터 검색 대신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을 찾도록 유도한다. 또한 독서 및 활발한 의사소통을 통해 창의적인 사고와 좋은 인성을 배우고자 애쓴다. 컴퓨터와 같은 디지털 기기가 창의적 사고와 주의력 형상, 학생들 간의 인간적 교감 등 교육의 중요한 목표들을 방해한다는 이유에서다. 이 학교에 자녀를 보내는 구글사의 한 직원은 “아이패드를 이용한 교육이 읽기와 산수를 더 잘 가르칠 것으로…
2016-09-01 09:00박근혜 정부는 이전 정부보다 강력한 정부 주도의 대학 구조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물론 이전 정부들에서도 대학의 구조개혁을 유도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들이 추진되어 왔다. 노무현 정부까지는 주로 지원 정책을 중심으로 대학들의 자발적 구조개혁을 유인했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지원과 더불어 정부 재정지원 제한 대학을 가려내는 평가 정책을 통하여 보다 강력한 구조개혁을 유도해 내려고 했다. 현 정부도 이전 정부들과 마찬가지로 대학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재정지원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그와 동시에 대학 구조개혁 평가를 통하여 대학들이 대학교육 적령인구 감소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비할 수 있도록 대학별로 차등적인 정원감축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법률에 근거한 구조개혁 평가를 실시하려고 하고 있다. 이는 법률적 근거 없이 대학에게 정부 정책의 ‘순응’을 강제하던 이전 정부의 구조개혁과는 다른 점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19대 국회에서 발의된 대학평가 및 구조개혁에 관한 법률안들이 19대 국회가 임기를 종료하면서 폐기되었다. 이번 20대 국회에서 다시 김선동 새누리당 의원이 ‘대학 구조개혁 촉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 발의하면서 동력을 이어가고 있다. 학령인구…
2016-08-01 09:002023년이 되면 ‘고교졸업생보다 대학 입학정원이 더 많은’ 기형적 구조가 된다. 고교졸업생은 40만 명에 불과한데, 대학 정원은 56만 명이기 때문이다. 만약 현재의 대학진학률 70%가 계속 유지된다고 해도 대학에 진학하는 고교졸업생은 28만 명뿐이다. 결국 대학은 정원의 반만 채우게 되는 셈이다. 사실 대학진학률 70%도 지나치게 높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50%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대학교육으로 기대임금이 너무 높아진 대졸자들이 중소기업체에 취직을 꺼리는 현상이 심화되기때문이다. 이로 인해 대기업에는 지원자가 몰리는 반면 중소기업에서는 구인난을 겪고 있다. 청년실업률이 12.5%에 달하는 우리나라에서 60만 명이 넘는 외국인 노동자가 일하고 있는 현상의 배경에는 과도한 대학진학률이 자리잡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런 점에서 선진국들의 대학진학률이 40~50%인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진학률을 낮추는 방법은 대학교육에 대한 수요와 공급에서 찾아볼 수 있다. 수요측면의 해법은 학생들의 지원(志願)을 줄이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고등학교만 나와도 임금 수준이 대졸자에 비해 크게 불리하지 않아야 한다. 지금도 대졸자
2016-08-01 09:00지난 6월 23일에 제주 메종글래드 호텔에서 열린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하계 대학 총장 세미나에서 이준식 교육부 장관은 “국립대 발전방안이 거의 마련된 상태여서 거점 국립대와 주변의 소규모 대학들을 연계하는 방식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연계 방식으로 기능 조정형, 기능 특화형, 기능 통합형 등 3가지 유형을 제시한 뒤 이들 중 대학이 자율적으로 선택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교육대학 재정난 심각… 학생 복지 후퇴 구체적 추진 계획을 보면 기능 조정형은 대학, 학부, 학과, 연구소 간 교류가 중심이 되는 형식으로써 연간 500억 원이 지원된다. 기능 특화형은 복수의 캠퍼스가 있는 국립대에 캠퍼스 단위 특성화를 지원하는 형식으로써 연간 150억 원이 지원되고, 기능 통합형은 대학 간 통합이나 정원 감축 형태로, 지역 대학과 거점 대학이 통합하는 형식으로써 연간 350억 원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소규모 대학에 해당하는 교육대학교 입장에서 이러한 연계정책은 결코 달갑지 않다. 필자가 속해 있는 전주교육대학교는 등록금이 327만 원으로 국립대학교 평균 383만 원보다 적음에도 불구하고 5년 넘게 동결되고 있다. 더욱이 저출산으로 인해 수년 동안
2016-08-01 09:00교육부의 대학 평가 믿을만 한가? 교육부는 ‘학령인구 감소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고, 재학생 급감에 따른 대학 재정난 가중을 해소하기 위해 부실대학을 퇴출하려는 목적’으로 대학 구조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대해 대학은 물론 국민 모두 공정한 평가와 개혁을 통해 고등교육이 새로운 활로를 찾아 나가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교육부를 믿어야 하는가’ 하는 의구심을 들게 하기에 충분하다. 구조개혁 평가에 불만이 제기되는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예를 들면 지난해 강원도에서 평가대상이 된 4년제 대학은 모두 8개이다. A등급에 사립 1개교, B등급에 사립 2개교, C등급에 국립 1개교와 사립 1개교, D등급에 국립 1개교와 사립 1개교, E등급에 사립 1개교가 각각 포함되었다. D등급 국립대는 소위 지역거점 국립대이다. 수요자인 학생과 학부모들은 이러한 평가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이 대학은 D등급임에도 불구하고, 교육여건이 다른 대학들에 비해 훨씬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학생과 학부모들 역시 지역 내 최고의 대학으로 손꼽는데 주저하지 않을 정도다. 이러한 잘못된 평가는 강원지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대구·경북이나 충북 등 많은 지역에서 주민들의 평
2016-08-01 09:00전체 아동·청소년 인구의 14~22%는 하나 이상의 정서·행동문제를 갖고 있다. 10명 중 1~2명꼴인 셈이다. 그만큼 학생들의 정서·행동문제는 매우 흔한 현상이다. 이 중 학교폭력, 청소년자살, 품행장애 등 사회적 관심이 촉발되는 심한 형태의 아동·청소년기 정신장애는 전체 아동의 약 8~10% 정도를 차지한다. 이처럼 우리 사회에서 학생들의 정서·행동문제가 증가하는 이유는 뭘까? 예로부터 경제적 빈곤, 가정 해체, 부모의 양육방식, 부모의 술·약물 남용 등은 아동·청소년기의 정서·행동문제를 발생시키는 요인이었다. 최근에는 심각해진 학교폭력, 성폭력, 아동학대, 학업 스트레스, 게임중독 등이 더해지면서 아동·청소년의 정서·행동문제는 더욱 악화되고 있다. 즉, 아동·청소년의 정서·행동문제는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가족·사회적 요인을 포괄하는 복합적이고, 다중적인 문제이다. 따라서 이에 대한 해결책 또한 부모 혹은 교사들이 감당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결국 우리 사회 전체가 힘을 합쳐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 문제인 것이다. 어른으로 성장할 때까지 반복적 어려움에 노출 정서·행동문제는 조기 발견과 치료가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정서·행동문제를 겪고 있는 아
2016-07-01 09:00